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차기 대회 홍보에 대거 등장…우리는 왜 못하나 아쉬움 커

세계인들의 축제로 불리는 ‘31회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이 16일의 일정 끝에 마무리됐다. 이번 올림픽은 행사 시작 전부터 마무리까지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사건, 신기록 등이 세워졌다. 특히 게임인들에게 이번 올림픽은 특별한 장면을 통해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바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폐막식에서 공개된 도쿄 올림픽 티저에서 5개의 문화 콘텐츠 캐릭터 중 2개의 캐릭터가 게임에 등장한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반다이남코게임즈의 ‘팩맨’과 닌텐도의 ‘슈퍼마리오’가 일본의 대표 캐릭터들인 캡틴 츠바사, 헬로 키티, 도라에몽과 같이 티저에 출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슈퍼마리오의 경우 티저 영상의 마지막을 장식함은 물론이거니와 캐릭터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대형 배관을 활용해 도쿄에서 리우데자네이루까지 단번에 이동해 캐릭터에 대한 특징과 일본만의 캐릭터 파워를 동시에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팩맨의 경우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권에 '아케이드 게임'을 확산시킨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팩맨은 반다이남코가 무기로 내세우고 있는 서구권에서의 인식을 대부분 정립한 작품임과 동시에 '귀여운 캐릭터가 유저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인식을 세워준 첫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슈퍼마리오는 추가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게임계의 아이돌이라고 할 수 있다. 닌텐도가 현재까지 다양한 시리즈를 내놓고 있지만 슈퍼마리오만큼의 인지도와 매출, IP파워를 가지고 있는 작품은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현재도 게임 캐릭터 중 맏형으로 인정받고 있다.

올림픽 유치 전부터 내외부적인 논란이 있었던 일본이지만, 이번 올림픽 티저 영상을 통해 이미지 개선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동시에 너무 과하게 활용하지 않아 올림픽에 대한 기대와 일본 특유의 색채를 전달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포켓몬스터’의 캐릭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2020년 도쿄 올림픽과 캐릭터에 대한 인식, 긍정적인 메시지 전달 등 3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는 점이다. 최근 ‘포켓몬GO’와 같은 광풍에 가까운 인기에도 불구하고 ‘포켓몬스터’ 관련 어떠한 캐릭터나 묘사도 등장하지 않은 점은 특이한 점이라는 평가다.

어떻게 보면 ‘포켓몬스터 없이도 충분히 일본과 올림픽을 홍보할 수 있는 캐릭터는 많다’라는 것이 일본의 생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일본은 ‘포켓몬스터’ 뿐만 아니라 올해에도 다양한 신작 게임과 문화 콘텐츠 결과물을 쏟아내며 새로운 시리즈에 대한 글로벌 단위의 흥행을 달성하고 있다.

이런 결과물은 또 다른 게임 강국이라고 자평해 왔던 한국에게 여러 가지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과연 한국이 자국의 국제 스포츠 대회를 홍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이렇게 캐릭터들을 활용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물론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일본은 이미 캐릭터 강국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한국은 이렇다 할 캐릭터를 내세울 수 없기 때문에 전혀 다른 케이스’라는 지적이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의 절반 이상을 게임 산업이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문화 콘텐츠 산업이 새로운 먹거리 산업이라고 주구장창 외치고 있는 정부지만 이렇게 실질적인 활용 면에 있어서는 옆 나라이자 라이벌인 일본의 결과물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무조건 일본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한국만의 콘텐츠 산업을 활용한 결과물을 이제는 글로벌 단위로 공개하고 평가를 받아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가져본다.

[김학용 SD엔터넷 대표 ceo@sdenter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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