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수재들이 모여있다는 포항공대가 시대에 뒤떨어지는 '게임셧다운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어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 대학은 지난 3월 학내에서 밤늦게 게임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자체 '셧다운제'를 도입해 원성을 산 바 있다. 그런데 5개월이 지난 지금 이 학교는 셧다운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지난 달 포항공대 정보기술지원팀에서 '셧다운제 연장 및 트래픽 차단, VPN 차단' 등을 주제로 회의를 가졌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 회의에서는 VPN을 활용해 게임에 우회 접속하는 것을 문제 삼으며, 약 5000만 원의 비용을 들여 게임 및 VPN 트래픽 차단 솔루션을 구축하고 여기에 실시간 트래픽 제어 시스템을 2억 5000만 원에 갖추는 내용 보고됐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포항공대 측은 "해당 자료는 주거지역 인터넷 정책시행에 따른 결과 보고 초안"이라며 "정책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일 뿐, 최종 보고서는 완성 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확정되지 않은 정책 사안에 대한 루머가 양산되지 않도록 부탁드린다"며 셧다운제와 관련한 사안을 단순히 루머로 치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포항공대 학생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성인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지적에서부터 '포항공대의 명칭을 포항공업유치원으로 개명해야 한다'라는 강도 높은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3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 게임을 차단하려는 것이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포항공대는 곧 학교 내에서 주어진 시간동안 게임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행사인 '게임잼 2015'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쪽에서는 게임 개발을 지원하면서 다른 한 쪽으로는 게임을 규제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게임잼의 경우 한정된 시간(평균 약 48시간)에 게임을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밤늦게 게임을 개발해야 하는데, 셧다운제를 강화하게 되면 포항공대 내에서는 게임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 행사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포항공대는 학생들을 언제까지 통제하고 관리하려 들 것인가 궁금하다.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우수한 인재들이 다른 대학이나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글로벌시장에서는 우수한 인재들을 잡기위해 혈안이 돼 있는데 포항공대는 왜 이처럼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것일까. 앞날이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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