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상용 작품 속속 등장 할 듯

한빛 등, 대대적인 투자 '결실'… 정부도 적극지원 태세,가시권 임박

올해 게임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가상현실(VR)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VR산업은 게임업계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드라이브를 걸면서 강한 지원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가상현실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게임은 가장 주목받는 분야다. VR의 독창적인 요소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런 폭발적인 성장세를 오히려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자칫 잘못했다간 과거 3D TV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거품만 크게 일어날 뿐 실질적인 시장형성에는 실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VR게임은 지난 2012년 ‘오큘러스 리프트’의 등장 이후 업계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직접 게임 속으로 뛰어들어 플레이하는 듯한 체험은 VR게임의 최대 강점으로 주목 받으며 지난 4년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왔다.

VR게임의 상용화는 원래 지금보다 1~2년 더 앞당겨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VR기술의 최대 단점인 사용자의 움직임을 트레킹하는 기술을 새롭게 적용시키면서 비용과 시간이 발생하게 됐고, 보다 높은 완성도의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 출시가 연기되면서 올해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상용화를 위한 VR게임 연구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에서 VR게임이 주목을 받았던 2012년과 비교하면 몰입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사실성과 개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편리성 모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특히 VR게임의 가장 큰 단점으로 여겨지고 있던 어지럼증과 관련해서는 모션 캡쳐 기술이 더해지면서 많은 부분 해결됐다.

# 게임학회등 VR게임 연구 활발

이런 연구 움직임은 VR 하드웨어 업체와 게임 개발업체, 그리고 그래픽 카드 제조업체가 나서서 주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래픽 카드업체의 경우 보다 효율적인 개발 환경을 구축하는 데 성공하면서 VR게임 개발 환경을 크게 발전시켰다.

이렇듯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다양한 컨퍼런스와 연구 등을 통해 VR게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게임학회와 한국VR산업협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등 협단체들이 적극적으로 VR시장에 대한 연구와 컨퍼런스를 주도하면서 VR게임에 대한 활용 방안과 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견 조율에 나서고 있다.

이와 동시에 정부에서도 VR게임 분야를 신성장 산업으로 보고 육성 및 지원 움직임을 보이면서 기술 연구 및 게임 개발에 그 어느 때보다 긍정적인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먼저 미래창조과학부는 VR 콘텐츠를 개발하는 업체들과 만나 간담회를 갖고 VR을 포함한 신성장 산업에 80조 원의 정책 금융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경기콘텐츠진흥원은 문화창조허브를 통해 VR산업 동향 특강 및 제작 교육 과정을 진행 중에 있다. 경기콘진원은 이번 교육을 통해 전문가와의 소통과 강연을 통해 보다 많은 개발자들이 VR게임 개발에 가능성을 가지고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경기콘텐츠진흥원 한 관계자는 “현재 VR산업은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시장 규모만 해도 올해 약 4조 300억 원, 2020년에는 160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이번 교육 외에도 게임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육성을 하는 정부기관으로서 신성장 산업에 대한 다양한 계획을 구상 중에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의 VR 시장 진출 역시 올해 초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에서 VR게임 개발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중견 업체들이다. 이에따라 시장 규모와 흥행 가능성을 알아볼 수 있는 데이터는 하반기부터 하나둘 나오게 될 전망이다.

# '스포VR' 실체 드러낼 듯

먼저 드래곤플라이는 최근 종합 게임쇼 ‘플레이엑스포’에서 최초로 ‘스페셜포스 VR’을 공개했다. 이 회사는 이를 기점으로 연내에 ‘스페셜포스 VR’과 ‘또봇’의 판권을 활용한 VR게임을 출시한다. 특히 ‘또봇 VR(가제)’의 경우 모바일과 VR 모드를 모두 지원하며, 옵션 선택에 따라 각 플랫폼에 맞는 내용을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할 예정이다.

엠게임 역시 올해 하반기를 스타트라인으로 잡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콘솔 버전으로 개발되는 ‘프린세스 메이커 VR’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전에 모바일 VR게임 ‘갤럭시 커맨더’를 출시할 예정이다. ‘갤럭시 커맨더’는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반응과 VR게임의 시장성을 파악하기 위해 준비한 타이틀이다.

한빛소프트도 VR 개발사인 스코넥엔터테인먼트와 협업을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헬게이트 VR’과 ‘쿠킹 오디션’등 총 5개 이상의 VR게임을 시중에 출시된 VR 하드웨어에서 구동되도록 개발 중이다.

사실, VR 게임 개발과 관련해 국내에서는 대형업체가 아니라 인디게임 개발사나 소규모 개발팀을 통해 결과물이 나온 바 있다. 이미 1인 개발사인 스튜디오HG는 ‘스매싱 더 배틀’을, 핸드메이드게임즈는 ‘룸즈’를 오큘러스 리프트 론칭 타이틀로 포함시키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GDC 등 컨퍼런스 등을 통해서도 다양한 정보를 주도적으로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견 업체들이 뒤이어 시장의 확대와 본격적인 국내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작년부터 VR개발을 공표했던 업체들이 첫 작품을 연내 선보인다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는 국내 VR시장에 있어 본격적으로 상용화 작품들이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반응과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모바일로의 전환이 늦었다고 평가 받고 있는 중견 업체들이 대거 VR시장에 도전장을 내놓고 있어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미완의 시장' 경고의 목소리도

하지만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시장의 활성화에도 불구하고 불안요소가 산재해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재 VR시장은 가능성 하나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는 얘기다. 이제 출발 단계로 초기에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VR시장은 대부분의 작품들이 모바일 디바이스에 집중이 돼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의 경우 PC 기반 VR기기와 콘솔 기반 VR기기가 출시 예정이긴 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보급조차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들이 모바일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개발 중에 있다.

특히 모바일 VR기기의 경우 게임분야 보다는 영상 등 단일방향 소비 콘텐츠에 집중이 돼 있어 게임 분야가 얼마나 효과를 볼 지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아직 모바일 VR 기반 게임들의 경우 직접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조작과 관련해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역시 월간보고서 ‘KOCCA 포커스’ 2호를 통해 국내 VR시장이 처음에는 대중화에 실패할 것이며 그 이후 시장 확대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현재 VR게임은 고가의 장비,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 착용의 불편함 등으로 대중화에 실패하고 일부 게이머들로 수요가 한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물론 중견 게임 업체 및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VR게임 개발 조기 착수를 비롯해 충분한 그래픽 자원, 수준 높은 개발 인력, 연계가 용이한 VR 기기 벤더 존재 등을 근거로 점차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KOCCA 포커스’ 2호 역시 VR 헤드셋과 모션인식 센서가 활용되는 롤러코스터 ‘갤럭티카’와 전투기를 타고 외계 침입자와 싸우는 ‘더 뉴 레볼루션’ 등을 예로 테마파크 및 아케이드와의 연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활성화 등의 문제로 VR게임이 3DTV와 같은 길을 밟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VR게임 자체가 기존에 없던 몰입도를 바탕으로 현재의 위치까지 성장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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