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원 모바일게임 활용 IP 10개 중 7개는 일본산... 한국은 5% 미만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중국에서 일본 콘텐츠의 판권(IP)을 활용한 게임이 10개중 7개를 차지한 반면 한국 IP 게임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여 간 한국 업체들이 판호 발급 지연 등으로 인해 수출길이 막히고 불공정한 경쟁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IP 역시 저변을 넓혀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7일 한국무역협회(KITA) 청두지부가 발표한 ‘중국 2차원 모바일 게임시장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2차원 모바일게임에 사용된 판권IP의 10개 중 7개가 일본산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한국은 5% 수준으로 IP 영향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원 모바일게임이란 만화나 애니메이션 처럼 캐릭터들이 주로 나오는 게임을 이르는 용어로, 국내에선 미소녀게임이나 서브컬처게임이 이에 속한다.

지난해 중국 모바일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5.4% 증가한 1340억 위안(한화 약 22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이 중 애니메이션, 만화, 소설 등 2차원 문화콘텐츠의 기존 IP를 활용하거나 비슷하게 모방해 재생산한 모바일게임은 19.5% 증가한 191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에서도 이 같은 비주류로 여겨져 온 소재의 모바일게임들이 매출 순위 상위권에 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따라 유저 수요나 시장 규모의 성장세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은 편이다.

중국의 2차원 모바일게임 유저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존 IP는 ‘애니메이션’(59%)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전통적으로 만화 및 애니메이션 강국의 IP를 사용한 게임들이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지난해 중국 내 유통된 2차원 게임의 IP는 일본이 71%, 중국이 2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그 외 5%에 포함돼 매우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페이트 그랜드 오더' '세인트 세이야' '랑그릿사' 등 일본 IP를 사용한 게임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가운데 '세인트 세이야'와 '랑그릿사'의 경우 중국 개발업체가 일본 IP를 활용해 게임을 개발한 것이다. 또 '랑그릿사'는 한국에서도 매출 순위 상위권에 안착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업체들은 판호 발급 중단 상황이 계속되며 중국 진출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작품 자체를 수출하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IP 역시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격차를 좁히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4월께 외산 게임에 대한 서비스를 허가하는 외자판호를 1년여 만에 재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한국 게임은 배제되고 서구권 및 일본 게임만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앞서 '랑그릿사' 사례와 같이 일본의 IP와 중국의 개발력이 결합된 사례가 점차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당장의 이렇다 할 변화나 개선의 조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역협회가 발표한 ‘중국 2차원 모바일 게임시장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 일부.

김희영 무역협회 청두지부 차장은 “판호 발급 중단으로 중국 진출이 어려운 만큼 문화콘텐츠 IP를 구축한 뒤 현지 업체와 협력해 게임을 개발하고 판호를 획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또 “게임 속 인물의 성격, 서사, 세계관 등에 익숙한 IP를 활용할수록 접근성이 높다”면서 “최근 중국 내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웹툰이나 게임 플레이 및 리뷰 영상 등 쇼트클립 마케팅을 활용하면 한국 문화콘텐츠의 인지도 확산에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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