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도전, 그리고 시련의 극복

 10조 시장 일구며 일취월장각종규제치열한 경쟁 넘어서야

 

더게임스가 창간 12주년을 맞았다. 게임산업은 그동안 상전벽해란 말을 실감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왔다. 내수시장 규모는 물론 게임의 국제적 위상도 크게 신장됐다. 밀알이 있고 산업 지킴이들이 있어 이처럼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사행과 폭력성 중독성에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특히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에 따른 사회 여론은 위기감을 느낄 만큼 게임계를 압박했다. 그러나 게임계는 이를 지혜롭게 헤쳐 왔으며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지난 12년의 게임계를 들여다 보며 이를 온고 지신으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 순간 들의 사진을 모아 소개한다. <편집자>

  

 게임산업협회 출범업계 구심점 마련

2004

그동안 업계의 숙원 사업이었던 게임 민간단체가 우여곡절 끝에 출범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로 명명된 이 단체의 초대 회장은 김범수 당시 NHN 대표가 맡았다. 이후 김영만(전 한빛 소프트 회장) 권준모(현 네시삼십삼분 이사회 의장) 김정호(전 한게임 대표)김기영(현 한빛소프트 사장) 회장으로 바통이 이어졌다.

협회는 지난 2013년 이례적으로 정치권 인사인 남경필 의원( 현 경기도지사)를 회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협회의 명칭을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로 변경하는 등 업계의 기대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 논란을 빚기도 했다.

지난해 남경필 회장의 뒤를 이어 네오플 고문을 맡고 있던 강신철 회장이 협회를 대표하고 있다. 7월 취임 1년을 맞는 강 회장은 자율규제에 초점을 맞춰 협회를 이끌고 있으나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개막

2005

그간 국내에서 열렸던 크고 작은 게임 전시회들을 하나로 합쳐 세계적인 컨벤션 사업으로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된 게 지스타.

지스타는 첫해 국내외에서 15만명이 참관하고 해외 33개국에서 80여개 업체 2000여명의 바이어가 다녀가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지스타2009년 부산시로 개최지를 옮긴 이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3년에는 주관부서가 콘텐츠 진흥원에서 게임산업협회로 이관되기도 했다. ‘지스타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부산시 뿐만 아니라 성남시 등이 지스타를 유치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1회째를 맞이한 지스타는 관람객 21만 여명이 다녀가는 등 수확을 거뒀다고 주최측은 밝혔으나 내용면에서는 다소 부실했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특히 메이저들이 대거 불참, 아쉬움을 안겨주기도 했다.

 

 게임계 초토화시킨 바다이야기

2006

전국을 강타한 바다이야기 사태는 한창 잘 나가던 게임계를 강타하면서 한 순간에 아케이드게임업계를 비롯한 게임계를 초토화시켰다.

이 사태로 인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정부의 태도 또한 아주 냉랭하게 바뀌었다, ‘육성에서 규제로 돌아서게 된 것. 당시 게임산업진흥법이 제정을 앞두고 있었으나 이 여파로 입법안이 제정되기도 전에 손질이 가해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특히 아케이드 게임업계는 바다이야기사태로 뿌리채 뽑혀 아직까지도 그 후유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후 정부와 정치권은 게임산업계를 겨냥해 각종 규제책을 쏟아 내는 등 게임 억제책을 추진, 논란을 빚기도 했다.

 

게임산업진흥원 출범, 게임 전문기관 역할

2007

1999년 설립된 게임종합지원센터를 시작으로 산업 인프라 구축에 매진해 온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2007년 한국게임산업진흥원으로 개편됐다. 그러나 불과 2년 만인 2009문화산업진흥 기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게임산업 진흥원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통합되는 비운을 겪어야 했다.

업계에서는 이로인해 게임산업을 위한 정책이 혼선을 빚고 산업 현장의 민원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며 게임산업 진흥원의 부활을 요구하기도 했다. 현재 이 문제는 잠재돼 있는 상태. 정부 일각에서도 게임산업을 위한 특단의 지원 대책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또 더불어 민주당과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이 문제를 심도있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체부미래부 등 주무부처 재편

2008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정부의 출범으로 게임산업을 담당하는 정책 시스템 역시 전면적인 변화를 맞았다. ‘작은 정부 구현이란 취지에 따라 정보통신부가 폐지됐으며 거대 문화체육관광부가 출범했다.

아울러 게임산업진흥원, 문화콘텐츠진흥원 등 산하기관 통폐합이 급물살을 탔고, 모바일게임협회 역시 게임산업협회에 예속되게 됐다.

그러나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핵심 정책인 창조 경제란 기치 아래 미래창조과학부가 과학기술정책 및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사무를 관장하게 됐다. 결국 이같은 업무 조정은 게임 주무부처 논란으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문체부와 미래부가 콘텐츠 산업 육성 등을 위한 포괄적인 협력 관계에 나서는 등 다소 모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e스포츠에 찬물 승부 조작 파문

2009

게임 산업의 새 시장을 형성하며 빠르게 저변을 넓혀 온 e스포츠가 불법 도박 등과 연루된 승부조작 스캔들로 업계는 물론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이 사건은 당시 개인리그 우승 등으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던 마재윤이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큰 파문이 일기도 했다. 당시 사회 분위기는 e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프로게이머에 대한 인식이 매우 긍정적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안겨주기도 했다.

