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문용식 더민주당 고양시 덕양을지구당 위원장,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김기만 전 게임물등급위원회 위원장.

문용식․김병관 20대 국회 입성 유럭

지역구 및 비례대표 통해…김기만 전게임위원장도 여의도행 가능성

 

그동안 게임업계의 숙원이었던 게임계 출신 정치인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병관 웹젠 이사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 비례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나우콤 대표 출신인 문용식 더민주당 고양시 덕양을지구당 위원장도 공천을 받게 되면 의원배치에 도전장을 낼 수 있다. 또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의 선거운동 대변인이었던 김기만 전 게임물등급위원장도 공천을 받을 수도 있어 지켜봐야 한다.

이 들 중 한 사람만 당선이 된다 해도 게임업계로서는 오랜 숙원을 푸는 셈이 된다. 하지만 누가 국회의원이 된다 해도 게임계의 입장에서 직접적으로 편을 들어주는 것은 현실적인 벽에 막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게임업계 출신으로 정치인을 배출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지난 달 3일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어수선한 더불어민주당이 두 번째 영입인물로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을 발표하면서 게임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김 의장은 국회 당 대표실에서 문재인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더민주당 입당을 선언했다. 김 의장의 입당은 최근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에 이은 문재인 대표의 인재 영입 2호였다. 특히 게임계 인사를 영입하는 이례적인 행보로 이목이 집중됐다.

최근에는 문용식 전 나우콤(현 아프리카TV) 대표가 더민주당 고양시 덕양() 지역위원장과 디지털소통위원장을 맡으며 여의도 입성을 꾀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또 김기만 전 게임물등급위원장이 더민주당 대표 수석대변인을 맡아 활동함에 따라 그의 비례 대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 경영인에서 정치인으로

먼저 가장 큰 이슈를 몰고 온 김병관 의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벤처기업 솔루션홀딩스를 공동창업했다. 이후 2003년 솔루션홀딩스를 NHN에 매각하면서 NHN 초기 멤버로 합류하게 됐으며 NHN게임스 대표로 게임 사업을 이끌기도 했다.

또 지난 2010NHN게임스와 웹젠이 합병함에 따라 김창근 전 조이맥스 대표와 함께 합병법인 웹젠의 각자 대표로 활동했으며, 2012년부터 웹젠 이사회 의장으로 직책을 바꿨다. 최근 웹젠이 온라인게임 판권(IP) 제휴를 통한 모바일게임 뮤 오리진을 성공시킨 만큼 김 의장에 대한 관심도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김병관 의장은 이날 흙수저, 헬조선, 노오력 등 현재 세태를 반영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신조어들을 언급하며 벤처 창업 및 회사 경영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업계는 그가 국회의원이 될 경우 당장은 아니지만 적당한 시기에 게임계의 편이 돼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문재인 더민주당 전 대표.

김 의장은 최근 국회의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 컨퍼런스에 나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라는 주제의 강연을 하며 게임인으로서 겪었던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게임은 한국의 차세대 동력원이자 문화콘텐츠산업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마약과 동급으로 치부되고 있다이런 잘못된 인식으로 게임산업과 업계 관계자들이 손가락질 받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그는 “IT라고 하면 기술산업의 전위를 담당하는 세련된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게임산업은 하이테크 노가다로 대표되는 고된 노동으로 점철돼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산업이 잘못된 인식으로 손가락질 받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강연 이후 진행된 토론회에서도 업계의 한을 품고 있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며, 정치를 계속 하는 한 이러한 부분을 꼭 신경 쓰겠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김 의장은 현재는 당에 이바지하는 것이 선결과제이기 때문에 행동에 나서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정치를 계속하게 된다면 업계의 목소리를 반드시 신경 쓸 것이라며 우리 게임인들은 다들 을 품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에 독하게 마음먹고 있다고 말했다.

 # 업계 대표성에 대해선 '글쎄'

하지만 김 의장이 과연 게임업계를 대표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라가지 논란이 있다. 그가 15년간 게임업계에 몸 담아 왔다고 하지만 대외할동에는 거의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그가 여의도에 입성한 이후 과연 게임업계의 입으로서 얼마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김 의장 이전에도 몇몇 게임계 인사들이 정치권에 발을 들인 적이 있었으나 그 흔적 찾기란 강에 돌 던지기 수준에 그쳐 왔다는 점에서 김 의장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하기에는 왠지 모르게 한 참을 앞서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게임산업협회장을 맡았을 때도 중진의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입법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정치 초년생인 김 의장에게 큰 기대를 거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반대로 게임계 인사로 정계에 몸을 담게 된 만큼 김 의장을 검증하기 위한 냉혹한 통과의례가 남아 있어 이같은 집중포화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김 의장의 NHN게임스 대표 시절을 언급하며 웹보드게임 사업과 도박사건사고 등을 엮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 의장 다음으로 여의도 입성이 가장 유력시되는 인물은 더민주당의 문용식 고양덕양을 예비후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서울대 출신으로 함께 민주화 운동을 했던 선후배들과 꾸준히 교류해왔으며 나우콤 대표 자리를 과감히 박차고 나와 정치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정치권에서의 그의 인맥은 김병관 의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고 깊다고 할 수 있다. 또 고양시 덕양을을 지역구로 삼아 수년간 터를 닦아 왔다는 점에서 당선가능성도 적지 않다.

여의도를 향한 그의 도전도 활발한 상황이다. 문 예비후보는 최근 지역발전 공약 덕양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등 지역구민들의 표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영수완에다 탄탄한 인맥

문 예비후보는 최근 고양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대한민국 발전이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분당, 판교, 수원 등 동남축으로 이루어져 왔다통일시대를 대비하고 경기남부와 북부의 균형발전을 위해 덕양을 수도권 발전의 새로운 축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용식 더민주당 덕양을지구당 위원장.

그는 또 덕양의 미래는 덕양이 지닌 장점인 훌륭한 생태환경, 풍부한 역사문화 유산, 편리한 교통입지 등 세 가지 천혜의 자원을 살리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대곡역, 능곡벌, 행주권역을 아우르는 드넓은 지역에 글로벌·의료·생태·문화가 어우러진 덕양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향동·원흥·삼송·지축지구 입주 예정 13만여 명의 교통수요에 대한 대책으로 서울 경전철 서부선 연장 계획도 제시했다.

문 예비후보는 지난 2011년 민주당 인터넷소통위원장으로 영입돼 80만 국민선거인단이 참여한 모바일투표를 이끌었으며 현재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소통위원장과 덕양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기만 전 게임물등급위원장도 이번 20대 국회에 입성할 수 있을 지 관심사다. 그는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가 당권에 도전할 때 선거캠프 대변인을 맡아 많은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이전에도 김대중 정부시절에 청와대 대변인을 맡는 등 정치권과 오래전부터 함께 교류해 왔기 때문에 인맥도 넓은 편이다.

특히 게임위원장 시절 업계와 많이 소통하며 규제보다는 진흥쪽에 무게를 뒀다는 점에서 그가 여의도에 입성할 경우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각에서 게임업계에 많은 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게임스 김병억 대기자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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