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니 이미지 실추ㆍ안하자니 시장 뺐겨…입점허용 놓고 '장고' 돌입

다음카카오가 웹보드게임 서비스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사진은 최근 선보인 게임샵서비스.

다음카카오가 최근 인기장르로 부상하고 있는 모바일 웹보드게임(고스톱ㆍ포커 등) 서비스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하지 않자니 남들에게 시장을 뺐길것 같고 하자니 이미지가 실추될 것 같아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대표 최세훈, 이석우)는 최근 고스톱, 포커 등 웹보드게임의 카카오 플랫폼 입점을 허용하는 것을 놓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카카오 게임하기는 성인 등급의 게임을 취급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그러나 최근 모바일 웹보드게임 시장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에서 이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모바일 웹보드게임에 대한 규제가 일부 완화되자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게임즈 등 주요 업체들은 발빠르게 시장 선점에 나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게임머니 간접충전이나 횟수제한 등으로 수익모델이 약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지표를 달성하고 있다.

웹보드게임은 수익성이 높아 업체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장르 중 하나다. 이에 따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카카오 플랫폼에 대한 입점을 허용해달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카카오 게임하기 성장에 큰 역할을 했던 선데이토즈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데이토즈는 올해 웹보드게임 출시를 준비 중에 있으며, 이를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선보이는 전략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음카카오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 시리즈를 연달아 흥행시키며 카카오 플랫폼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웹보드게임 금지 정책으로 선데이토즈의 차기작을 놓치게 된다면, 최근 다음카카오를 괴롭히고 있는 탈카카오 이슈에 불을 지필 가능성도 높았다.

때문에 이번 웹보드게임 입점 허용에 대한 논의는 이 같은 배경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미 다음카카오는 내부적으로 웹보드게임 허용에 대한 논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입점이나 운영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베일에 가려져 있는 상황이다.

기존 게임하기와 같은 플랫폼을 공유할 수도 있지만, 별도의 공간을 연결하는 채널링 방식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이 열려있다는 것이다.

최근 이 회사는 탈카카오 이슈를 비롯해 지난 1분기 게임 부문 매출 성장률이 대폭 완화됨에 따라 분위기 전환을 위한 방법 모색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모바일 웹보드게임은 40~50대 중심의 신규 유저층을 확보할 수 있는 장르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카카오 게임하기의 폭발적인 성장을 촉발했던 '애니팡' 주요 유저층과도 공통분모를 가진다는 점에서 분위기 전환을 위한 수단으로도 적합하다. 때문에 웹보드게임 입점 허용에 대한 다음카카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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