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게입업계 합종연횡 뜨겁다(하)…한빛, 블록체인 위한 연합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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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 업체들도 연대 형성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게임에 국한되지 않고 엔터테인먼트나 미래기술 분야와의 접목으로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다. 사진은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

게임 업체들의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의 대기업의 몇 배 이상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업체들과의 격차를 따라잡는 것도 쉽지 않다.

때문에 이 같은 차이를 좁히기 위한 우리 중견업체들의 협업도 계속되고 있다.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요 업체들 간의 빅딜뿐만 아니라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 업체들도 연대 형성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게임에 국한되지 않고 엔터테인먼트나 미래기술 분야와의 접목으로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다.

우리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규모를 키워가며 성장을 거듭하는 하지만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는 소수의 업체를 제외하곤 당장의 생존을 걱정하는 업체들이 대부분인 양극화가 더욱 커지고 있는 탓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게임 업체들 간의 연대가 제시되고있다. 중소 업체들이 합심해 역량을 강화하고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되기도 했다.

반면 다수의 이해관계를 모두 충족시키면서도 성과를 이끌어내는 연대 형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제대로 된 구심점 없이 흘러가거나 단발성에 그치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개발 업체들의 독립성은 유지하면서도 하나의 연합을 구축하는 M&A 사례가 나타나 업계에 이목을 끌고 있다.

# 투자하고, 투자받고 전방위 파트너십

최근 주목을 받은 중견업체의 파트너십은 블루홀과 카카오게임즈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블루홀(대표 김효섭)은 카카오게임즈의 유상증자에 참여, 100억원 규모를 투자하며 파트너십 강화에 나섰다. 이는 ‘배틀그라운드’ PC방 서비스에 이어 향후 선보일 온라인게임 ‘에어’의 해외 퍼블리싱 등 양사의 협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중국의 텐센트로부터 5000억원대가 넘는 규모의 투자 유치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는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서비스뿐만 아니라 모바일 버전 개발에 대한 파트너십을 확고히 하는 행보로도 여겨진다는 것이다.

수천억원대 투자를 이끌어 낸 주역 ‘배틀그라운드’의 탄생은 이 회사의 M&A 전략이 통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의 개발 업체 펍지(구 지노게임즈)는 지난 2015년 지분 교환 방식을 통해 블루홀에 인수됐다. 특히 독립된 형태를 유지하며 파트너로서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추구해왔다.

블루홀의 지분교환 방식의 파트너십 확대는 펍지뿐만 아니다. 피닉스게임즈(현 블루홀피닉스) 및 스콜(블루홀스콜) 등에 이어 레드사하라 스튜디오까지 모두 지분교환을 거쳐 블루홀 연합으로 합류하게 됐다.

펍지의 성과와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그 외 연합군의 행보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블루홀피닉스는 ‘볼링 킹’ ‘아처리 킹’ 등을 론칭해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볼링 킹’은 누적 다운로드 6700만건, ‘아처리 킹’도 570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블루홀스콜은 ‘테라M’을 개발해 역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넷마블을 통해 론칭돼 시장에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향후 글로벌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편이다.

게임 업체들은 이처럼 개발 역량을 비롯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협업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협업 대상이 오로지 게임 업체로만 한정되지 않기도 한다는 것이다.

시대가 급변하며 게임은 다른 분야와의 접목 및 융합의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때문에 우리 업체들은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협업 관계 확대 모색에도 적극 나서는 중이다.

# 신사업 위해 힘을 모으다

특히 최근 블록체인 기술 및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짐에 따라 이 같은 새로운 사업 영역에 도전하는 것은 물론 이를 게임에 접목시키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블록체인 및 가상화폐 사업 합종연횡의 대표사례는 한빛소프트(대표 김유라)를 꼽을 수 있다.

이 회사는 미탭스 플러스와 협력해 자산 거래 플랫폼 ‘브릴라이트’를 선보였다. 또 이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상화폐 ‘브릴라이트 코인(BRC)’을 발행했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게임 유저의 자산을 화폐로 바꿔 저장하거나 중개자나 수수료 없이 거래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는 다른 게임 간 자산을 거래할 수 있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네시삼십삼분, 아이엠씨게임즈, 테크노블러드 등 국내외 20여개 게임 업체가 플랫폼 활성화에 협력키로 했다. 이는 참여 업체들이 서비스하는 게임의 재화를 서로 거래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새로운 형태의 연합관계라 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작품 개발이나 서비스에 대한 것으로 파트너십 방법이 제한되는 편이었다. 그러나 이젠 게임 재화로 교환 가능한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플랫폼을 구심점 삼아 게임 업체들의 연합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및 가상화폐 분야가 빠르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고 관심이 뜨겁다고는 하지만 아직 실험적이고 대중화로 안착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는 게임과의 융합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아이템 가치의 법률적 해석이나 수익화 측면 등 아직 해결해야 할 장벽이 많아 업체들의 협업이 한계를 보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상화폐에 대한 열풍이 여전히 유효하고 미래 사업으로 시장 선점을 꾀하는 시도가 잇따르는 추세라는 점에서 게임 업체들의 행보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액토즈소프트(대표 구오하이빈)는 블록체인 기반의 e스포츠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또 이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 업체들과의 협업도 모색하고 있다. 이 가운데 향후 플랫폼을 구심점 삼아 프로게이머 선수를 비롯해 구단 및 방송채널 등과 연계를 꾀하는 합종연횡 행보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 엔터테인먼트 분야 적극 진출

컴투스(대표 송병준)는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서머너즈 워’ IP 확대를 위한 파트너십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TV드라마, 영화, 만화 등을 제작하는 멀티 플랫폼 엔터테인먼트 업체 스카이바운드와 협업 관계를 맺었다. 또 완구 제작 및 유통 업체 펀코와도 협력해 ‘서머너즈 워’ 브랜드 확대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밖에 펄어비스(대표 정경인)는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파트너 물색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현재 ‘검은사막’을 국내외 흥행시키며 급격히 규모를 확대하고 있으나 향후 지속 성장을 위한 도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게임 업체들의 매출이 확대되며 성장세를 기록함에 따라 이를 유지하기 위한 투자도 비례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연구 개발도 중요하게 여기겠지만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한 파트너십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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