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8대 한국게임학회장에 이재홍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선출됐다. 7대 회장을 역임했던 그가 또다시 회장을 맡게 됐다.

게임 산하 기관 및 단체들이 아무도 회장을 맡겠다는 사람이 없어 외부에서 정치인을 영입하는 등 전전긍긍하던 모습과 비교하면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학회나 협회의 장이라는 것이 얻는 것 없이 바쁘기만 하고 잘하면 당연한 것이고 잘못하면 모두가 네 탓으로 돌리는 게임계의 분위기에 선뜻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그런 자리를 다시 맡겠다고 나선 그의 용기가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게임학회가 보여준 행보는 말 그대로 학회 생존을 위한 안간힘의 그 모습, 그리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게임계의 풍토 때문인지 존재감 조차 드러내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 회장이 학회를 맡고 나선 이후부터 변화의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학회란 학문에 종사하는 학자와 그 관계자들이 각자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이에 대한 근거와 논거를 찾고 토론을 벌이는 단체라 할 수 있다. 특히 게임학회는 게임 개발 이론은 물론 게임으로 빚어지는 사회 현상과 산업적 가치에 대한 천착에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에서 그 책무 또한 가볍다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게임학회는 그간 있을 곳에 있지 않았으며, 목소리를 내야 할 곳에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산업이 동쪽으로 가야 한다면 당당히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야 했지만 그러질 못했다. 학회 활동의 현실적인 어려움과 성상이 짧은 연륜 탓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족적은 실로 미미했다. 한마디로 학술지와 저술 활동을 지원하는 일도 그 것이지만, 게임계와 정부를 위한 학계의 시시비비 목소리를 더 내고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게임학회에 그런 역할까지 당부하는 것은 게임계에 처한 현실이 너무나 막막하고 안타깝기 때문이다. 지금 게임계는 주인이 없다고 할 만큼 혼돈 속에 헤매고 있고 이를 지키는 파수꾼들 마저 손을 놔야 할 지경에 놓여 있다. 막말로 이렇게 가다가는 게임계의 판은 선장없는 배처럼 표류하거나 침몰하고 말 것이라는 것이다. 

게임학회가 게임 개발 분야의 연구 실적도 그 것이지만  문화 경제 사회 관점에서의 게임에 대한 논거를 더 많이 발표했으면 하는 바람은 바로 여기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새로 출발하는 게임학회가 심기일전해 달라진 학회의 모습과 위상을 세워주길  바란다. 이 것 또한 산업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재홍 회장의 연임을 다시한번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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