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미래 헤쳐나갈 동력 필요…정부ㆍ대학서 자리 마련해야

몇 년(혹은 십 수년) 후면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 중 절반을 차지하게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인공지능'연구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그 없어지는 일자리 중에 '게임인'들의 일자리는 과연 온전할 수 있을까.

지난 토요일 오후, 기술미학연구소가 주최하고 게임인연대가 후원한 '이미테이션 게임 : 앨런튜링'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는 2차대전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영국의 앨런 튜링의 일대기를 되짚어 보며, 최초의 컴퓨터의 기본 개념격인 '튜링머신(Turing Machine)'으로부터 최근의 '인공지능'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다루어졌다. 특히, 게임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부분은, 인공지능'이 '벽돌깨기(Breakout)'게임을 인간만큼, 아니 인간 보다 훨씬 더 잘, 플레이하는 장면이었다. 조만간 '인공지능'은 스타크래프트(Starcraft)같은 훨씬 복잡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도 플레이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게이머'의 자리도 '인공지능'에게 내어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닐런지. 문제는 '게이머'나 '프로게이머'뿐만이 자리를 위협받는게 아니라, '게임개발자'들도 안전지대에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고, 우리 게임인들은 무방비상태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을 것인가. 바로 '게임인들을 위한 평생학습교육센터(이하, 센터)'가 필요한 이유다. 우리 게임인들이 지속적으로 함께 새로운 지식도 공유하고, 앞날을 위한 준비도 함께할 정보공유공간을 제안한다.

센터는 게임인들의 재교육과 다가올 미래대비에 필요한 직무교육은 물론, 나아가 재취업이나 여가활동에 필요한 강좌까지 포함한다. 뿐만아니라, 게임인들의 배우자나 자녀들을 위한 생활교양강좌와 특별활동 등 전반적인 영역까지 넓힐 수 도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게임업계 현업 종사자들을 위한 게임인 재교육강좌들이 우선이다. 정부나 지자체 혹은 대학교 주도의 게임업계 현업 종사자들을 위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재교육프로그램의 운영이 꼭 필요하다. 게임디자인, 게임프로그래밍, 게임그래픽 등의 핵심게임개발 역량은 물론이고,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는 게임마케팅, 퍼블리싱, 운영 등의 전분야에 걸쳐 '게임인'들의 직무능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알찬 강좌들이 센터 내에 개설되길 기대해 본다..

둘째로, 미래 게임인들은 물론 일반인들을 위한 게임기초교양강좌들도 필요하다. 게임업계 진출을 꿈꾸는 중고등학생들이나 일반인들에게 '게임'의 본질과 순기능을 널리 알리면서, 기본적인 '게임제작'과 '게임산업'에 대해 이해시킬 강좌의 개설이 요구된다.

셋째로, 게임인들의 인문학적 소양 함양과 신기술 트렌드에 대처하기 위한 테크노인문학강좌들의 개설을 제안한다. 각 대학 게임학과나 게임교육기관은 여건상 졸업과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 제작에도 빠듯한 실정임을 감안하면, 게임과 인문학 그리고 신기술이 융합강좌는 필수 과정임에 틀림없다.

마지막으로, 게임인과 배우자 혹은 자녀들을 위한 일반생활교양강좌들의 개설도 시급하다. 재취업, 창업, 자격증, 귀촌, 취미, 여가생활 등을 위한 강좌들 말이다.

이상과 같은 평생학습교육센터야 말로 게임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 자명하다. 필요시, 게임인들과 그 가족들의 의견과 수요를 수렴하면 좀 더 알찬 강좌들의 개설도 가능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게임'의 위상을 높이고, 지금까지의 수세적인 대응이 아닌 좀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우리사회의 저변에 깔린 '게임의부정적'인식 전환을 위해서도 '게임인들을 위한 교육센터'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게임산업과 게임인의 미래를 위한다면 정부 지자체의 의지만으로도 센터의 설립은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닐 듯 싶다. 금상첨화로 백년대계를 이해할 줄 아는 신뢰할 수 있는 대학교가 뜻을 함께한다면 '게임인 평생학습교육센터'의 설립은 한층 더 속도를 낼 수도 있을 것이다.

'게임인 평생학습교육센터' 설립을 통해, 정치적으로는 '게임규제' 및 '게임포비아' 의 프레임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동시에, 기술적으로는 갈수록 진화의속도를더하는 '인공지능'의 추격에 대비할 수 있길 소망해 본다.

[김정태 동양대 교수 thats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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