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VRㆍAR게임이 세상을 바꾼다(하)…타산업과 연계ㆍ외연 넓히기 절실

최근 모바일 증강현실(AR)게임 ‘포켓몬 GO'의 선풍적인 인기와, 잇따른 가상현실(VR) 작품의 등장으로 AR‧VR 게임 시장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러한 높은 관심과는 달리 시장 대중화는 쉽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진정한 새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시장개척노력과 타 산업과 연계해 외연을 넓히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AR 게임의 경우 지난 1월과 2월 사이 ‘포켓몬 GO'가 많은 유저를 끌어 모았으나, 이후 빠르게 인기가 하락하고 있다. 또 이를 대체할 새 AR 게임의 등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AR 게임 붐이 일회성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한 VR 게임도 대다수의 일반유저와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일부 마니아층의 영역으로 굳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AR․VR 시장에 대한 규모 전망도 축소됐으며, 실제 이를 활용한 사업들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월 나이언틱의 깜작 출시 이후 모바일 AR 게임 ‘포켓몬 GO'는 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며 업계 안팎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의 조사에 따르면 ’포켓몬 GO' 출시 첫 날 283만 명 이상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유저가 이 작품을 다운 받았고, 둘째 날 일 사용자 384만 명, 세 째날 428만 명 등을 기록했다. 더욱이 다섯째날 일 사용자 524만 명을 달성하는 등 인기 고공 행진을 보였다.

이 같은 인기는 모바일 마켓 매출 순위에서도 나타났는데, 이 작품은 게임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하는 것만으로 구글 플레이 및 애플앱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2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3월 이후 이 회사의 오프라인 매장 사업제휴 등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빠른 속도로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5일 ‘포켓몬 GO'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주간 사용자 수는 427만 9849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약 한 달 만에 200만 명 이상의 유저가 감소한 것이다. 또한 작품의 매출순위도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2위에서 20위 권 밖으로 밀려난 지 오래이다.

더욱이 이 같은 작품의 인기 하락에도 이를 대체할 만한 작품의 출시가 이뤄지지 않아 자칫 AR 게임의 인기 자체가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작품의 인기가 ‘포켓몬’ 이라는 유명 판권(IP) 때문에 이뤄진 것이라며, AR 게임 시장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VR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뤄지고 있는데,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잇따라 VR 작품이 공개되며 유저들의 이목을 끌고 있지만 시장 안착이라는 단계를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우후죽순 생기던 VR 활용 상업시설들도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우려를 높이고 있다.

# 장밋빛 전망에 현실 반영

이 같은 상황에 따라 AR‧VR 시장에 대한 전망도 그 규모가 감소되는 등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 유명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AR‧VR 시장 규모가 2025년까지 1820억 달러(한화 약 204조 2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또 시장조사업체 IDC도 2020년 AR‧VR 시장 규모가 1620억 달러(한화 약 181조 60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AR‧VR 시장의 연평균 성장세가 181.3%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시장조사업체 디지털캐피탈은 VR과 AR 시장 규모 전망을 2015년 당시 전망보다 대폭 하향 조정했다. 지난 2015년 4월 디지털캐피탈은 2020년 기준 VR‧AR 시장 규모가 각각 300억 달러(한화 약 33조 6300억 원), 1200억 달러(한화 약 134조 5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새롭게 내놓은 VR‧AR 시장 전망에서는 250억 달러(한화 약 28조 250억 원), 830억 달러(한화 약 93조 430억 원)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디지털캐피탈은 AR 시장의 경우 ‘포켓몬 GO'의 인기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으나, VR 시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VR 시장의 인기 하락은 현상은 전세계에서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해 3월 VR관련 유명업체 오큘러스는 미국 전자제품 매장 체인베스트바이와 계약을 맺고 500여 곳에 ’리프트 VR' 체험 공간을 마련했으나, 최근 이중 약 40%인 200여 곳을 폐쇄키로 결정했다.

# 기기값.이용료 더 낮춰야

또 미국 게임시장조사 업체 수퍼데이터도 중국 전역의 VR 방 3000여개 중 수익을 내는 곳은 3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VR방, VR 카페, VR 테마파크 등 다양한 VR 체험 공간이 마련됐고 롯데월드 등 대기업도 VR 테마파크 운영에 나서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미미하며, 재방문율도 낮아 1회성 체험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즉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VR‧AR 기술이 성공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시장 안착에 실패하고 있고, 새로운 기술시장에 대한 기대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AR‧VR 기술의 시장 대중화의 장애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히는데 VR HMD 기기의 비싼 가격과 킬러 콘텐츠의 부재가 바로 그것이다.

먼저 VR HMD 가격의 경우 최근 국내 유통이 결정된 'HTC 바이브‘의 경우 125만원에 이르며, 출시 예정인 ’오큘러스 리프트‘도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문제는 VR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단순히 100만 원 이상의 VR 기기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를 구동하기 위한 고성능의 컴퓨터도 필요해 실제 비용은 수백만 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보다 값싼 VR HMD도 존재한다. ’카드보드‘ 등을 비롯해 몇 만원 내외로 구매할 수 있는 스마트폰 플랫폼 기반 VR HMD가 존재하며 플레이스테이션(PS)4를 기반으로 ’PS VR'의 경우 비교적 저렴한 50만 원 내외의 가격을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기기들은 성능이 크게 떨어지거나 특정 플랫폼이 필요해 유저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다음으로 킬러 콘텐츠의 부족도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된다. 현재 많은 VR 작품이 유저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지만, 수백만 원의 비용을 감당케 할 만한 작품은 적다는 것이다. 실제 아직까지 PC나 콘솔 등 타 플랫폼의 인기작이 VR 작품에 비해 뛰어난 작품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유저의 눈길을 끌지는 실제 구매에 까지는 이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현재 VR의 기술적 문제, 표준화된 기술 부재 및 관계 기술의 낮은 수준도 시장 문제점으로 꼽힌다. 또한 VR 플레이 공간의 요금도 조정돼야 한다는 지적인데, 실제 한 VR PC방의 경우 30분 체험에 1만 원, 1시간에 1만 8000원 이라는 비싼 요금을 받고 있어 유저들의 이용을 꺼리게 한다는 것이다.

# 교육 등 활용분야 무궁무진

이에 따라 VR‧AR 활성화를 위해서는 단순히 게임업계 뿐만 아니라, 여타 다른 사업과도 활발한 연계를 통해 VR‧AR 기술의 외연을 확대해 나가야 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VR‧AR의 경우 게임 부문에서 특히 관심을 모으고는 있지만, 실제 기술의 범용성이 넓어 개발이 이뤄질 시 다양한 부문에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현재 VR 게임 중 일부는 아동 교육 부문과 그 경계가 불분명 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또 위치기반 서비스의(LBS)의 경우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고, AR‧VR과 관계된 기술인 사물 인터넷 등도 새로운 먹거리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에서도 게임부문에만 한정하지 말고 다양한 산업들과 AR‧VR 기술 개발 협력에 적극 나서 새로운 기술의 외연을 확대하고, 개발된 신기술 등을 게임에 적극 활용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게임스 강인석 기자 kang1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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