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게임쇼로 발돋움하겠다며 야심차게 출범한 ‘지스타’가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하게 된다.

내달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부산 해운대 벡스코 전시장에서 열리는 ‘지스타’는 현재까지 B2C관 1154부스, B2B관 916 부스 등 총 2070여 전시 부스가  주인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라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대회를 치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 보면 예전과 다르다는  점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먼저  겉으로 보기에는 그럭저럭 평년작이 될만하다. 앞서 언급했지만 주최측이 마련한 부스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성원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B2C관에 참가하는 업체들의 면면을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메이저군이라고 해봤자 고작 엔씨소프트, 넥슨에 불과하고  소니, 모나와 등이 겨우 얼굴을 드러낼  뿐이다. 업계의 맏형이라 할 수 있는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참가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나머지 중견업체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이렇게 된데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업체들의 대회 참가 외면이 큰   몫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온 오프라인에서 유저들과 만남을 갖는다는 그 자체의 상징성만으로도 충분히 전시회에  참가할 목적과 의미가 있다 할 수 있겠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이를 마다했다. 잘 나간다는 메이저급 업체들도  B2C가 아니라 B2B에 참가하겠다는 것이 다 일 뿐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다 보니  잔칫집이 돼야할 전시회의 장이 마치 ‘김 빠진 맥주’의 경연장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우리는 지스타의 발전적 방향을 위한 진지한 고민과 연구가 뒤따라야 하지 않겠느냐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런 식으로 대회가 계속 이어진다면  내년의 지스타도 내후년의 지스타도 달라질 게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조직위는 대회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업체들을 상대로 애걸복걸 아닌 애걸복걸을 해야 하고, 빈 전시 공간을 채우기 위해 머리를 싸맨채  고민을 할게 뻔하다.  한마디로  대회의 외화내빈, 바로 그것인 것이다. 

언필칭, 선택은 보다 분명하다 하겠다. 대회의 화려함을 걷어내고 누구나 참여하고 참가할 수 있는 문턱 낮은 대회로 '지스타'를 개최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유저와 게임업체들이 오프라인에서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대회를 치르는 방식이다.

그게 싫다면 과감히 거품을 거둬내고 실속만을 위한 대회로 지스타를  여는  방식이다. 예컨대  B2B 중심으로 대회 성격을 완전히 개편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대회를 계속 치른다면  중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의 ‘차이나조이’ ‘도쿄게임쇼’ ‘게임스컴’ 등에 밀려 3류 전시회로 전락할 개연성도 없지 않다.

지스타는 게임계가 애지중지 키워온 산업인프라 가운데 하나다.  지난 10여년간 많은 게임인들은 이를위해 피와 땀을 흘려 왔다. 하지만 변해야 할 때라면  변해야 한다.그리고 시대에 걸맞지  않는다면 과감히 그 것을 벗어 던져 버려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야만 살 수 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정부와 조직위 그리고 업계가  이번 지스타 개최를 계기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는 지스타 발전방안을 내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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