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모험도 마다하지 않는 그 '김'…성공에 안주하는 그 '이'

우리나라 인터넷업계를 대표하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최근 서로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연일 새로운 뉴스를 터뜨리며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는데 반해 네이버는 너무 조용한 것이다.  

지금까지 PC를 기반으로 한 인터네 포털 시장은 네이버가 장악해 왔다. 그 뒤를 다음이 쫓고 있지만 그 차이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절치부심하며 칼을 갈던 다음은 카카오와의 합병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네이버를 바짝 긴장시켰다.

이후 다음카카오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사업에 나서면서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카카오와의 합병을 계기로 PC에서 모바일로 사업의 중심축을 옮겨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이 선언은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며 시장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카카오택시를 론칭하며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거기에 최근에는 인터넷은행 설립에 나서는 등 끝없는 사업확장을 계속하고 있다.

또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카카오톡 이용자를 기반으로 한 핀테크 서비스들을 내놨다. 간편결제 ‘카카오페이’와 송금서비스 ‘뱅크월렛카카오’가 대표적이다. 여기에다 계좌관리ㆍ대출까지 가능해질경우 다음카카오가 ‘모바일 뱅크’ 로 자리매김 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밖에 다음카카오가 올해 인수한 업체만 총 8개사에 달한다. 자동차 수리 견적 앱 ‘카닥’,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 중고디지털 거래 업체 ‘셀잇’ 등 국내업체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SNS 서비스 ‘패스’ 자산도 인수했다.

그리고 이러한 사업다각화에 정점을 찍는 일이 또다시 벌어졌다. 바로 최고경영자를 30대 중반의 젊은 피로 전격 교체한 것이다. 다음카카오는 신임 대표에 임지훈 현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내정했다.

이에따라 다음카카오는 이석우 최세훈  공동대표체제에서 임지훈 단독 대표체제로 바뀌게 됐다.

다음카카오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시대에 강하고 속도감 있는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합병 이후 본격적인 시너지를 내기위한 다음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임 신임대표 내정자는 KAIST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NHN 기획실, 보스턴 컨설팅 그룹 컨설턴트를 거쳐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 심사역을 맡아 왔다. 이후 2012년부터 케이큐브 벤처스 대표이사를 맡아 왔다.

이렇게 다음카카오가 정신없이 변하고 있을 때 네이버는 상대적으로 너무 조용한 느낌이다. 오히려 공격적이기 보다는 방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대조적이기까지 하다.

이 회사의 최근 행보를 보면 회사의 두 기둥 중 하나였던 ‘한게임’을 분사시키면서 인터넷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더욱 강화했다.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하는 다음카카오하고는 반대의 길을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넷마블게임즈와 협력해 ‘레이븐’ 등 몇몇 모바일게임 퍼블리싱에 나서면서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게임사업을 분사시키더니 또다시 게임사업에 나서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그리고 현 김상헌 대표는 지난 2009년 NHN 대표에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7년간 재임하고 있다. 그는 재임 기간 중에 회사를 포털사업 중심의 네이버와 게임사업 중심의 NHN엔터테인먼트로 분할했으며 이후 네이버가 모바일 검색에서 성과를 내는데도 일정 역할을 하는 등 무난하게 업무를 수행해 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획기적인 변화는 없었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네이버가 초심을 잃고 보수적이며 안정적인 사업에 안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한다.

무섭게 변해가고 있는 글로벌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치열한 도전과 변화가 필요한데 성공한 사업에 안주하며 이를 확대하는 일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사업의 경우에도 PC포털을 모바일로 옮겨놓거나 PC온라인게임 서비스를 모바일게임 서비스로 바꾸는 등 소극적인 변화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또다시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의 경영스타일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의장이 발이 넓고 새로운 도전에 적극적인 모습이라면 이 의장은 밖으로 잘 나서지 않고 한 가지에 일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는 점이다.

과거 카카오가 ‘카카오톡’ 서비스를 성공시켰을 때 김 의장이 한 말이 있다. 그는 ‘카카오톡’을 성공시키기 위해 수많은 실패를 거듭했다고 털어 놨다. 그만큼 한 사업을 성공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얘기다.

이는 지금 다음카카오가 보여주고 있는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열가지 신사업 중에 하나만 성공한다 해도 나머지 실패를 모두 상쇄하고도 더 크게 남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누가 진정 한 프로페스널인가. 좀 더 지켜보면 그 윤곽이 확연히 드러날 게 분명하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 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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