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그릿사' 등 상위권 점령, 중소업체 설 자리 좁아져…"기울어진 운동장 언제까지"

사진 = 상단부터 구글 플레이 매출 2위를 하고 있는 '랑그릿사', 중국 진출 길이 막힌 '배틀그라운드'

중국산 모바일게임 ‘랑그릿사’가 구글 플레이 매출 2위까지 순위를 높였다. 국산 게임의 중국 진출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중국 게임만이 국내 시장에서 활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X.D.글로벌의 ‘랑그릿사’는 지난 11일부터 구글 플레이 매출순위 2위를 지속하고 있다. 이 작품보다 매출순위가 높은 국산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단 한 작품뿐이다. 구글 매출 2위는 최근 출시된 국산 작품 중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트라하’ 등 극소수의 작품만이 달성한 상위권 흥행지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국산 게임은 중국 진출이 막혀있지만 중국 게임의 경우 국내 게임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국산 작품의 경우 지난 2017년 3월 사드 보복조치로 인한 한한령((限韓令) 이후 2년 넘게 중국 진출이 막힌 상태다. 일부 국산 작품들이 판호를 신청해 놓고 이를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구체적인 발급시기 역시 아직 정해진 바 없다.

더욱이 중국 정부는 올해 4월부터 국산 게임을 제외한 해외게임에는 판호 발급을 재개한 상황이다. 올해 들어 여러 차례 외자판호 발급이 있었지만 국산 게임은 한 작품도 포함되지 못했던 것. 그 사이 일본, 미국 등의 해외 작품은 지속적으로 판호(외자판호)가 발급돼 왔다.

이처럼 한국산 게임의 중국 진출이 막힌 상황에서 중국산 게임은 국내 시장에서 아무런 제재없이 활개치고 있는 상황이다. 다수의 중국산 게임들이 국내 모바일 게임 자율규제 등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며 선정적 혹은 다른 작품의 영상 등을 광고에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점도 큰 문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제재 역시 마땅한 수단이 없거나 솜방망 처벌에 그치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물량공세와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다수의 광고 채널 역시 중국산 게임들이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지하철 스크린 도어 등의 경우 대부분 중국산 게임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현재 중국 게임 중 다수의 작품이 국내 지사설립 등 없이 해외에서 직접 서비스로 이뤄지고 있다. 구글 매출 2위의 ‘랑그릿사’를 서비스하고 있는 X.D.글로벌부터가 국내 지사 없이 직접 서비스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한국에서 돈만 벌어갈 뿐 게임인력 고용 등 국내 게임산업에 기여하는 것이 전무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내수시장에서 중소업체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결국 다수의 중소업체들이 직접 개발을 포기하고 중국 게임을 퍼블리싱 하는 하청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일각에서는 불공평한 중국 작품의 국내 시장 활보도 문제가 있지만 국산 게임의 경쟁력 약화 역시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다수의 국산 작품들이 천편일률적인 모습과 강도 높은 수익모델(BM)만을 유지해 유저들의 큰 불만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 만이 다소 차이를 보일 뿐 기존 흥행작과 유사한 작품들만이 쏟아져 나와 유저의 관심과 피로도가 높아졌다는 것. 이와 함께 그간 다수의 게임업체가 보였던 지나친 페이 투 윈(P2W)으로 인해 대다수의 무과금 혹은 소과금 유저들의 박탈감이 심화됐다는 설명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다수의 작품 카페나 커뮤니티 등에선 국산 작품들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국산 게임도 중국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일방적으로 중국 게임의 공세만 이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납득할 수 없다며 목소리는 높이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불공정한 시장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선 우리 정부가 중국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판호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산 게임의 경우 2년 넘게 중국 시장 진출이 막힌 상황에서 중국 게임은 한국 시장을 휩쓸고 있다”면서 “당초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가 이뤄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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