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등 실패사례 반복될까 염려…미래 위해 투자 계속해야

최근 게임업계에서 가장 핫한 이슈는 역시 가상현실(VR)을 기반으로 한 VR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VR관련 하드웨어가 보급되기 시작했고, VR하드웨어를 통해 즐길 수 있는 게임 역시 출시됐거나 개발이 진행 중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다양한 업체와 교육기관, 심지어 정부도 직접 나서서 VR산업에 대한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런 과도한 VR산업에 대한 관심이 큰 리스크로 작용해 게임 산업을 포함한 여러 산업의 시장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영화 ‘아바타’의 개봉 이후 주목을 받았던 3D 기술이 그것이다. 3D 영화를 필두로 주목을 받았던 3D 영상 콘텐츠는 영화와 TV, 게임 등으로 퍼져 나갔지만 현재 활성화에 실패한 산업 1순위로 손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VR산업, 특히 게임분야를 지켜보면 3D 영상과 같은 길을 충분히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일 것이다. 현재 대중화된 하드웨어 기기도 손에 꼽을 정도이며, VR 기능을 살린 콘텐츠의 경우는 더욱 더 손에 꼽을 정도이기 때문에 투입되는 산업적인 가치와 피부로 느끼는 시장의 구조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격차는 자연스럽게 시장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하고, 자연스럽게 시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큰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게임계는 이와 비슷한 사례를 이미 많이, 그리고 현재도 답습하고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필요한 게임패드가 보급된 이후 PC 게임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키보드와 마우스가 게임 조작에 사용되는 체제를 구축했다.

이후 게임산업에 있어 새로운 미래먹거리 산업은 ‘사용자가 직접 움직여 플레이’하는 모션 인식 시스템이었다. 물론 게임산업에 있어 모션 인식 시스템의 역사를 돌아보면 꾸준히 발전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대형 발판을 기반으로 게임 조작을 했던 '댄스 댄스 에볼루션'과 '펌프 잇 업'을 필두로 다양한 게임들이 발판을 기반으로 한 게임 조작 시스템을 선보였다. 그 이후 8방향 모션 센서, 닌텐도 ‘위’의 등장, X박스의 ‘키넥트’와 플레이스테이션의 ‘PS무브’ 및 ‘PS카메라’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들이 보급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모션인식 하드웨어의 보급은 이후 게임 콘텐츠 활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반쪽짜리라는 질타를 피하지 못했다. 유저들이 호기심에 게임을 플레이 하는 경우는 있지만, 고정 유저 층을 확보하는 데에 실패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게임 개발을 하지 않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모션 센서의 선례가 VR 시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부정적인 전망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본격적으로 시장 활성화가 시작된 2013년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대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없는 지지부진한 상태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이런 부정적인 분석과 전망에 대해 국내 시장에서만 유독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과정에서 실패에 대한 리스크는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비상식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앞에서 언급한 3D 기술과 모션 인식 기반 시스템 모두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기술 모두 다양한 산업으로 발전을 거듭해 이미 우리 실생활에 녹아들고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이미 3D 기술은 홀로그램 콘텐츠와 증강현실(AR) 산업으로 그 성과가 이어지고 있고, 모션 인식 기술 역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VR 기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VR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고 있지만, 동시에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한 정국과 VR 콘텐츠 분야가 연결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금까지 가까스로 쌓아올린 국내 인프라가 부정되는 일이 우려되고 있다. 말 그대로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한 부정적인 분석과 전망이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퍼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VR게임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계속 되어야 한다. 이는 비단 국내에서만 주목을 받고 있는 산업이 아니라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신사업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실패에 대한 리스크와, 부정부패에 따른 그릇된 인식만으로 트렌드를 쫓아가선 안된다는 식의 논리는 너무 많은 부분을 포기하며 돌아가라고 하는 것과 같다. 도려낼 부분은 도려내야하지만 살려야 하는 부분은 살려야하지 않을까.

[김정주 노리아 대표 rococo@nor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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