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중ㆍ일 3국 자본과 기술 결합…새 시도지만 성공 가능성은 '글쎄'

모바일게임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이제는 국경을 초월해  이뤄지면서 향후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넷마블게임즈가 미국의 모바일게임업체 에스지엔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 27일 중국의  룽투코리아와 일본에 본사를 둔 라인이 전격 손을 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해주고 있다.

룽투코리아(대표 양성휘)와 라인(대표 이데자와 타케시)은 먼저 아시아 모바일게임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합작회사 ‘란투게임즈’를 공동 설립키로 했다.

룽투코리아는 한국에 사무실을 두고 있지만 중국 업체다. 반대로 라인은 본사가 일본에 있지만  네이버의 자회사다. 그야말로 3국의 피가 얽히고 설킴으로써 어느 국가에 본사가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어디에 있든 서로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새로운 모멘텀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양측은 일단 합작사의 자산을 2000만 달러(한화 약 234억 원) 규모로 하기로 했고 지분은 각각 두 회사가 50%씩 소유하기로 했다. 또 합작사 본사는 홍콩에 두기로 했으며, 조인트벤처 란투게임즈의 대표는 룽투 그룹 양성휘 대표가 맡기로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을  넘어서 글로벌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손을 잡는 본격적인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같은 합종연횡은 더욱 활발해지면서 끝까지 살아남는 몇몇 공룡기업이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룽투코리아와 라인의 합작사 설립에 대해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반응이다. 룽투코리아의 본사인 룽투게임즈가 오래전부터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그리고 동남아를 아우르는 시장에 눈독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라인으로서도 이미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는 텐센트 등 기존 업체와 손잡는 것 보다는 이제 막 커나가고 있으면서도 탄탄한 실력을 갖춘 룽투와 손잡는 것이 여러모로 시장을 공략해 나가는데 효과적일 것이란 판단이 섰을 것으로 보여진다.

일단 업계에서는 양사의 합작법인 설립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룽투의 경우 중국시장에서,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시장에서 각각 인지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개발력과 유통플랫폼 등 서로 필요한 것들을 고루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합작법인의 설립이 곧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양사가 합작법인을 한국이나 일본이 아닌 홍콩에 두기로 한 것은 그만큼 글로벌시장 공략에 비중을 두면서 중립을 지켜 나가기 위한 포석으로 봐야 한다. 그런데 50대 50으로 어느 한 곳에서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서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의해야 한다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배가 산으로 가지 않도록 조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점을 고려했을 때 룽투와 라인의 합작법인 설립은 처음부터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룽투코리아의 양성휘 대표가 얼마나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또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한편 중국 룽투게임즈는 지난 2008년 설립된 기업으로,  지난 해 론칭한 ‘도탑전기’가 중국 모바일 시장 점유율 17%를 기록하는 등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더게임스 김병억 대기자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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