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MMORPG를 대표하는 ‘리니지’의 2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리니지 리마스터'는 그래픽 개선과 자동진행 시스템 도입 등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진 업데이트이다. 엔씨소프트는 이같은 업데이트뿐만 아니라 30일 무료 이용권을 지급했으며 데스나이트, 판도라, 발라카스 등 새 서버를 오픈하며 유저 몰이에 나섰다.

‘리니지’는 98년 등장한 온라인게임으로 출시 직후부터 열풍을 일으켰다. 서비스 15개월 만에 국내 최초로 온라인게임 100만 회원 시대를 열었으며, 2016년에는 단일 게임 최초로 누적 매출 3조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 게임 산업에 유례없는 족적을 남긴 작품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리니지’ 20주년 기념 컨퍼런스 ‘온리 원’을 갖고 리마스터 버전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며 이목을 끌었다. 이후 약 한 달 만에 테스트 서버를 통해 리마스터의 실체를 선보였다.

또 지난달 두 번째 테스트를 진행할 만큼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20여년이 넘는 장기간 ‘리니지’를 즐겨온 유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자유게시판과 일대일 문의사항 외에도 다양한 커뮤니티 등을 모니터링하며 수천 건의 피드백을 취합했다.

# 4배 증가한 해상도

‘리니지 리마스터’의 주요 변화로는 풀HD로 그래픽을 업그레이드한 ‘그래픽 리마스터’를 비롯해 전투, 아이템 구매 등 35개 기능을 지원하는 ‘플레이 서포트 시스템(PSS)’ 도입 등이 있다. 또 모바일로 플레이 상태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 ‘예티(Yeti)’와 서버 대 서버가 격돌하는 ‘월드 공성전’까지 공개돼 이목을 끌고 있다. 외형적인 그래픽 측면의 환골탈태뿐만 아니라 플레이 패턴 전반을 뒤바꾸는 새 시스템이 도입됐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의 전투를 보다 정교하고 역동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1920X1080 와이드 해상도(풀HD)로 업그레이드했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4배 증가된 해상도와 2배 향상된 프레임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업그레이드된 해상도에 맞춰 직관성과 가독성을 향상시킨 현대적인 인터페이스(UI)를 선보이는 한편, 기존 인터페이스를 원하는 이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클래식 인터페이스’를 설정 메뉴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해상도 확대를 비롯한 그래픽 리마스터는 단순히 시각적 측면의 변화뿐만 아니라 유저 경험에서의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 일각에선 이 같은 변화가 기존의 감성을 해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20년 전의 그래픽은 표현의 한계를 가져올 수밖에 없어 이 같은 개선 방향을 고민해왔다는 게 엔씨소프트 측의 설명이다. 기술적 제약으로 보여주지 못한 것들이 있었고 개발 과정에서 손실되는 요소도 많았다.

따라서 기존 감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그래픽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변화를 시도한 게 이번 리마스터 업데이트다. 보다 긴박한 전투 연출을 통해 작품의 핵심 요소를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되기도 했다.

# 언제 어디서나 즐긴다

엔씨소프트는 캐릭터를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설정한 옵션에 따라 자동으로 플레이 할 수 있는 ‘PSS’를 도입했다. 이를 활용해 유저가 직접 조작하는 것과 같은 다양한 패턴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

사냥터 이동, 버프 스킬 및 아이템 사용, 자동 귀환, 창고 정리 등 35개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한번 설정된 정보는 저장과 불러오기 기능으로 언제든 다시 사용할 수 있으며, 다른 유저와의 공유도 가능하다.

모바일 환경에서의 자동 전투 시스템 탑재는 당연시 되고 있다. 반면 온라인게임에서는 반감을 갖는 유저들이 많은 편이다.

불법 프로그램을 통한 자동사냥 문제가 게임 밸런스 및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사례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씨소프트는 리마스터 업데이트의 핵심 중 하나로 이 같은 자동 전투 시스템을 도입하는 강수를 뒀다.

이 작품은 20여년 장기간 서비스가 이어짐에 따라 누적된 콘텐츠 역시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하다. 따라서 새로 진입한 유저나 공백기를 갖다 복귀한 경우 최신의 내용을 따라 잡기가 벅찰 수밖에 없다.

‘PSS’는 이 같은 격차를 쫓아갈 수 있도록 유저의 수고를 덜어내는 역할이기도 하다. 성장 과정에 필요한 반복 작업을 도와주며 피로감을 최소화한다는 것.

이와 맞물려 이번 ‘리니지 리마스터’에서는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 ‘예티’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컴퓨터를 떠나면 게임을 즐기기 어려운 PC온라인게임의 공간적 한계도 극복했다.

유저는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원격으로 플레이를 즐길 수 있으며, 앱에 로그인하지 않아도 캐릭터에 대한 다양한 푸시 알림으로 플레이 상황 확인이 가능하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리니지 리마스터’뿐만 아니라 ‘리니지2’의 테스트 서버에서도 ‘예티’를 적용하는 등 스트리밍 서비스 확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리니지’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자동 전투 및 진행 시스템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찬반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전통적인 플레이 패턴의 변화와 이에 따른 경험의 훼손에 대한 우려와 반대 목소리도 있으나 진입장벽을 낮추고 새로운 유저 유입 효과가 기대된다는 찬성 여론도 없지 않다.

‘리니지’ 시리즈는 이 같이 시대 흐름을 따라 변화하는 IP로 가치를 더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뿐만 아니라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다른 작품에도 ‘예티’를 확대 적용해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새로운 시도의 초석으로도 ‘리니지’ 시리즈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 30일 무료 혜택 인기몰이

엔씨소프트는 차후 인터 서버를 활용한 대규모 콘텐츠 ‘월드 공성전’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월드 공성전은 다른 서버의 혈맹 및 세력들과 경쟁하는 대규모 집단 전투다.

최대 1200명까지 수용 가능한 전장에서 8개 서버의 유저들이 공성전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또 이 같은 환경을 고려해 ‘프라임’ ‘포스’ ‘이터너티’ 등 클래스별 새로운 스킬도 추가한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리마스터’ 출시를 기념한 이벤트 등을 통해 유저 몰이에도 적극 나섰다. 30일 무료 이용권을 지급하는 것과 함께 데스나이트, 판도라, 발라카스 등 새 서버를 오픈하며 새로운 유저 유입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이다.

특히 ‘리마스터’ 출시 당일 새 서버에서는 유저 쏠림 현상으로 인해 수천명의 대기열이 발생했다.

엔씨소프트는 사전예약을 놓친 유저를 위한 ‘메티스 쿠폰’(드래곤의 다이아몬드 500개)를 비롯해 새 서버 달성 레벨에 따라 ‘오만의 탑 부적’과 ‘퓨어 엘릭서’를 제공하는 ‘리마스터 레벨업 축하 쿠폰’ 및 캐릭터를 단기간에 성장시킬 수 있는 ‘경험치 합산(85레벨 이하)’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