또 지난해 다시 승부조작 문제가 불거지면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e스포츠계 안팎에서는 승부조작의 꼬리를 자르기 위해서는 프로 게이머들의 소양 교육과 함께 정식정목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명예가 없는 대회와 선수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교훈을 다시한번 보여준 것이다.

 

 청소년보호 명분 셧다운제충격

2010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의 학습권을 보호한다는 논리로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청소년보호법개정안을 추진,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안은 당시,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과몰입 대책을 내놓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게임에 대한 이중규제를 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로서 이른바 셧다운제로 불리는 제도가 시행되기 시작했다. ‘숏 다운제는 그러나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전시 행정만 보여주는 꼴만 연출하게 됐다. 그러나 게임계에는 마치 주홍글씨를 가슴에 새기는 상황이 됐고 끝내 최근에는 사회의 4대 중독 물질로서 게임이 지목되는 기폭제로 작용하게 됐다. 게임계의 대표적인 규제법에 의한 제도 시행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정부와 업계가 폐기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모바일 오픈마켓 개방 폭발적 성장

2011

사전등급 심의를 이유로 폐쇄됐던 모바일 오픈마켓이 전격 개방됨에 따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됐다. 특히 이는 이동통신 마켓의 제약을 뛰어넘는 기폭제로 작용하게 된다.

외국 게임업체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게 이루어지게 됐다. 내수시장을 내줘야 했고 심의 문제도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규모는 급격하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또 일부 국내 업체들은 이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했다.

이같은 오픈 마켓의 최대 수혜자는 선데이토즈, 데브시스터즈, 파티게임즈 등으로 이들은 이를 기반으로 코스닥 입성이라는 꿈을 이뤘다. 하지만 파티 게임즈 선데이토즈 등은 기업공개라는 이름이 퇴색할 만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게임계의 이단아란 비난을 사기도 했다.

 

 넥슨, 라이벌 엔씨소프트 인수 충격

2012

게임계는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 14.6%를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라섰다는 뉴스를 접하고 큰 충격에 빠졌다. 도저히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영원한 라이벌이 한 식구가 됐기 때문이다. 양사는 글로벌 시장 대응을 위한 전략적 제휴 및 대형 M&A를 추진하기 위해 합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초의 뜻과는 달리 두 회사의 협업은 순탄치가 못했다. 또 넥슨이 기존 단순 투자의 입장에서 경영권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방침으로 선회하자 양측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양사는 결국 3년여 만에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 전량을 매각하며 불편했던 동거를 끝내기로 합의함으로써 이룰 수 없는 결합에 대한 종지부를 찍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의 힘을 빌어와 양사의 새로운 관계정립을 예고해 주기도 했다.

 

 부정적 인식 속에 첫 역성장 경고등

2013

신의진 의원(새누리당)이 게임을 4대 중독 물질 중 하나로 규정한 중독 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을 발의해 업계를 경악 속에 빠뜨렸다.

이 같은 부정적인 여파로 인해 결국 게임산업 규모는 전년 대비 0.3% 감소한 97198억원에 그치는 역성장을 기록해 큰 충격을 안겨줬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전년대비 190.6%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침체 분위기에 빠졌다는 점에서 우려의 기색은 가시지 않았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4년 게임산업은 전년 대비 2.6% 성장과 함께 99706억원으로 10조원 시대를 눈 앞에 두게 됐다. 최근 모바일게임의 폭발적인 성장세 둔화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으나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개척으로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 웹보드게임 향해 칼 빼들어

2014

바다이야기사태 이후 계속된 사행성 게임에 대한 규제 방침의 기조는 결국 지난 2014년 온라인 웹보드게임 규제라는 초유의 사태를 야기 시켰다. 정부는 성인이 즐기는 웹보드게임에 대해 1회 베팅 한도 및 지정 매칭 금지 등을 골자로 한 규제안을 마련, 시행에 들어간 것..

이 같은 여파로 인해 NHN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웹보드게임 업체들은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등 극심한 매출 부진에 시달려야 했고 이로인한 투자 선순환 구조는 와해 일보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최근에는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소셜 카지노를 비롯해 모바일 보드게임으로 눈길을 돌려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문체부가 규제 2년 만에 최근 개선 안을 마련, 시행에 들어감에 따라 이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은 기회의 땅그리고 경쟁자

2015

웹젠의 온라인게임 판권을 활용한 모바일게임 뮤 오리진이 중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급격하게 성장하는 중국시장을 겨냥한 업체들의 도전 또한 활발하게 진행됐다.

또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 등 주요 업체들 역시 강력한 IP를 활용한 신작을 준비하기도 했다.

올해는 이 같은 도전이 결실을 맺어 중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는 한해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여기서 중국을 보는 시각은 두가지란 점이다. 하나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강력한 라이벌로 우리의 숨통을 조이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에따라 중국을 극복할 수 있는 해법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결국 독이냐 약이나는 순전히 우리가 하기에 달려있다는 뜻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