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중국의 경제 부메랑
[데스크칼럼] 중국의 경제 부메랑
  • 김병억
  • 승인 2018.08.28 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잘 나가던 텐센트 최악의 성적표 받아…주변국과 함께해야 산업 발전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자부심이 강한 나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나라 이름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中國은 말 그래도 가운데 있는 나라란 뜻이다. 그들이 중심이고 나머지 국가들은 변방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동이(東夷)라고 불렀다. 동쪽에 있는 오랑캐라는 것이다.

경제력이 미약했던 수십년 전에는 세계에서 큰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중국은 경제력이 급성장하면서 점차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들의 중화사상이 발현되고 있다고 볼수 있다. 말뿐만 아니라 직접 행동으로 나서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중국은 지금은 세계에서 미국과 대등하게 맞서고 있는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중국과 미국은 경제적으로도 군사적으로도 치열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다 보니 중국과 미국 사이에 끼어있는 우리나라에 자주 불똥이 튀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가 북한의 군사적 위험으로부터 국민들의 지키기 위해 사드(THAAD: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를 설치하자 이 미사일요격 체제가 자국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우리나라에 각종 경제보복을 가하기 시작했다.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을 중지시키는가 하면 한국산 제품의 수입을 막고, 중국에 진출한 롯데그룹의 매장을 폐쇄시키는 등 치졸한 복수를 벌여왔다. 이런 와중에 한국산 게임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판호’를 사드 갈등 이후 지금까지 단 하나도 허락해 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한국산게임 규제가 이제는 자국 게임업체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중국의 최대 게임업체인 텐센트가 그 영향에 휘청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며 게임강국이 됐다. 대표적인 중국 게임업체인 텐센트는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 진출하며 유망 기업들을 인수합병하는 등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를 중국 최대 게임업체로 만들어 준 것이 다름 아닌 한국산 게임들이었다.

텐센트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크로스파이어’와 ‘던전앤파이터’ 두 작품을 서비스하며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다. 이 회사가 ‘QQ’라는 메신저를 통해 사세를 키우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매출을 불릴 수 있었던 것은 한국산 게임을 서비스하면서였다. 이를 통해 텐센트는 중국에서 가장 큰 디지털콘텐츠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런데 승승장구하던 이 회사에 최근 빨간 불이 켜졌다. 게임 사업 성과 부진에 따라 13년만에 분기 이익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한국산 게임의 판호 발급이 지연되는 등 당국의 규제 강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텐센트는 지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2% 증가한 736억위안(약 12조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3%, 2%씩 감소한 218억위안(약 3조 5545억원), 177억위안(약 2조 9123억원)에 그쳤다.

2분기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1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매출의 증가세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이는 판호 발급 등의 문제로 신작 게임 론칭이 지연되며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중국 당국에 텐센트의 다른 게임에 대해서도 규제를 하고 있으나 가장 큰 요인은 한국산 게임의 판호중지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중국이 계속 사드문제를 빌미로 한국산 게임의 중국진출을 막는다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각종 규제가 부메랑이 되어 중국 업체들의 실적을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정부의 입김이 막강하다고 볼 수 있다. 잘 나가던 기업이 한 순간에 분해되기도 한다. 그래서 중국과 거래하는 외국 업체들은 정부의 눈치를 볼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정책은 후진국에서나 이뤄지는 것이다. 대국을 자처하고 세상의 중심임을 자처하는 나라가 취하기에는 매우 옹색하다 할 수 있다. 국제 사회에서 독불장군은 오래가지 못한다. 주변국과 상호협력하는 나라가 오히려 발전하고 강해진다는 것은 그동안의 숱한 역사적 사실이 증명해주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게임산업을 주관하는 우리 정부와 중국 정부 책임자들이 만나 판호문제를 풀기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실효성있는 논의에 나서야 한다. 우리기업뿐만 아니라 중국기업을 위해서도 서둘러 규제를 푸는 것이 맞다. '승자의 저주'라는 것이 있다. 승리에 도취해 무소불위로 힘을 남발하다 보면 이로 인해 무너지고 만다는 논리다. 지금 중국이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우리나라를 하대하는 듯 하고 있지만, 이러한 자만과 힘의 논리가 결국 자신들에게 불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편집담당 이사 bekim@thegame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