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종신의 ‘좋니’가 음원 순위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상위권을 유지하는 현상을 눈여겨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대형 기획사의 물량 공세,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화제성 등을 뛰어넘는 입소문의 배경이 무엇인지 때문이다.

첫째로는 음악 그 자체의 매력이 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행에 민감한 음원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은 전연령층으로부터 인기가 없으면 어려운 일이다. 올해 데뷔 27주년을 맞은 그의 음악은 10대~20대가 주로 소비하는 콘텐츠와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완성도 높은 콘텐츠는 이 같은 장벽을 허물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좋니’의 제작비는 800만원 수준에 불과했고 방송 노출 등의 홍보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 비용을 들인 경쟁 상대들을 제치고 인기를 얻게 된 비결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게임 업계에서도 바라마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마케팅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대형 업체의 고착화 현상 심화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골리앗’을 꺾은 ‘다윗’과 같은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좋니’의 성공 배경 중 하나로는 새로운 콘텐츠 생산 전략을 통해 역량을 쌓아온 것이 꼽히고 있다. 매달 음원을 공개하는 ‘월간 윤종신’을 비롯해 SM 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10분 내외의 짧은 영상을 잇따라 선보인 ‘눈덩이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도전이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게임 시장은 모바일 MMO 시장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규모의 경쟁이 더욱 고착화되는 추세다. 콘텐츠 자체 재미보다는 홍보 및 마케팅에 따라 순위가 좌우된다는 지적도 이미 오래전의 것이다.

이 가운데 최근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가 스팀 동시접속자 134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하는 등 연일 흥행기록을 새로 쓰며 주목을 끌고 있다. 대다수 업체들이 모바일로 눈을 돌린 가운데 스팀 시장에 도전, 해외에서 먼저 인기를 끌었다는 점에서 더욱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음악과 게임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결국 이 같은 성공 사례는 문화 콘텐츠의 속성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규모의 경쟁 속에서도 콘텐츠 완성도 자체 만으로 시장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사례가 계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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