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콘솔기반의 기기 속속 등장

 ‘PS VR’ ‘HTC 바이브’ 등 정식 출시…가성비 떨어져 대중화엔 다소 거리

최근 PC와 콘솔기반의 가상현실(VR) 기기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기존의 모바일기반 VR과는 차원이 다른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인 제품의 경우 콘솔게임 대표주자인 소니, 그리고 밸브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HTC가 각각 제작한 기기라는 점에서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 사양이나 퍼포먼스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 보다 발전된 형태의 VR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최소 1년에서 최장 3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VR분야 상용화 제품이 먼저 나온 플랫폼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시장이었다. 삼성전자와 구글을 중심으로 시작된 모바일 VR기기는 영상과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해 내면서 유저들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모바일 VR기기는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부분의 모바일 VR기기가 사양이 낮아 영상 감상 등에 적합할 뿐 제대로 된 게임 플레이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월과 11월 콘솔과 PC 플랫폼에서 구동되는 VR기기가 연이어 출시되면서 VR게임 시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 초반 반응은  일단 긍정적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의 ‘플레이스테이션(PS) VR)’와 HTC의 ‘HTC 바이브’는 국내에 정식 출시된 제품이다.

먼저 지난 10월 발매된 소니의 ‘PS VR’은 게임에 특화된 VR기기를 표방한 제품으로 ‘플레이스테이션4’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다. 이 기기의 최대 장점은 다양한 게임을 VR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제품 출시와 동시에 30개가 넘는 전용 게임을 함께 발매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HTC 바이브’는 지난 11월 ‘지스타 2016’ 현장에서 국내 출시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게임 유통서비스인 ‘스팀’을 운영 중인 밸브와 협력해 만들어진 이 제품은 PC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또 스팀을 통해 판매되는 VR모드가 게임을 바로 플레이 할 수 있으며 다수의 모션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모션 트레킹 정확도를 대거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현재 이 두 제품의 시장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PS VR’의 경우 초판 물량이 출시 당일날 매진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HTC 바이브’ 역시 125만 원이라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VR체험 행사가 열리면 두 제품을 체험해 보기 위해 관람객들이 대거 몰려드는 등 관심이 뜨겁다.

이들 제품을 사용해본 유저들도 기존과 게임과 다른 체험을 할 수 있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초기의 VR 하드웨어와 달리 어지러움 현상이 크게 줄었고 모션 트레킹 인식 성능이 많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즐길 수 있는 게임의 숫자가 많아지면서 지속적으로 VR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상용화된 제품들의 초기 프로토 타입과 비교해 혁신에 가까울 정도로 성능이 개선됐다는 점”이라며 “바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내년에 나올 타이틀까지 포함해 각각 200여개에 달한다는 것도 매우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 아직 갈 길 멀었다 평가

그러나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PS VR’의 경우 2세대 제품이 나와야 콘솔 기반 VR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란 혹평이 나오기도 했다.

그 이유는 제품의 가격대비 성능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성능의 VR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장비를 구매해야 하며, 그렇지 않고 가격을 내리는 순간 기대 이하의 퀄리티로 구성된 게임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PS VR’을 선택할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완성도에서 게임을 즐겨야 하고 고가의 ‘HTC 바이브’를 구매할 경우 즐길만한 게임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로 소니의 ‘PS VR’의 경우 제품 출시 이후 제대로 된 HD화질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 제품 하드웨어 성능 상으로는 풀HD(1920x1080)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지만 사용자가 경험한 환경은 사실상 이보다 훨씬 못한 720P(1280x720) 화질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HTC 바이브’의 경우는 화질의 뛰어나지만 125만 원이라는 가격이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 이 회사 역시 개인 사용자보다는 PC방이나 VR방 등 영업장에 집중적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이지만 VR방 역시 현재는 시범단계에 그치고 있다.

또 ‘HTC 바이브’의 경우 스팀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게임의 숫자가 한정적이라는 점 역시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스팀’에서 서비스되는 VR게임의 경우 입체 페인터, e스포츠 관전 환경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 ‘PS VR’보다 타이틀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 수요 확대 전망은 밝아

이같은 상황에서도 전문가들은 향후 VR게임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제대로 된 VR게임을 즐기기 위해선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새로운 시장으로 꾸준히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는 VR게임이 첫 걸음을 뗀 것이나 다름없으며 앞으로 계속 나올 하드웨어와 타이틀을 통해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된다는 것이다.

VR게임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게 된 지 이미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제대로 된 상용 제품이 나온 것은 채 1년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 가능성은 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오히려 1세대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PS VR’과 ‘HTC 바이브’가 당초 우려보다 더 나은 성능과 콘텐츠를 구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별도의 콘솔기기가 필요하고 낮은 해상도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PS VR’조차 게임의 완성도와 몰입도에 대해선 이렇다 할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성능 개선 등에 대한 지적은 계속 나오고 있지만 게임개발의 방향은 소니가 제대로 가고 있다는 평가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여기에 ‘HTC 바이브’ 역시 제품의 높은 가격이 문제가 될 뿐 퍼포먼스와 관련돼서는 이견이 없다. 구역 단위로 모션을 트레킹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다양한 액션을 취할 수 있고, 이는 곧바로 VR게임 개발에 있어 새로운 플레이 패턴으로 활용되고 있다.

VR게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콘텐츠와 관련해서도 많은 작품이 개발 중이라는 점에서 향후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 VR게임은 모바일과 온라인, 콘솔 등 전 플랫폼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아케이드 게임업계도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VR게임을 처음부터 즐기기 위해선 어떤 플랫폼이든 100만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해 이같은 진입장벽 해결이 우선일 것”이라며 “하드웨어 성능과 VR게임의 독창성은 이미 시장성을 검증받았기 때문에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가격을 절감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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