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게임과 주입식 교육
[논단] 게임과 주입식 교육
  • 더게임스
  • 승인 2018.11.0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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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창의성과 소통이다

우리나라의 미래 유망 산업을 알아보기 위해선 다른 곳보다 대치동 학원가를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정부의 대대적인 산업 육성과 고수익 사업에 자녀들을 일찌감치 준비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을 비유하는 말이다.

이런 대치동 학원가를 최근 양분하고 있는 신흥 교육 분야는 바로 웹툰과 프로그래밍이라고 할 수 있다. 웹툰의 경우 유료화 모델이 주목을 받은 이후 스타 작가들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직업군으로 급부상했고, 프로그래밍의 경우 초등학교 필수 과목으로 자리 잡으면서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육 흐름으로 국내 신사업을 체크하는 몇몇 전문가들은 웹툰 작가와 IT 프로그래머가 이미 블루오션을 넘어서 레드오션화 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내놓고 있다. 현재 교육을 받고 있는 인구가 별다른 이탈 없이 시장에 공급될 경우 콘텐츠를 소비하는 숫자보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시장 불균형 현상이 초래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게임계 관계자들은 이런 환경 대부분이 강남 특유의 주입식 교육이 기반이 되고 있어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독창성과 창작 요소를 스스로 키워나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두 가지 요소마저 강제로 주입시켜주길 원하는 부모들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

실제로 소식을 주고받는 몇몇 프로그래머 강사의 경우 강남 어머니들이 영화 ‘사도’의 영조나 ‘풀 메탈 재킷’의 하트먼 중사를 언급하며 보다 강도 높은 주입식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되면서, 그야말로 한동안 정신이 멍해지기도 했다.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물론 암기와 반복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건 악기 연주의 기본 베이스가 되는 음 내는 법과 연주하는 법을 익히는 것에 불과하다. 프로그래밍이나 음악 연주나 모두 자신만의 스타일과 독창성을 결과물에 녹여내는 것을 가장 중요시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두 인물, 영조와 하트먼 중사 모두 평균 수준의 완성도에 만족하지 못하고 완벽한 결과물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지만, 실제 교육학을 전공하거나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 바 있다. 물론 사람의 잠재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채찍질은 필요하지만, 과도한 채찍질은 사람이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보상에 대한 부재로 이어져 교육 효과를 최악으로 떨어뜨린다.

물론 게임 개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분야의 인재가 늘어나는 것은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렇듯 강압적이고 주입식 교육을 기반으로 성장한 인재들이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기반이 되어야 하는 게임산업에서 얼마나 어떻게 활약을 할지는 미지수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반론도 역시 적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업계에서 ‘게임이 돌아가는 수준의 빠르고 완벽한 코딩’을 할 줄 하는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고, 이들은 그 누구보다 반복 숙달 작업에 익숙한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성공한 수많은 게임들이 단순히 코딩만을 완벽하게 한 작품이었는지는 되돌아봐야 한다.

현장에서 만나는 개발자들과 이야기를 해 보면 프로그래머에 대한 자격요건 이야기가 나올 때가 있다. 물론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업무량을 빠르게 소화할 수 있는 인재는 어느 곳에서나 러브콜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팀 내 소통이 전혀 없는 인력 또한 개발팀에서는 기피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이 하는 업무 환경에 바로 투입이 되더라도 창의성과 연계 활동, 시장 상황에 따른 완급 조절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람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AI조차 협업과 의견 조율에 대한 필요성이 요구되는 세상에서 인간이 직접 진행하는 프로그래밍 분야는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학용 SD엔터넷 대표 ceo@sdenter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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