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쟁 격화 ...  해외로 눈 돌려야

넷마블·엔씨 등 대기업 장악력 확대…VR  신기술 적용 본격화 될 듯

이미 ‘레드오션’으로 변한 모바일게임 시장은 올해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또 한계에 달한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시장 개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 해가 될 덧으로 예측된다. 특히 올해는 넷마블게임즈를 비롯해 엔씨소프트, 넥슨 등 업계를 대표하는 주요 업체들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이밖에 ‘포켓몬 고’ 등과 같은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한 모바일게임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신기술을 활용한 시도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확장 가능한 시장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도 올해 과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더 이상 규모를 늘려가기 어려울 정도로 고도화됐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 2013년 190%에 달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나 다음해인 2014년 성장률이 25.2%로 급감한 이후 점차 위축되며 역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또 양적 성장을 이어가는 것과는 별개로 좀처럼 새로운 글로벌 시장 성공 사례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는 대형 글로벌 업체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 업체들이 뒤처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모바일게임 시장 소비 흐름은 아주 빠른 속도로 변화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12년 ‘애니팡’ 등의 캐주얼 장르가 주목을 받았으나 불과 3~4년 만에 하드코어 RPG 및 전략 게임이 시장을 점령하게 됐다.

# 해외매출 비중 50% 넘겨

그러나 모든 업체들이 장기간의 개발 기간과 막대한 비용이 요구되는 대작에 매달릴 수 없다. 반면 해외 시장은 각지 유저 성향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 업체들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장을 찾아 도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대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고군분투하는 단계이지만 올해는 또 다른 변곡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넷마블게임즈를 비롯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형 업체들은 해외 매출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이에따라 몇몇 업체의 경우 국내 매출보다 해외매출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자체 개발 및 퍼블리싱, IP 등 다양한 작품을 내놓으며 모바일게임 사업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은 엔씨소프트가 올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크게 도약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에서 수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압도적인 규모의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주요 업체들이 해외 시장 성공 사례를 늘려가며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 하나의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앞서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은 글로벌 시장의 ‘파이어니어(개척자)’가 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고 수출 항로를 개척할 수 있는 성공 전략을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넷마블게임즈는 앞서 지난 2015년 캐주얼 게임 유력 업체 에스지앤(현 잼시티)에 150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최근 카밤의 밴쿠버 스튜디오를 인수키로 하는 등 서구권 대형 업체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특히 올해는 코스피 상장을 통해 해외 시장 개척 역량을 크게 키워갈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유명 IP ‘스타워즈’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스타워즈 포스아레나’를 론칭하는 등 글로벌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앞서 서구권 대형 업체 지분을 인수하며 경쟁력 확보에 공을 들여온 만큼 이 같은 행보 역시 탄력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또 한편으론 북미, 중국 등과 함께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일본 시장에서의 성과 역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론칭한 ‘세븐나이츠’가 현지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3위까지 진입하는 등 이례적인 흥행세를 기록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때문에 올해 이 같은 성공 사례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회사 역시 일본 시장을 위한 신작 ‘나이츠 크로니클’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만전을 기하는 중이다.

# MMORPG 시대 '활짝'

‘세븐나이츠’의 성과는 그동안 해외 진출 성공 사례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IP 파워와 무관하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유명 IP를 보유하지 않은 업체들의 개발력에 승부를 걸어볼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지난 2015년 등장한 웹젠의 ‘뮤 오리진(현지명 전민기적)’은 중국 시장에서 이례적인 성과를 거두며 우리 IP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다수의 업체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며 도전을 거듭하고 있으나 한편으론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는 냉담한 시각도 적지 않다.

중국 시장이 세계 최대 규모로 기회가 많다고 하지만 막상 도전에 나설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유통허가권을 의미하는 ‘판호’를 비롯한 자국 보호 정책이 우리 업체들의 기세를 꺾고 있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다.

또 사실상 중국 업체들의 기술과 개발력이 우리를 뛰어넘었기 때문에 경쟁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위기론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온라인게임 시장보다 유행의 흐름이 빠른 만큼 규모와 속도의 격차가 더욱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중국은 이보다 빨리 고도화가 진행됐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MMORPG의 경우 중국 업체들이 일찌감치 다수의 작품을 내놓으며 시장에 안착시킨 상태라는 것이다.

반면 국내 시장은 지난해 말 등장한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첫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또 이와 비견되는 기대작을 찾아보기 어려운 개척 단계로 중국 시장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그러나 ‘레볼루션’이 폭발적인 흥행세를 기록함에 따라 시장 지각변동이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당장은 막강한 기세에 밀려 정면승부를 피할지도 모르지만 결국 MMORPG 시장에 도전하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 중견업체들의 도전도 만만찮아

MMORPG 시장은 이미 중국 업체들이 득세하고 있는 상황이다. 룽투코리아의 ‘검과 마법’, 이펀코리아의 ‘천명’ 등이 매출 순위 10위권 진입에 안착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고 올해 역시 이에 못지않은 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과거와 달리 카카오가 이 같은 중국 업체들의 MMORPG를 적극적으로 공수하기 시작함에 따라 이 같은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네시삼십삼분과 함께 퍼펙트월드의 ‘의천도룡기’를 서비스하기로 한데 이어 라인콩코리아의 ‘여명’ 등 중국산 MMORPG를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밖에도 올해 게임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과거 모바일게임 시장 급성장을 이끌며 시장 흥행을 좌우했던 만큼 이 회사의 행보 역시 귀추가 주목된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수익형 광고, 초기 투자 성장펀드 등을 추진하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또 유저 유입 및 잔존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게임전문 채널 ‘게임별’과 함께 별도 설치가 필요 없이 카카오톡에서 바로 실행 가능한 ‘스낵게임’ 등을 도입했다.

그러나 올해 이 같은 시도가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대형 글로벌 업체들의 물량 공세를 뚫고 소기의 성과를 거둘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등 신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특히 지난해 돌풍을 불러일으켰던 ‘포켓몬 고’와 같은 모바일 AR 게임을 준비해왔다는 것이다.

올해는 드래곤플라이, 엠게임, 한빛소프트 등의 중견 업체들이 하나둘씩 신작을 선보임에 따라 새로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아직 시장 개척 단계인 만큼 파급 효과나 수익성을 가늠하긴 어렵지만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경험을 쌓아 도전을 거듭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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