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원작 삼국전투기’출발 '순조' 

 개발방향 놓고 장시간 고심원작 틀 안에서 재미 구현 '위안'

최훈 작가 웹툰 원작의 삼국전투기RPG 장르를 최대한 캐주얼하게 풀어보자는 의도로 완성됐습니다. 원작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 고민부터 시작해서 작품을 갈아엎는 결정을 내리는 것까지 정말 힘들게 버텨왔습니다. 아직 정신 차려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았지만, 출발이 순조로운 것 같아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 모바일 RPG ‘삼국전투기를 네이버 앱스토어를 통해 선보인 강지원 위레드소프트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이제 론칭 1주일을 갓 넘긴 시점이지만 벌써부터 웹툰 원작의 위력을 실감한 만큼, 올해는 좋은 성과를 거둬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한해를 만들어가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위레드소프트는 삼국전투기이전에도 일찌감치 스마트폰 시장에서 도전을 거듭해 온 업체다. 시작은 지난 2010년부터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당시에는 디크루라는 이름으로 북미 시장을 노렸다.

북미 시장을 노린 작품으로는 투자 가능성이 현저히 낮았습니다. 오로지 콘텐츠로만 승부를 보려했고 결국 계속 실패를 했습니다. 외주를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개발하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그러다 이건 아니다 싶어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시장을 선택하기로 하고, 지난 2013년부터 법인으로 전환하고 회사명까지 바꿨습니다.”

디크루로 첫 발을 내딛을 당시에는 프로그래머 한 명과 기획 겸 디자이너 한 명, 그리고 강 대표 3명이 전부였다. 강 대표의 경우 삼성전자 소닉 브랜딩을 전담하는 사운드 관련 업체에서 몸을 담고 있다가 게임 업계와도 연을 맺게 됐다. 특히 당시 클라이언트였던 네오위즈 피망 관련 인물들과의 인연이 현재까지 이어졌다.

그렇다면 그가 수많은 웹툰 중에서도 삼국전투기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카드 수집형 RPG의 흥행을 예상하고 준비를 시작하면서 여러 조건들을 고려했습니다. 먼저 수많은 카드를 제작하기 위해 인물이 많은 삼국지 웹툰을 선택하게 됐고, 그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이 삼국전투기였습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카드는 예쁘고 멋있어야하는 분위기로, 코믹 콘셉트의 삼국전투기를 선택한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다고 강 대표는 설명했다. 특히 등급이 올라갈수록 강하고 인지도가 높다는 점으로 수집욕구를 자극하는 전략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이미 RPG 장르는 후발주자가 성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 대표는 우리가 노리는 것은 몬스터길들이기가 아닌 마구마구’ ‘모두의마블유저를 가져올 수 있는 RPG가고 생각했다때문에 최대한 캐주얼하면서도 RPG를 잘 아는 사람은 전략적으로 파고들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그는 우리 집의 세 살 짜리 아이도 즐길 만큼 툭툭 치면 진행이 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삼국전투기의 개발 과정은 캐주얼하고 쉬운 게임성을 추구하는 것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먼저 웹툰을 원작으로 두고 있다는 점부터 난제가 속출했다.

원작 웹툰은 장점이자 부담이었습니다. 어디까지 원작에 충실할 것인가부터 원작을 모르는 유저는 어떻게 할 것인가, 웹툰 독자와 RPG 유저 중 어느 쪽이 타깃이냐 등을 가지고 싸움이 계속됐습니다. 결국은 먼저 상당히 범용적인 구성을 취한 다음에 원작을 적용시키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큰 불만이 없다는 점에서 적당히 잘 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강 대표의 고민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개발 과정이 어느 지점에 도달하자, 전투 방식을 비롯해 전반적인 기획을 갈아엎는 뼈아픈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처음 기획은 주사위 굴리기와 각 캐릭터가 지닌 숫자를 매칭시키는 확률적인 전투방식이었으나 한계점을 발견하고 해체와 재조립 과정을 겪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 지난해 3월경. 이후 몇 주 간의 기획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찾아가는 R&D 단계에 3개월 정도가 소요됐다. 이때 중심을 지킨 것은 원작의 흐름만 벗어나지 말자는 것이었다.

그는 원작자 최훈 작가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강 대표는 계약 조건에서 인심을 많이 써준 것은 물론 먼저 전세계 독점을 제안해서 정말 감사하다최훈 작가를 염두에 둔 트리뷰트처럼 야구에서 사용되는 트레이드개념을 작품 내 구현했다고 말했다.

특히 연재가 늦는 것으로 유명했던 최훈 작가가 게임 론칭 시기가 가까워지면서부터 칼 같이 마감시간을 지키고 있다는 것은, 우리를 배려한 감동스러운 일이라고 말하며 강 대표는 웃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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