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사태는 안타까운 일 ...기업 활동 위축될까 우려

[모인의 게임의 법칙] 진경준 검사장의 넥슨 비 상장 주식 특혜 매입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정부는 이에따라 공직자 윤리위원회의 조사 착수를 통해 진 검사장의 특혜 시비 여부를 따져 보겠다는 것인데, 법원 주변에서는 검찰 수사가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반응이 우세한 것 같다.

이렇게 될 경우 진 검사장의 검찰 수사 뿐 아니라 특혜 시비의 단초를 제공한 넥슨에 대한 수사 또한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넥슨의 기업 활동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법원 안팎에서 진 검사장에 대해 특히 주목하고 있는 부문은 주식 매입 경위와 매입 자금 출처다. 또 직무와의 연관성 여부도 검찰수사 향배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선 그렇게 드러난 것이 없다.  다만 그가 2009년 벤처 기업들의 주식 소유와 관련해 여러 조사 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넥슨을 배후에서 특별히 봐줬다는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공직자 윤리위는 진 검사장의 주식 매입 자금 출처와 매입 경위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소위 검사장급에 있는 사람이 잘 나가는 벤처 기업에 투자해 엄청난 돈을 손에 쥐었다는, 국민 정서상 다소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 발생하긴 했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란 점이다.

솔직히 약간의 석연찮은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진 검사장이 넥슨의 주식을 매입한 시점인 2005년은 넥슨이 아주 잘 나가던 때라는 점을 상기해 보면 어떻게 그 시기에 진 검사장이 넥슨 주식을 소유하게 됐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하지만 당시 벤처업계의 행태를 보면 그렇게 낯선 풍경은 아니라는 게 벤처업계 안팎의 시선이다. 즉 지우들끼리 비상장 주식을 사고 파는 일은 약간 과장하면 허다 했다는 게 그 당시, 현실적인 얘기다.

그렇다면 진 검사장이 넥슨의 주식을 얼마에 사들였느냐는 것인데, 이 부분은 상당히 예민한 사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진 검사장의 발언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예컨대 잘못 밝혔다가는 넥슨측으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시비에 걸려들 수 있고, 그렇지 않을 땐 진 검사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워  검찰 수사로 비화될 도화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 검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 여부는 이달 말쯤이면 최종 결론이 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론과는 달리 특별한 사안이 발견되지 않을 땐 ‘남이 잘 되니까 배가 약간 아픈’ 사안으로 매듭지어질 것이고, 그렇지 않을 땐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이번 사안을 지켜 보면서 굳이 왜 이 시점에서 진 검사장 사건이 불거져 나왔느냐는 시기론에 대한 의문이다. 그 때문인지 게임계에서는 정권의 화살 촉이 진 검사장에  머물지 않고,  게임계를 조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 근거 중 하나가 현 정부 정책에 대해 뒷짐을 져 온 넥슨에 대한 괘심죄다. 이를테면 창조 문화 경제 실현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에 게임 대기업인 넥슨이 그동안  수수 방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 눈밖에 났다는 관측이 그 것이다.

또 하나는 JJ(김정주 NXC회장)에 대한 청와대의 심한 거부감이다. 일설에 따르면 청와대의 초치에도 일절 반응이 없었다는 설이 파다하다. 이에 대해 정부측에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넥슨이 보여준 기업 행보는 아주 평상 걸음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청년실업 및 스타트업 기업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움직임과는 대조를 보였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방일 때에도 현지 기업이 있는 넥슨(넥슨 재팬)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점도 청와대에 서운함을 안겨줄 수 있었지 않았겠느냐는 견해도 있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런 믿지못할 여러 설들이 사실 관계 여부를 떠나 업계에 증폭되고 회자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 검사장의 특혜 시비 논란이 터져 나온 것은 매우 우려스런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잘못됐다면 바로 잡아야 하고 죄를 졌다면 무겁게 그 죄 값을 달게 받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로인해 게임업체들의 기업 활동이 위축되선 곤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정치권에서 기침을 하면 산업계는 감기가 걸릴 정도로 그 파급력에 의한 영향이 적지 않는 게 다름아닌 게임계다.

진 검사장의 특혜시비 논란은 솔직히 게임계의 부정적인 암초가 드러난 게 아니라 아주 개인적인 문제라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전선을 확대하기 보다는 서둘러 매듭 지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또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도 해 봤다. 진 검사장이 먼저 젊었을 때 넥슨이라는 벤처기업에 투자를 했는데 그게 눈덩이처럼 커져서 1백20억원에 달하는 큰 돈을 쥐게 됐다면서 그래서 그 돈을 이번 기회에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며 진 검사장이 신문 지상에 밝혔다면 어땠을까.

공인이라면 민심을 바라보고 읽을 줄 알아야 하지 않았을까. 언필칭 이번 사태는 넥슨이 원치 않게 끼어든  오비이락의 사건이라고 믿고 싶다.  

뉴스1 에디터/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inmo@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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