이세돌이 NHN의 바둑 인공지능(AI) ‘한돌’과의 맞바둑에서는 패배했다.

이세돌 9단은 19일 서울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제2국에서 122수 만에 불계패했다.

이날 대국은 이세돌 9단의 요청에 따라 돌가리기를 한 결과 ‘한돌’이 맞히지 못해 이세돌이 흑돌을 잡게 됐다.

이후 이세돌은 1차 접전이라 할 수 있는 좌상귀에서 흑 넉점을 버리면서 승률 10% 이하로 하락했다. 좌상귀 흑을 버려서는 안 됐던 것으로, 바꿔치기를 한 게 판단 실수로 분석됐다. 38수만이 두어진 시점으로 단기간에 승부의 흐름이 결정됐다는 것.

그 후 우하로 옮겨진 2차 접전에서 이세돌 9단의 승률은 5% 아래로 떨어졌다. 사람 간의 대결에서는 간혹 역전이 일어나는 차이라고 해도 AI와 사람의 대결에서는 결판이 난 것과 다름없는 차이라는 평이다.

불과 50여수, 2시간가량 진행된 바둑판에는 빈 자리가 많았지만 역전은 도저히 불가능한 형세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세돌 9단이 필사적으로 비틀고 변화를 구하면서 반전을 꾀했지만 역부족으로 결국 뒤집지 못하고 패배했다.

이영구 9단 해설은 대국 총평으로 “흑33으로 하변에 붙인 수가 이상한 수로 여기서 사실상 승부가 결정됐다”면서 “좌상귀 흑이 잡혔는데 이세돌 9단의 착각이 있었던 것 같고, 흑47도 잘 안두는 수로 볼 수 있으며 백74로 우상귀 흑이 잡혀서 승부가 완전히 끝났다”고 설명했다.

이세돌 9단은 앞서 1국에서 2점 접바둑 형태로 92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마지막 3국은 이 9단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에 위치한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21일 낮 12시에 펼쳐질 예정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