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VR 게임이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PC방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결론적으로 먼저 말하면 성장 변수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까지 그 지펴지는 불길이  미지근해 예측을 불허한다는 게 PC방 업계의 전반적인 반응이다.

PC방업계의 처지를 들여다 보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VR 게임에 매달리는 업주들이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업장 이용률이 떨어지면서 매출이 큰폭으로  감소하는 데다, 경쟁 유사 업종의 업주들은 계속 영역을 침범하는 등 호시탐탐 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VR를 기존 PC방 환경에 도입하고, 접목하려는 업주들의 움직임도 간간히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에  VR 수요가  즉각 반응할 지에 대해 자신을 못하고 있는 게 또한 PC방업계다.

현재 VR 시장을 선도하는 중국과 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경우 PC방에다  VR 기기를 투입해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을 꾀하고 있다면, 미국 유럽 등은 테마 파크의 방식의 체험관 위주로 VR 보급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강남과 홍대 같은 서울 번화가를 중심으로 VR방 개설이 이루어지고 있다.  강남에 문을 열면서  VR방 국내 1호점이란 타이틀을 쥔 A업소는 일종의 VR 체험관으로 꾸며놓았다. 이에따라 기존의 PC방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PC방 업주들의 심정은 타들어간다. 원래 사용하는 PC가 있으므로 VR기기만 갖추면 사업 확장이 가능해 보이지만, 고사양 게임을 돌리기 위한 고성능 PC를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VR 게임을 즐기기 위해  PC방을 찾는 이용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장비 구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 이렇게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더라도 이용객이 늘어난다는 보장도 없다. 따라서 상당한 리스크의 가능성을 사전에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또 있다. 다양한 VR용 게임 등 콘텐츠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말 부터 조금씩 VR 게임이 나오고는 있으나 즐길거리로서는 태부족하고, 품질역시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는 게 PC방 업주들의 의견이다. 결국 VR 시장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균형을 이루면서 발전해 나가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가 못하다는 것이다.

한 PC방 업주는 " VR 게임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대작 게임 등 성인용 콘텐츠가 필수적인데, 현재 시장은 그렇지가 못하고, 하드웨어의 가격조차 안정적이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VR게임을 수용하기 위한 PC방에 대한 정비조치는 관련 부처에 의해 하나둘씩 실마리가 풀려가는 모습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이같은 지적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칸막이 설치 기준을 대폭적으로 완화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용자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취해진 이번 조치로 1.3미터 이하로 제한된 칸막이의 설치가  자율적으로 높이를 정해 설치할 수 있게 됐다.

어쨌든 VR가 PC방업계의 호재가 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는 금물이란 게 대다수 PC방업주들의 생각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함께 가는 발걸음이 여전히 미흡하고 정부의 지원 육성책도 거의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젊은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VR 게임 타이틀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를 기점으로 하드웨어 보급률 3%대 돌파와 뛰어난 VR 게임 타이틀이 쏟아져 나온다고 가정할 경우  VR게임으로 제 2의 PC방 전성기를 구현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PC방 업계가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정형기 인턴기자 mehrlicht@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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