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계가 새로운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물론 정치 경제 문화적 환경도 과거와 다르게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게임산업계는 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모바일게임과 콘솔게임, 아케이드게임이 그 뒤를 받쳐주는 형태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최근 시장 트렌드는 모바일게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으로 뚜렷이 구분되던 영역도 이제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게 됐다. 이러한 현상은 온라인보다 모바일시장에서 더욱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게임업체들은 안방을 차고 앉아 편안하게 사업을 할 수 없는 지경에 놓였으며 글로벌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길 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돼 버렸다. 국내 업체들은 스스로 경계를 허물고 글로벌시장에 뛰어 들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여기저기에서 감지되고 있으며 몇몇 업체들의 경우 큰 성과를 올리면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 게임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모바일게임산업이 시장을 선도하며 세계 게임산업을 이끌다 시피 하고 있다. 이는 우리 게임계에 기회임과 동시에 위기를 안겨주고 있다.

지금 국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은 모두 외산 게임들이다.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 130주 연속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기록은 계속 진행중이다. 점유율을 따져봐도 압도적이다. 평균 30%를 넘나들며 2~3위 게임들의 추월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또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핀란드 개발사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이 6개월 이상 최고매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달 이상을 버티기 힘든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6개월 동안 독주하고 있다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이처럼 국내 시장은 이미 외국산 게임들에 잠식당한 상황이다. 이를 뒤집을 수 있는 방법은 그들보다 더 뛰어난 작품을 개발하는 길 밖에는 없다. 또 우리 역시 국경을 넘어 세계시장에서 먹히는 대작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격변하는 시장에서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는 업체 또한 없지 않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 컴투스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각각 온라인과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며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괄목 성장을 기록했다. 컴투스의 경우 글로벌시장 선전에 힘입어 모바일게임업체로는 최초로 연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이들 또한 방심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어제의 1등이 오늘은 3등, 4등으로 추락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일본 콘솔업체의 신화였던 닌텐도가 모바일 열풍에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이류로 밀려난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또 게임을 바라보는 정치권과 정부의 시각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보이고 있지만 최근 일부 부처가 보여줬던 것 처럼 게임에 대한 극단적인 보수주의적 시각이 우리 사회 곳곳에 배어 있다는 것이다. 게임을 중독물질로 보는 보건복지부의 편향적인 시각은 앞으로 게임계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느냐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같은 과제들을 풀어 나가야 할 컨트롤 타워는 추진 동력을 잃은 채 멈춰서 있다. 게임산업협회의 경우 남경필 회장의 임기가 2월 말로 이미 끝났지만 후임 회장에 대한 논의는 전혀 해 보지도 못하고 있다. 이는 게임계가 얼마나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정치인이란 점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었지만 삼고초려해서 남 전회장을 영입했다. 하지만 그는 협회 이름을 바꾼 것 말고는 이렇다할 성과 없이 회장임기를 끝냈다. 그리고 또다시 회장을 뽑아야 하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아무도 회장직을 맡겠다는 이가 없다 서로 나몰라라 하는 식이다.

게임계에 희망은 분명히 있지만 그 희망은 헌신과 노력을 담보로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남에게 책임과 의무를 떠넘겨선 안된다. 내가 먼저 나서서 무거운 책임을 지고 고난을 이겨내겠다는 각오를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 게임업계의 앞날은 결코 희망적이라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