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들 무관심이 가장 큰 이유…정부 지원 통한 개성작 기대

최근 국내 게임 시장의 플랫폼이 온라인과 모바일,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다양화되면서 여러 소재의 게임들이 여러 장르를 기반으로 출시되고 있다.

이미 모바일 게임은 새로운 산업의 원동력으로 주목받고 있고, VR과 AR을 기반으로 한 게임들은 미래 플랫폼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여러 시도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쟁물(밀리터리)'로 분류되는 전쟁사 관련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현실이다. 현재 가장 많은 게임이 출시되고 있는 모바일 게임을 살펴보더라도 MMORPG 장르와 TCG 장르가 대부분을 차지할 뿐, 밀리터리와 관련된 작품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필자는 많은 사람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국내 시장에 전쟁사에 대한 마이너한 의식의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도출해낸 조그마한 결과는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개발사들이 관심을 주지 않기 때문'이란 결론을 내리게 됐다.

이미 해외에서는 EA와 액티비젼블리자드, 유비소프트 등 대기업은 물론, 중소 업체들까지 크고 작은 형태의 전쟁사를 소재로 한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비단 2차 세계대전에 집중된 것이 아니라 고대사와 현대전, 미래전 등 여러 시대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와 이야기를 활용해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해외의 적극적은 움직임과 달리, 국내에서는 좁게는 전쟁사, 폭 넓게는 역사를 소재로 한 게임이 손에 꼽을 정도다. 그나마 시대를 풍미했던 고전 작품들 역시 시뮬레이션과 FPS로 한정된 플랫폼만이 출시되면서 마니아층을 형성했을 뿐, 대중적인 인기를 얻진 못했다.

해외에서는 이런 전쟁사 관련 게임 개발에 있어 게임 개발사들이 역사적 고증을 위한 자문을 학계에 구하거나, 자신들이 직접 역사적 자료를 수집해 게임에 반영하는 등 연구에 필적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게임 개발은 실제 역사학 연구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해 전투 시뮬레이션이나 재현 등에 있어서 효과적인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개발 행보와 관련해서 해외 개발자들은 '자신들의 역사를 게임으로 포현하고 싶어' 이런 수고스러운 절차를 기꺼이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런 개발자들의 적극적인 행보가 서유럽 지역과 동유럽, 북미 지역에 탄탄한 2차 세계대전 관련 게임 시장으로 발전하고 게임 출시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유명 역사물 배경 게임들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자들은 단순히 게임 개발자이기 이전에 역사를 사랑하고 전쟁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게임을 개발하면서 자신의 지식과 애정을 모두 작품에 쏟아 붇기 때문에 높은 퀄리티의 작품들이 꾸준히 시장에 공개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해외의 인프라를 쫓아가는 것부터가 사실상 무리다. 이미 레드오션화 되고 있는 게임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이 업계가 가진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한 우물만 파는 행위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입장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시장 구조는 시장을 확대, 발전시키기 보다는 규모만을 키워 비대해지게 만든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일단 회사가 살아남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을 고려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작게는 국내 전쟁 관련 역사, 크게는 한국 고유의 콘텐츠를 활용한 색다른 게임들이 나올 수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미 이와 관련한 사업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부처가 사업을 전개한 바 있으나, 플랫폼과 대상이 한정돼 있어 시장의 현실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정부의 출범은 과연 이런 열악한 국내 밀리터리 게임 분야에 영향을 미칠지 기대감이 크다. 물론 시장의 현실적인 규모와 관심도를 생각하면 갑작스러운 성장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드애조 개성 넘치는 여러 작품들의 개발과 해외로의 진출은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학용 SD엔터넷 대표 ceo@sdenter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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