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IP 활용의 성공사례 평가…게임계도 철저한 준비 갖춰야

최근 국내 박스오피스는 미국산 공룡이 순위를 휩쓸고 있는 상황이다.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14년만의 신작인 '쥬라기 월드'가 개봉 이후 새로운 기록을 쓰며 승승장구 중이기 때문이다.

현재 '쥬라기 월드'는 지난 11일 개봉 이후 2주 연속 1위를 유지하며 메르스 사태 이후 하락세가 예고되었던 극장가에 새로운 활력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국내 경쟁작으로 손꼽히던 '극비수사'와 '연평해전'과의 격차를 계속해서 벌리며 장기 흥행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흥행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단위에서도 새롭게 기록을 쓰고 있다. 개봉 2주 만에 흥행 수익 4억 4584만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역대 북미 흥행순위 5위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 이미 '역대 가장 빨리 월드와이드 10억 달러를 돌파한 영화'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쥬라기 월드'의 가장 큰 특징은 새로운 기술이 대거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쥬라기 공원' 원작의 IP와 포인트를 그대로 담아냈다는 것이다. 영화 내 사용되는 CG가 실제 필름 촬영과 구분이 가지 않는 수준까지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애니메트로닉스(기계 장치로 움직이는 모형)'를 사용해 1편의 감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은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쥬라기 월드'의 흥행은 벌써부터 영화계에 있어 '리부트' 열풍에 긍정적인 케이스로 언급되고 있다. 2010년부터 시작된 리부트 영화들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을 오갔다면 쥬라기 공원이 다시 한 번 긍정적인 평가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게임 개발 업체들은 물론, 해외 업체들도 이런 '쥬라기 월드'의 흥행을 따라가고자 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IP의 개발보다는 기존 성공한 바 있는 IP를 활용해 다양한 작품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경향은 작년까지 전개된 신규 IP의 기대 이하의 성적과 실패가 기반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신규 프로젝트의 실패와 혹평이 자연스럽게 기존 IP를 활용한 게임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게임계의 이런 기존 IP 활용에 대한 긍정적인 점보다도 걱정스러운 면이 많다고 본다. 게임 개발 및 유저 인지도 확보 등에 있어서 신규 게임보다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게임이 실패할 경우 리스크 역시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게임계에서는 이미 많은 업체들이 모바일을 통해 다양한 IP 활용을 적용한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까지는 온라인 IP를 활용한 작품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고,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니 이와 반대로 실패한 작품들 역시 적지 않았다. 특히 성공한 모바일 작품의 IP를 활용한 후속작의 경우 성공 빈도는 기존 온라인 IP를 활용한 작품에 비해 그 비율이 더욱 낮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여러 해외 업체들이 기존 IP를 선택하면서 신작 개발에 버금가는 인력과 자금, 시간 등을 투입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전작에 대한 팬들의 선물이자, 동시에 새롭게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위한 최소한의 절차'라며 IP 활용 게임에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

국내 개발사들도 이런 문제점을 무엇보다 확실하게 인지하고 게임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개발의 부담과 인지도만을 위해 기존 IP를 활용했다가, 오히려 기존 유저층이 빠져나가는 악수를 둘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정주 노리아 대표 rococo@nor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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