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아스 교수, 긍정ㆍ부정적 측면 다 필요… 중독ㆍ과몰입 용어 통일해야

엘리아스 아부자우디 스탠포드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

“현재 정신의학적 관점에서 인터넷 및 게임의 중독이나 과몰입에 대해 정확하게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인이나 결과의 상관관계를 유추할 수 있지만 완전히 구분할 수 없고 이에 대한 개선이나 치료 역시 연구가 더 많아져야 하는 단계입니다.”

엘리아스 아부자우디 스탠포드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는 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게임문화재단 국제 심포지엄 ’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문제성 게임사용 장애의 다양한 진단적 관점’을 주제로 의학적 관점에서 게임 및 인터넷 이용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에 대해 소개했다. 특히 긍정, 부정 모든 측면에서 진행되는 논의를 공유하며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신의학에서는 온라인 활동을 통해 억압에서 벗어나거나 정보 취득에 따른 역량 강화, 생산성 증가의 경제적 효과 등을 얻게 된다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인터넷 및 게임을 바라보고 있다.

반면 중독성에 대한 관점으로는 지나치게 오랜 시간 몰입하기 시작하고 온라인 사용시간에 대한 거짓말을 하고, 부정적인 기분을 탈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빠져드는 것 등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 메일을 보내거나 메신저를 이용하는 행위는 일상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이 같은 행동을 인터넷 중독 수치의 일부로 볼 것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는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를 논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는 또 정신의학과에서 성경처럼 여기는 ‘DSM’을 통한 정의 역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알콜을 비롯해 니코틴이나 마약 등의 중독자들의 경우 단번에 확실히 끊어버려야 한다. 그러나 인터넷 등은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된 만큼 균형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와 함께 중독이나 과몰입 등 여러 용어 및 표현에 대한 차이가 계속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술발전에 비해 연구 속도가 늦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센터 및 허브가 생기고 있으나 서로 소통이 원활하다고 보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 이 때문에 각각의 성과를 나누는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독 및 과몰입은 우울증이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의 공존질환을 겪게 되기 때문에 이를 먼저 치료하게 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그는 게임 및 인터넷을 끊거나 줄이려는 시도가 실패해 심각한 지경에 빠진 환자는 0.7%에 불과했다는 조사 결과를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환자의 비율은 연구별로 큰 편차를 보여 최대 26%에 달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온라인 이용에 따른 중독에 대해 면역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서서히 변해가는 것을 잘 모르기 때문에 성격이 어느 정도 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온라인의 성향이 오프라인 현실에서도 드러나며 서서히 사고와 행동이 변한다는 설명이다. 또 온라인은 누구나 쉽게 접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현실에서 반복적으로 쾌감을 추구하는 충동장애의 경우 보다 쉽게 대체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온라인에 빠져들게 된다고 그는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인터넷 및 게임 등 온라인 이용은 이처럼 긍정, 부정 모든 측면에서 다양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며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계속돼야 확실히 정의를 내리고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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