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지난 3년 동안 매출과 영업이익이 계속 성장했습니다. 때문에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 경영진의 방만이나 나태 때문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저 역시 주주이며, 주가에 따라 많은 손해나 이익을 보게 됩니다. 주가 하락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최선책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27일 판교 엔시소프트 R&D센터 지하1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8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넥슨의 경영권 참여를 비롯해 넷마블과 협업 등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들이 김 사장을 향해 이어졌다. 그러나 그는 신중하면서도 흔들림 없는 태도로 답변하며 큰 탈 없이 주총을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주주들이 가장 많은 의문을 던진 것은 넷마블게임즈와의 관계였다. 특히 넥슨과의 경영권 싸움을 위한 방어 수단은 아니었는지, 진정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택진 사장은 최근 게임 시장의 현실이 처참하다는 내용의 서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엔씨소프트는 매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하고,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은 무엇 때문인지 고민이 많았다는 것이다.

고민의 결과, 김 사장은 모바일게임 시장과 호흡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하나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모바일게임 시장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는 다른 문제였다. 또 그동안 가시적으로 나타나진 않았지만, 이 같은 사안을 등한시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온라인게임 개발력을 비롯해 엔씨소프트가 지닌 장점을 모바일게임 시장에 접목시킬 기회를 보고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 미드코어 장르 이상의 시장이 열리는 만큼 우리의 장점을 차차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모든 시도를 성공시킬 수 있다고 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입니다. 때문에 성공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시행착오를 최소화시키는 것도 필요했습니다.”

이 같은 김 사장의 전략에 부합했던 것이 넷마블게임즈였다는 것이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국내 대표 모바일게임 업체로서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때문에 모바일게임 사업을 위한 파트너로 우선순위에 둘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김택진 사장은 “모바일게임 사업 역량은 우리가 지닌 강점과 다른 것”이라며 “넷마블의 경우 최근에도 ‘레이븐’을 통해 ‘클래시오브클랜’을 추월하는 성과를 보여준 만큼 협력을 통해 좋은 결과를 맺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총회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으로 넷마블과 주식교환에 나섰다는 의혹은 재차 반복됐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넷마블과 협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만큼 최적의 시기를 놓칠 순 없었다”며 “주변 시선에 대한 걱정도 많이 했으나, 정면돌파를 통해 성과로 증명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각오를 내비쳤다.

끝으로 그는 “세간의 소문이나 주주들이 우려하는 내용들은 이미 익히 알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지금까지 정도만이 살아나는 길이라 생각하며 회사를 위해 일해왔고, 여전히 전쟁터에서 싸우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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