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스팟] 온라인게임 복고바람은 미풍?
[핫스팟] 온라인게임 복고바람은 미풍?
  • 이주환 기자
  • 승인 2016.10.06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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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니지’ 따라하다 줄줄이 멍들다
 ‘로한:오리진’ 등 3개월 반짝한뒤 소멸…사전 시장조사 등 준비없인 필패

 

온라인게임 1세대이자 지금까지도 최고로 꼽히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등 일부 작품들은 전성기를 새롭게 쓰며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는 소수의 사례일 뿐 대다수의 온라인게임은 과거의 호황기를 되돌리지 못하고 침체를 거듭하는 게 현실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의 황금시절을 재현하는 ‘클래식’ 서버를 오픈하며 인기 재점화 성공 사례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반면 이를 좇는 다른 업체들의 시도는 아쉬움을 남기는 상황이다.

이처럼 엔씨소프트의 성공과 타 업체들의 실패요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현재에서 찾는다. 지금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면 그 인기를 바탕으로 ‘복고풍’도 관심을 끌 수 있지만 이미 기억에서 잊혀진 작품에 복고를 입힌다고 해서 인기가 되살아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단순히 과거의 인기 재현이 아닌 그 속에서도 새롭게 역사를 써나가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온라인게임은 지난 10여 년 이상 우리 게임 산업을 지탱했다. 그러나 최근 모바일게임의 급격한 성장을 비롯해 시대의 변화에 직면함에 따라 이전의 위상이 퇴색한 것도 사실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은 대형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1년을 버티는 게 쉽지 않을 정도로 유행이 빠른 편이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의 변화에 휩쓸려 온라인게임까지도 더 이상 명맥을 이어가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신작 출시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1세대 온라인게임으로 꼽히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18주년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새롭게 등장하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인기작이다. 그러나 이 같은 ‘리니지’의 행보는 동시대 다른 작품들과는 거리가 먼 독보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대다수 온라인게임은 더 이상 분위기가 침체되지 않도록 현상을 유지하는 것조차 버거운 실정이다. 또 결국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고 서비스 종료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클래식서버' 기대 이상의 성공
이는 단순히 기존의 틀 안에서 콘텐츠를 다듬고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대세를 뒤집을 수 없는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서 십여 년 전 완성된 구조로는 최근 급변하는 유행 트렌드를 따라가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엔씨소프트가 지난 2014년 ‘리니지2’에서 오픈한 클래식 서버가 유저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새로운 성공 전략으로 급부상하게 됐다. 클래식 서버는 과거 10여년 전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추억으로 자리 매김한 시절을 재현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당시 클래식 서버 오픈 이후 일일 동시 접속자와 일일 접속 계정수가 각각 43.3%, 39.8%씩 증가했다. 특히 첫 번째 서버 ‘말하는 섬’은 30분 만에 최대 동접 수치에 도달하는 등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뜨거운 호응이 이어졌다.

이 회사의 새로운 시도는 과거 유저가 추구하던 성장과 커뮤니티 재미를 다시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그러나 사실 단일 서버로 운영되는 기획이었으나 예상 밖의 큰 성공을 거뒀다는 것이다.

‘리니지2’ 클래식 서버는 공개 서비스 첫날 휴면 유저 복귀율이 50%에 달했으며 신규 유저 18%, 기존 유저 32% 등으로 새롭게 유입된 유저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앞서 일반 서버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휴면 유저 복귀 혜택 ‘자유 모험 서비스’ 대비 약 20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상용화 이후에도 최대 동접을 유지하는 등 클래식 서버 열기는 지속됐다. 이는 한계치에 도달할 정도로 급격한 접속자 증가 속에서도 서버 다운 없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 것도 이 같은 성공의 비결로 꼽히고 있다.

