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글로벌 시장 이렇게 공략하라(7•끝) - 인도

스마트폰 시장 격전지 게임 수요도 확대 전망…과금 인식 개선이 핵심 과제

글로벌 시장은 각각의 지역별로 큰 격차가 나타남에 따라 우리 업체들의 시장 개척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북미·유럽, 중국, 일본 등 시장 규모와 유저들의 구매력이 비례하기도 하지만 중동이나 인도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경우도 있다.

인도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분야 수요가 급격히 확대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성장 가능성만 믿고 뛰어들기엔 쉽지 않은 척박한 환경이기도 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흥 시장은 하루하루가 빠르게 달라지기 때문에 이 같은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도전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인도는 13억명이 넘는 인구로, 중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인구가 많은 국가다. 특히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기기의 보급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게 평가된다.

전 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온라인·콘솔 등이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모바일 게임의 수요가 단기간에 확대되며 이를 역전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때문에 모바일 기기 보급과 맞물려 게임 시장까지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갤럭시 노트9' 발매 행사장에서 어나운서를 하고 있는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

 

#스마트폰 보유 인구만 3억명 넘어

인도 시장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현재 26.1%에 불과하지만, 전체 인구 규모가 거대함에 따라 실제 이용자가 3억 5000만명에 달한다. 또 보급률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추세로, 2020년까지 스마트폰 이용자가 6억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기기 보급뿐만 아니라 시장 성숙에 따른 과금 확대까지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인도 시장 선점을 위해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특히 이전까지는 중저가 기기 중심의 라인업을 구성했다면, 올해는 갤럭시노트9과 같은 플래그십 모델까지 포함해 타깃을 확대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 운영체계(OS)인 '타이젠OS'를 탑재한 중저가 모델로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또 타이젠OS 기반의 콘텐츠 수급을 늘리기 위한 개발자 대회 및 공모전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기존 구글 및 애플 앱스토어 기반의 게임을 타이젠OS로 변환(포팅)하는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편으론 타이젠 마켓 상위권 앱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개발자 상생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미 시장을 장악한 안드로이드, iOS 등과 비교하면 영향력이 미미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안드로이드 기반의 기기를 공급함에 따라 기존 게임 업체들의 콘텐츠 수출도 한층 수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평균 나이 26.7세의 젊은 시장

올해 글로벌 게임시장 규모는 1379억 달러(한화 약 15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모바일 게임 부문이 급격히 성장, 전체 게임 시장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 게임 산업 규모는 지난해 기준 5억 8000만 달러(한화 약 6500억원)로 추정되고 있다. 또 연평균 6.61% 성장을 지속해 2022년까지 8억1000만 달러(한화 약 8696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시장 규모는 아직까지 게임 업체들이 큰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는 반응도 없지 않다. 다른 해외 빅마켓뿐만 아니라 우리 내수 시장과 비교해도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인도는 전 세계 게임 시장 기준으로도 0.55%의 비중으로 미미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규모가 아닌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시장 잠재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인도 게임 시장은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기반의 모바일게임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양대 마켓의 모바일게임 다운로드 수치가 16억 건에 달했다.

다운로드 수치가 전년 대비 약 58% 증가하는 등 수요가 빠르게 늘어났다.

시장 조사 업체 앱애니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인도 모바일게임 시장은 2014년부터 2년간 다운로드 건수가 2배 이상 증가했고 매출 규모 역시 8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모바일게임 시장은 포커를 비롯한 소셜 카드 및 보드게임이 매출 순위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킹의 캔디 크러쉬 시리즈,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 등을 필두로 캐주얼과 전략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의 성공 사례는 드문 편이다. 그러나 컴투스의 '라이트: 빛의 원정대', 블루홀피닉스가 개발하고 미니클립을 통해 론칭된 '아처리 킹'이 각각 마켓 매출 순위 30위권, 6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우리 업체들의 인도 시장에 대한 관심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차세대융합콘텐츠협회는 게임 퍼블리셔 퍼니즌과 협력해 디지털콘텐츠 업체들의 인도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또 모바일게임 업체 트라이톤이 '영웅의 진격'을 론칭하는 한편 현지 게임쇼에 참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산 게임들이 인도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현지 공략 전략 수립 등 투자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전문가들은 현지 마켓에서 포커 등의 소셜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와함께 영어 능통 인구가 2억 3000만명에 달하는 것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도는 13억 인구 중 65%가 35세 이하이고 평균 나이가 26.7세에 불과하다. 또 디지털 콘텐츠 주요 타깃층으로 여겨지는 10~24세 인구가 3억 5600만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게임 콘텐츠 소비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절대 강자 없는 블루오션

인도는 오랜 기간 각종 투자처로서 매력적이지 못했다는 평을 받아왔다. 정보 자체도 불투명할뿐더러 정치적 리스크도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유치가 활발히 이어지며 스마트폰 및 통신장비 등 모든 산업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따라 4G 및 3G 네트워크 수요가 증가하며 이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업체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도 시장은 아직까지 우리나라보다 모바일게임 결제 매출이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하지만 다운로드 건수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현재로선 결제 인프라 등이 결림돌이 되고 있다. 낮은 지불 습관에 결제 수단 미비, 열악한 네트워크 환경 등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지 통신 업체 릴라이언스지오 등이 저렴한 가격의 4G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네트워크망이 빠르게 개선되는 중이라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지난 2016년 단행된 화폐개혁으로 전자결제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부터는 구글 플레이에도 적용돼 인앱결제 등도 점차 늘어가는 것도 고무적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물리적 환경이 갖춰져도 인식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왜 게임에 돈을 지불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주민 퍼니즌 대표는 한 세미나에서 낮은 지불 습관의 개선에 도전 해볼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면서 아직까지는 절대적인 강자가 없는 블루오션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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