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 과정 등 이용자 환경이 '난제'

 개발사 호응여부도 관심사…수수료에 대한 부담감 떨쳐내야

 최근 카카오 게임하기를 떠나거나 독자 마켓에 등록하는 게임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다음카카오가 이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놔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카카오(공동대표 최세훈, 이석우)가 새롭게 선보인 카드는 바로 카카오게임샵이란 유통채널이다. 이 게임샵은 개발업체는 물론 이용자에게도 경제적인 이익을 주는 구조로 돼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해왔던 카카오가 이제는 수세에 몰리면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에 대해 의도는 좋지만 과연 먹혀들 것인지는 더 두과 봐야 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이상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바로 게임업체들의 ()카카오 바람이다. 그간 모바일 업체들은 많은 이용자층을 가지고 있던 카카오게임하기에 작품을 출시해 왔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 시장의 과포화로 인해 카카오게임하기에 출시된 작품들이 서로 제살 깍아 먹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넷마블게임즈가 네이버와 공동마케팅 협약을 통해 출시한 레이븐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으면서 업계에서는 탈카카오 바람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한다.

다음카카오는 이같은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최근 카카오게임샵을 론칭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 회사는 카카오게임샵은게임 이용자와 개발사 모두를 위한 유통채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샵은 어떤 형대로 운영되는 것인가. 이를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다음카카오만의 자체 마켓이라고 할 수 있다. 자체 마켓인 만큼 다른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 마켓처럼 작품을 공급받고 이용자들에게 배급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카카오게임샵에 작품을 등록하게 되면 개발사들은 구글, 애플에 수수료를 내지 않고 다음카카오에만 수수료를 내면 된다. 이렇게 할 경우 최대 28.5%(입점 결제 수수료 포함)의 수수료를 내고 나머지를 개발사가 모두 가져갈 수 있어 이익이 증대될 것이라고 다음카카오측은 밝히고 있다.

 # 모두에게 득 되는 '윈윈' 전략

현재의 유통구조는 구글과 애플이 30%, 그리고 카카오가 21%를 추가로 가져가 총 51%를 수수료로 넘겨주는 상황이었다. 이에따라 게임업체들이 카카오게임샵을 이용하면 구글과 애플에 수수료를 주지 않고 그 나머지를 모두 가져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꽤 매력적인 제안일 수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카카오게임샵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에게도 구매 금액의 10%를 카카오 코인으로 되돌려 줄 방침이다. 이를 통해 그 만큼 충성도 있는 유저들이 많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 코인의 경우 채널에 있는 모든 작품들의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효용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카카오 코인으로 다른 게임을 구매할 수 있어 이용자들이 돈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도 카카오게임샵은 다양한 결제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 구글이나 애플의 경우 해외 마켓이다 보니 결제에 제한이 있었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샵은 카카오페이, 휴대폰, 신용카드, 문화상품권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을 모두 지원하는 만큼 이용자들의 접근성도 높아졌다.

박준현 다음카카오 게임사업팀 사업부장은 “‘카카오게임샵은 게임 이용자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유통 수수료에 대한 파트너사의 부담을 줄여 전체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그리고 카카오게임샵에는 1차로 넷마블, 위메이드 등 7개 업체가 참여해 몬스터길들이기’ ‘모두의 마블15개의 작품을 선보였으며 이후 2차 라인업이 추가됐다. 이 회사는 카카오게임샵을 통해 유통될 작품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기 위해 게임업체들과 접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새로운 돌파구 절실

다음카카오가 자체 마켓을 만들게 된 이유는 게임업체들의 탈카카오 바람이 거세진 것이 원인이라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사실 다음과 카카오, 두 업체가 합병하기 이전에 카카오의 대부분의 매출은 게임플랫폼 사업에서 나왔다.

초창기 카카오를 통해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등이 크게 히트하면서 업체들은 카카오게임하기에만 출시하면 흥행을 보장받았었다. 더욱이 카카오게임하기와 견줄만한 마켓이 없었기 때문에 급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카카오게임하기에 수백개의 작품이 쌓이면서 더 이상 메리트가 없어지게 됐다.

또 다음카카오에 지불하는 수수료에 대한 부담도 큰 문제로 지적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게임하기에 출시할 경우 21%의 수수료를 부담해야한다는 점이 업체들에게는 큰 부담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카카오톡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 프로모션 역시 필요하긴 하지만 과한 수수료로 부담을 줬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하나둘 카카오게임하기를 떠나 자체 플랫폼을 이용하거나 글로벌 마켓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컴투스(대표 송병준)서머너즈워를 자체 플랫폼인 하이브와 글로벌 마켓을 통해 서비스하면서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는 네이버와 공동 마케팅을 통해 최근 신작 레이븐with NAVER라는 명칭을 부여하는 등 본격적인 탈카카오 시대를 열었다. 특히 이 작품은 줄곧 구글 플레이 게임 매출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던 클래시 오브 클랜을 끌어내려 국내 모바일 게임의 자존심을 세웠다.

또 여기에 글로벌 마켓의 카카오 견제도 주요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구글과 애플은 카카오게임하기에 작품을 출시할 경우 피처드(추천)를 주지 않기로 했다. 과거 국내 모바일 시장이 커갈 때에는 이런 추천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용자들은 글로벌 마켓에서 게임을 다운받기 보다는 카카오게임하기에서 나오는 신규게임들을 찾아서 설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 시장의 흐름은 더 이상 국내에서만 작품을 내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 돼버렸다. 이 때문에 글로벌 시장 특히 중국과 북미, 일본 시장이 떠오르면서 글로벌 마켓에서 추천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은 큰 단점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카카오는 업체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낮은 수수료를 내세운 카카오게임샵을 출시하게 된 것이다.

 이같은 배경으로 탄생한 카카오게임샵에 대해 업계에서는 아직 성과를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론칭된 지 한 달 정도인 상황이기 때문에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샵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다고 지적한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문제는 이용자들이 카카오게임샵을 설치하는데 불편하다는 것이다. 구글과 애플의 경우 타사의 마켓을 다운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애플의 경우는 허가되지 않은 앱은 다운로드 되지 않기 때문에 iOS 이용자들은 설치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

 # 성패 여부는 시간 더 지나봐야

이 때문에 카카오게임샵을 다운 받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직접 모바일 웹이나 카카오 메신저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런 일련의 과정을 감수하겠느냐는 것이다.

또 신규 플랫폼에 이용자들을 모으는데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이용자들이 카카오 게임하기의 무차별적인 스팸 메시지에 질려 카카오 게임을 기피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게임샵이 탈카카오 바람을 잠재울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샵은 모바일 게임사와 게임 사용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어, 최근 제기되는 탈 카카오에 의한 모바일 게임 매출 성장 우려를 불식 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변화를 거쳐 온 모바일 게임 시장인 만큼 다음카카오가 유연하게 대처한다면 좋은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신규 마켓도 중요하지만 기존 카카오게임하기에 대한 관리가 더욱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됐던 카카오게임하기의 21%에 달하는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야 말로 개발사들의 탈카카오 현상을 막는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이는 여전히 카카오게임하기의 경우 기존의 모바일 유저층을 갖고 있는 만큼 수수료만 낮춘다면 다시 부활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더게임스 박상진 기자 kenny@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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