내부적인 수치뿐만 아니라 PC방과 같은 외부 지표 역시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PC방 순위의 경우 클래식 서버가 오픈되고 12일이 지난 시점에, 10위권에 진입했다. 이는 마지막 10위를 기록했던 기간부터 39주 만에 달성한 수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것이다.

# '십이지천2' 영향력 미미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뿐만 아니라 ‘아이온’에서도 이 같은 과거 인기를 재현하는 ‘마스터’ 서버를 오픈했다. 마스터 서버 역시 관심이 급증하며 대기열이 발생했으며 연이어 긴급 신규 서버를 추가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앞서 소개한 ‘리니지2’는 온라인게임의 살아있는 전설 ‘리니지’ 후속작으로 3D MMORPG 시장을 열며 게임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아이온’ 역시 PC방 순위 160주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남긴 만만치 않은 대작이다.

때문에 이 같은 과거의 인기를 재현하는 시도가 유저들의 추억과 감성을 자극하며 이목을 끄는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지지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을 경우 아무리 ‘그때 그 시절’을 외쳐도 응답할 유저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엔씨소프트는 이처럼 전반적으로 침체를 거듭했던 것으로 평가되는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냈다. 이에 따라 다른 업체들 역시 과거의 인기를 재현하는 시도를 거듭하기 시작했다.

SG데이터 역시 지난해 온라인게임 ‘십이지천2’ 클래식 서버 서비스를 시작하며 이 같은 인기 대열에 합류하려는 시도에 나섰다. 알트원이 개발한 ‘십이지천2’는 지난 2008년 론칭된 장수 작품으로 클래식 서버 오픈 이후 3개월여 간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성공 사례에 비하면 규모가 작아 사실상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또 클래식 서버 오픈 이후 플레이 환경이 불안정하거나 운영의 문제가 발생해 더욱 관심이 멀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결국 지난 8월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서버 통합을 실시했다. 서버 통합 직후 인기 재점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으나 사실상 과거의 영광을 재현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이 같은 온라인게임의 황금시대 재현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과거 YNK코리아에서 사명을 변경한 플레이위드는 지난 6월 대표작 ‘로한’의 추억을 되살릴 ‘로한: 오리진’을 론칭하며 유저 몰이에 나섰다.

‘로한’은 지난 2006년 출시돼 10년을 넘기며 장수 작품 대열에 올라섰다. ‘로한: 오리진’은 이 같은 장수 작품의 초창기 세계관과 콘텐츠를 다시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PvP, PK 등 핵심 재미 요소가 보다 강화됐다.

이 작품은 첫날 유저가 1만명을 넘어섰으며 첫 주말 2만 여명, 20여일 만에 누적 가입자 5만 7000여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두 달여 간 매달 신규 서버를 오픈하며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 과거 능가하는 재미 줘야
그러나 ‘로한: 오리진’ 역시 3개월여 만에 서버를 통합하는 등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주 40시간 한정 이용 가능한 특별 서버 ‘탈리’를 오픈하며 인기 재점화를 꾀하고 있다.

넥슨의 근간이 되는 ‘바람의 나라’의 경우 오히려 유저들이 전성기를 되돌려 달라는 요구가 계속됐던 작품이다. 이 회사는 최근 20주년을 맞아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클래식’ 서버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시범적으로 공개됐던 것은 예상과는 너무 다른 제한적인 형태로 유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 회사는 마치 새로운 서버를 오픈하는 것처럼 홍보했으나 실제 등장한 것은 단순 맵 하나만 체험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제대로 된 시도가 아닌 긁어 부스럼과 같은 행보로 역풍을 맞은 것이다.

이처럼 사실상 온라인게임의 과거 전성기를 재현하는 것은 엔씨소프트와 비견되는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후속 주자들의 도전에 대한 가치는 높게 평가할 만하지만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 같은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문에 이 같은 시도가 계속되면서 각자의 장점을 찾아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 유행이 돌고 돈다는 말이 있지만 이를 단순히 과거의 것을 그대로 베끼는 수준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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