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ㆍ영화의 배경이 되는 과거…두마리 토끼 모두 잡는 노력 필요

역사를 기초로 한 다양한 문화에는 꼬리표처럼 붙어있는 논란이 존재한다. 이는 비단 현재뿐만 아니라 과거 서사시의 형태로 역사를 옮겨오던 때부터 그랬으리라 짐작한다. 이런 콘텐츠의 주 소비층이라고 할 수 있는 마니아들에게 ‘고증’이라는 요소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고증은 ‘과거에 있던 사물들의 시대, 가치, 내용 따위를 옛 문헌이나 물건에 기초해 증거를 세워 이론적으로 밝히는 것’을 통칭하는 용어다. 주로 역사와 관련된 부문에서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작업이며, 비단 역사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전문 분야에도 확장되는 개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제는 이 고증을 따르다보면 작품의 재미와 완성도 등 다양한 부분에 있어서 문제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많은 역사 콘텐츠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고증에 벗어난다는 질타를 받고 있고, 심할 경우 언론 매체에 크게 언급되며 ‘역사 왜곡’이라는 불명예를 떠안는 일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가장 많은 고증 논란이 따라붙는 것은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 등 영상매체 기반의 작품들이다. 단순한 등장인물의 복장에서부터 소품, 이야기의 흐름과 결말 등 콘텐츠를 구성하는 여러 부분에서 역사적인 사실과 작품의 차이점이 고증 오류라는 이름으로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작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억울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어떤 제작팀은 극의 재미를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고증 오류를 자행한 사례도 존재하지만, 반대로 제작비와 시간 등과 같이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고증을 거치지 못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지적은 사기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는 비단 영상뿐만 아니라 게임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여럿 발생한다. 물론 게임에서는 영상 콘텐츠와 비교해 외관에 대한 지적은 적으나,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논란이 하나 둘 발생한 바 있다. 바로 게임의 재미와 역사적 사실의 경계에서 고증 오류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역사적인 사실로 본다면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전차 부대가 규모와 숫자 면에서 연합군과 동일한 규모였다면 연합군은 절대 이길 수 없을 정도의 기술력과 화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을 게임에 그대로 반영하면 기본적인 재미인 밸런스 자체가 붕괴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고증보다는 밸런스 위주의 게임개발과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마니아들은 이와 관련해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하고 있어 어찌 해야 할 지 난감한 상황이 오기도 한다.

물론 이와 관련해 많은 업체들이 자신들만의 답을 내놓고 있다. 아직 패키지 게임이 활성화돼 있는 해외에서는 혼자서 게임을 즐기는 싱글 모드와 다른 유저와 게임을 즐기는 멀티플레이의 밸런스를 다르게 조절해 마니아와 일반 게임 유저 모두 만족시키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또 온라인 게임 업체들 역시 이벤트전 등을 통해 이러한 불만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있다.

어찌 보면 이런 것도 게임 제작에 있어 완성도와 관계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고증이라는 부분 자체가 게임의 세부적인 디테일을 묘사하면서 집어넣을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높은 완성도의 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의 니즈가 고증에 대한 기대감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수용할수록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며 느낄 수 있는 간접 체험과, 개발사의 만족감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김학용 SD엔터넷 대표 ceo@sdenter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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