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거위' 과연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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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환 기자
  • 승인 2019.03.09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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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넥슨 인수전 시작됐다

 아마존 등 가세로 혼전 양상 … 넷마블·카카오 등 연합 가능성도

넥슨 인수전이 본격 막을 올렸다. 최근 진행된 넥슨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넷마블과 카카오 등 국내 업체들은 물론 미국 아마존과 일렉트로닉아츠(EA), 컴캐스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별도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을 품기 위한 인수전은 국내 업체 중심의 컨소시엄과 글로벌 기업간의 경쟁으로 확전되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넥슨 인수전의 양상은 예비입찰 진행 전에는 텐센트의 영향력에 이목이 쏠리는 편이었다.

넥슨 인수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타진 중이라고 밝힌 카카오뿐만 아니라 매각 소식이 알려지기 전 일찌감치 검토를 거쳐온 넷마블까지 텐센트와의 지분 관계로 엮여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어떤 방향으로 가든 넥슨 인수전의 결말은 텐센트의 영향력 강화가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넷마블이 텐센트, 그리고 MBK 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넥슨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우려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아마존, 컴캐스트, EA 등 글로벌 업체들의 넥슨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판세가 크게 달라지게 됐다.

아마존은 지난달 전세계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한 글로벌 공룡 기업이다. 이에 따라 10~13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넥슨 인수 자금 부문에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단순히 동원 가능한 자금력 만을 봤을 때는 유력한 인수 후보라 할 수 있다.

EA의 경우 그간 넥슨과 다각적인 사업협력을 펼친 글로벌 게임업체다. ‘피파온라인’ ‘타이탄폴’ 등을 통해 게임 개발 및 서비스 측면에서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 글로벌 업체들 대거 참여

따라서 그간 넥슨의 사업 역량을 눈 여겨 본 EA가 인수전에 참가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자금력 부문에 있어서는 아마존 등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사업적 필요성에 의해 강하게 인수전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최대 통신방송융합사업자인 컴캐스트가 자회사 유니버설을 통해 넥슨 인수전에 끼어들었다는 소식도 전해지는 상황이다.

컴캐스트는 SK텔레콤과 손을 잡고 e스포츠 전문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고 밝히는 등 게임 사업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때문에 넥슨을 향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새로운 인수전 참가 업체들로 인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 한편으론 국내 업체들이 인수전 양상을 주도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글로벌 업체들과의 힘겨루기가 이어지게 됐다는 점에서 우려도 커져가고 있다.

넷마블은 앞서 “해외 매각의 경우 한국 게임 생태계 훼손이 우려된다”면서 “국내 자본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넥슨이 한국 게임계를 대표는 업체 중 하나라는 점에서 매각에 대한 상징성이 크게 작용한다는 평이다. 단순히 업체의 주도권이 바뀌는 게 아니라 한국 게임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앞서 넷마블을 넥슨 인수 유력 후보자로 예상하며 이후의 효과에 대한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넷마블이 넥슨을 인수할 경우 국내 1위 업체로 확고히 자리 매김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졌다.

김정주 NXC 대표

# 넷마블 등 국내 업체 유력

넥슨은 중국 시장에서 조단위 매출을 올리는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 등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활용한 시너지 창출도 클 것으로 예상돼왔다.

넷마블은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두고 규모의 경쟁 시대를 강조해왔다. 빅마켓 글로벌 공룡 기업들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또 이를 위해 잼시티, 카밤 등 서구권 업체와의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따라서 해외 시장에서의 역량을 단숨에 키울 수 있는 넥슨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넷마블의 넥슨 인수 시리나리오는 한국 게임계의 해외 자본 종속화를 막는 대의적인 측면에서도 일부 지지를 받고 있다. 때문에 아마존, 컴캐스트, EA 등 해외 업체의 인수 참여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넷마블을 비롯한 한국 업체들간의 협력 체계가 구축될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앞서 CJ ENM이 보유 중인 넷마블 지분을 매각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는 점에서 넥슨 인수전은 점차 혼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J ENM의 매각설은 인수 유력 후보자로 꼽히는 넷마블을 견제하기 위한 작전의 하나로 보는 이도 없지 않다. 향후 인수전 양상이 심화되면서 이 같은 술수들이 언제 어떻게 터질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넥슨 인수전에는 KKR, 베인캐피털 등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의 참여도 거론되고 있다.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게임 업체로서의 넥슨보다는 투자 시장의 ‘대어’로 보지 않겠냐는 우려가 크다는 평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사모투자의 영향력이 강해질수록 게임계 입장에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게임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거나, 게임계와는 동 떨어진 이해관계에 초점을 맞출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아마존, 컴캐스트, EA 등 글로벌 업체들의 넥슨 인수 시나리오도 우리 게임계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편이다.

특히 넥슨 인수에 나선 글로벌 업체들이 결국에는 전체 지분이 아닌 게임 사업 확대를 위해 필요한 부문만 취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넥슨의 일부분, 또는 일부 게임 판권(IP)들만 취하면서 기존의 역량이 약화되거나 본래 가치가 훼손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아마존을 비롯해 넥슨 인수전에 새롭게 참여한 글로벌 업체들은 이렇다 할 입장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인수전의 양상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 합종연횡 구도 될 듯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 간 합종연횡의 구도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예비입찰 단계에선 단독으로 참여하지만, 인수전이 본격화될수록 서로 손을 잡는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편으론 넥슨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매출을 담당하는 텐센트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 텐센트를 적으로 돌리면 넥슨 인수의 시너지가 크게 감소한다는 점에서 파트너십을 가져갈 것이란 전망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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