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된 인디게임 '컵헤드'가 출시 2주 만에 글로벌 판매 100만 장을 돌파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 작품 개발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투자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MS의 콘솔 사업에도 변화가 나타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컵헤드'는 인디게임 업체인 스튜디오 MDHR가 개발한 횡스크롤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1930년대 미국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는 비주얼이 특징이다. 특히 수작업 셀 애니메이션과 재즈 음악, 높은 난이도를 결합해 고전 게임의 향수와 현대 게임의 완성도를 적절히 조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 2014년 E3게임쇼에서 첫 등장한 이후 인디게임 개발사로 감당하기 힘든 제작비를 이유로 지지부진한 개발 상황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후 MS가 완전 독점 방식을 조건으로 개발 지원에 나서 현재 모습으로 출시될 수 있었다.

'컵헤드'의 100만 카피 판매는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X박스원과 PC에서만 출시된 타이틀이고, 인디게임으로 개발된 작품이기 때문에 대규모 홍보 창구가 활성화된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AAA급 작품과 견주어 뒤지지 않는 판매량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번 '컵헤드'의 흥행이 MS의 콘솔 사업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전까지 MS는 X박스 독점 타이틀 확보를 위해 MS 산하 스튜디오를 활용했다면, '컵헤드' 흥행 이후 인디게임 분야에서의 작품 발굴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MS는 X박스 게임 사업과 관련해 '헤일로' '포르자' '기어스 오브 워' 등 특정 작품에 대해서만 완적 독점 권한을 가지고 있었을 뿐 나머지는 멀티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해 경쟁 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4'와 비교해 타이틀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컵헤드'를 시작으로 양질의 게임을 계속해서 공급할 수만 있다면, MS의 X박스 사업에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MS의 경우 콘솔기기와 PC에서 동일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는 '플레이 애니웨어' 기능도 지원하기 때문에 범용성 면에서 장점이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MS는 X박스원 발매 초기부터 인디게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이번 '컵헤드'의 흥행으로 빛을 보게 된 것"이라며 "앞으로 X박스원과 PC를 주력 플랫폼으로 해 여러 MS 독점 게임들이 등장할 경우 시장에서 MS의 영향력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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