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에 이어 또다시 포항공대에서 게임 ‘셧다운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 대학은 지난 3월부터 학생들이 밤늦은 시간에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셧다운제’를 시행해 왔다.

당시에도 많은 학생과 게임산업 관계자들이 성인인 대학생을 상대로 게임접속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데 대해  자율권과 창의성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지만 대학 당국은  이를 무시한 채 그대로 강행했다.

그러자 학생들은 학교측의 게임접속 차단에 맞서 VPN을 통해 우회적으로 접속하는 방법으로 게임을 계속 즐겼다. 이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대학 당국은 이번에 약 3억원의 예산을 들여 이러한 우회접속까지 막겠다고 나섰다. 학생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음은  물론이다.

대학당국의 입장을  들어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아니, 이해하고도 남는다 할 것이다. 학생들이 학내에서 학업이 아닌 놀이만을 위해 매일 컴퓨터에 접속한다면  이보다 더  속상하고 한심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상아탑을 쌓는 대학 정신을 강조하기에도  불편하고  학생은 학생대로 본분을 저버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그같은 학생을 막겠다고 원천적으로 게임을 차단하겠다는 대학당국의 방침 또한  딱해 보이긴 마찬가지다.

대학은 학문을 연구하는 기관이기도 하지만  사회에 진출하려는 예비 사회인을 만들고 육성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자유와 방종 그리고 자율과 규제는 분명히 구분돼야 하고,  그러한 데 대한 책임 또한  학생 스스로 느끼게 끔 하는 것이 교육의 현장이자 교육의 목적이라고 믿는다.

셧다운제는 기본적으로 자율적인 것이 아니라 규제의 성격이 강하다. 하지말라 하는 강제성이 부여된 제도인 것이다. 최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강제적 셧다운제 조차  ‘부모선택제’로 바뀌고 있다. 강제의 효율이 자율의 느슨함보다 못하다는 결론이 난 사안이다.

그런 측면에서 대학당국에 대해  이 제도의 도입 문제를 놓고 좀 더 심사 숙고했으면 하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예컨대 대학의 참 진리 탐구는 길들여진 학생보다는 다듬어지지 않은 학생에 의해 이뤄져 왔다는  원로 교수들의 목소리는 다름아닌 이 문제를 풀어가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겠다.  

 규제보다는 자율이 낫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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