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산에 와이오제이 창업…회사는 왜 팔았나 '논란'

정영원 소프트맥스 전 사장이  지난해 지분 매각과 함께 회사를 떠나면서, 별도의 게임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정 전사장이 왜 굳이 소프트맥스의 지분을 매각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정 전사장은 지난해 비 게임업체인 이에스에이에 자신의 지분 117만 6417주를 넘기면서 1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업계는 이때만 해도 정 전사장이 사실상 게임계를 떠나는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93년 창업해 자신의 피와 땀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소프트맥스를 매각하면서, 일체의 입장 표명이 없었던데다, 소프트맥스의 상호 변경에 대해서도 새 주인이 되는 이에스에이에 제동을 걸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지분을 모두 매각한 정 전 사장 처지에서 뭐라할 입장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아마도 거기까지는 정 전사장이 생각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정 전사장이 소프트맥스란 회사의 상징성을 고려해 상호 만큼은 지켰어야 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의 다른 한 관계자는 "소프트맥스란 회사는 PC게임 시대의 상징일 뿐 아니라 '창세기전' 등 숱한 게임 명작을 만들어낸 대한민국 게임의 본산과 같은 곳"이라면서 "그런 게임기업이 인수합병이란 경영 기법에 의해  한순간에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반응은 소프트맥스 열성 유저들에게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 유저는 "정 전사장이 회사는 떠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게임과 게임의 추억을 그대로 담고 있는  소프트맥스는 계속 보전되도록 노력 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유저는 "그러면서 어떻게  자신은 그런 회사를 내 던지고, 슬그머니 다른 회사를 설립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정 전 사장은 지난해 하반기 서울 가산 디지털 단지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신설법인 와이오제이란 회사를 창립했다.  또 최근에는 이에스에이로부터  '주사위의 잔영'과 '테일즈 위버' '드림체이서' '젤리삐워즈' 그리고 커뮤니티 사이트 '포립'(4Leaf) 에 대한 저작권 일체를 양수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정 전사장이 게임업계로 다시 돌아온 셈인데, 그렇다면 왜 자신의 분신과 같은 소프트맥스의 지분을 갑자기 매각하고 떠났느냐 하는 의문이다. 

정 전사장을 잘 안다는 익명의 한 관계자는 "정 전사장이 당시,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그도 자신의 젊음을 불태웠던 소프트맥스를 떠나면서 얼마나 힘들고 아파 했겠느냐"며 동정론을 폈다.

이에따라 업계 일각에선 상징성과 역사성이 있는 소프트맥스란 상호를 살려야 하는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현실성은 다소 떨어져 보인다. 

현재 이에 대한 상표권은 소프트맥스를 인수한 이에스에이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에스에이측에서 소프트맥스 상호를 재 활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소프트맥스에서 선보인 여러 게임 타이틀에 대한 판권(IP)역시 뿔뿔히 흩어져 한 우산 아래서 게임을 다시 접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프트맥스의 대표 타이틀인 '창세기전'의 판권은 정 전사장이 새로 설립한 와이오 제이가 아니라 모바일 게임 전문업체인 넥스트 플로어에서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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