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규제 등 회원사 결속 성과… 소통 부재는 여전한 과제로 떠올라

강신철 게임산업협회장.

지난 4월 취임한 강신철 게임산업협회(K-iDEA) 회장이 16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그는 취임 일성을 통해 향후 2년간 ▲자율규제 ▲진정한 의미의 진흥책 추진 ▲협회의 외연확대 등 3개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또 협회에 상근하면서 앞서 제시한 과제들을 달성하기 위해 전념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100일이 지난 현재 그가 강조했던 사업들이 하나 둘씩 추진되고 있다. 먼저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지난 6월 말부터 자율 시행되고 있다. 또 모바일게임산업협회와 현안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손을  잡기도 했다.

이처럼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지만 그의 동선이 여전히 제한적이고  게임산업에만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금 게임산업은 위기다.  내적인 요인도 있지만 정치권의 부정적인 인식과 게임계에 대한 하대하는 문화 등 외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이에따라 그의 정치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강 회장이 취임 이후 가시적으로 추진해 온 것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자율 규제였다. 그는 지난 6월말부터 업계 스스로 확률형 아이템의 내용을 공개하는 자율 규제안을 마련,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게임이용자의 합리적 선택 및 건강한 게임 문화 조성을 위해 캡슐형 유료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기존 전체 이용가에서 청소년 이용가 게임으로까지 확대한  것이다.

그는 또 모바일게임산업협회,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등 게임 유관 단체들과 협력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과거 남경필 전 회장은  유관 단체장과 함께 하는 사업에 대해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인문협의 경우 가장 협력해야 하는 파트너이자 동지관계임에도  함께 공동 사업을 논의한 적이 없다. 그러나 강 회장은 취임 100일 즈음에 인문협과 상호협력 방안을 마련하는 등 결실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는 과거의 모습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매우 낮은 자세를 취하는  협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협회는 그동안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 소외 돼 왔다. 이는 게임계에 대한 무지와 소통의 부재가 원인이 된 때문도 있지만 게임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결정적이었다고 보는 게 맞다. 제도권의 상당수 인사들은 게임보다는 게임계가 싫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 첫번째 이유에 대해 사회적인 기능이 마비된 곳이 다름아닌 게임계라는 것이다.   

이같은 연유로 협회장은 정치권 또는 정부와 대화 채널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시도는 예상보다 쉽지 않았다. 실제로 정치인 출신인 남 전 회장이 협회장으로 추대됐지만 그가 회장직을 수행하는 동안에도 게임에 대한 규제와 게임계에 대한 오해는 풀리지 않았다. 이는 게임계에 대한 정치권의 불신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강 회장의 동선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두드려서  안되는 사안이라고 폐기하지 말고 더 두드려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강 회장의 동선은 상당히 제한되고 지엽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렇게 각이 질 경우 게임계에 대한 정치권과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은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원로들의 한결같은 우려다.  따라서 무리를 해서라도 그들과 터놓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채널 구축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업계는 주문하고 있다.

 강 회장의 단체장직 수행 능력을 불과 취임 100일로 가로잰 듯  평가할 순 없다. 그의 역량이 이제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임기가  그렇게 짧지도 그렇다고 길다고도 할 수 없다.

결실을 맺기 위한 협회의  단기과제와 중기과제를 도출해 내고  열린  협회를 만들기 위한 협회의 대화의 채널이 더 다양하고도 두텁게 이뤄져야 한다는 업계 원로들의 지적은 그에게 좋은 약이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대기자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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