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인식ㆍ외산 공세에 안방 '위태'
부정적 인식ㆍ외산 공세에 안방 '위태'
  • 서삼광 기자
  • 승인 2015.01.25 1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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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게임산업 제2의 도약 나서자② 심각해지는 ‘내우외환’

한때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을 호령했던 우리나라는 이제 중국이라는 거대한 경쟁자 앞에서 갈수록 초라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전경.
절정기를 맞았던 게임산업이 ‘내우외환’으로 흔들리고 있다. 내부에서는 게임산업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 등 강력한 라이벌들이 급성장하면서 우리 업계를 추월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게임산업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유망문화콘텐츠산업’과 ‘필요악’이라는 이중적 평가로 나뉘었다. 첫 번째 시각은 게임업계의 수출실적이다.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게임산업 수출실적은 30억5000만달러(약 3조3200억원)로 영화·음악 등 전체 문화텐츠 수출액 54억1000만달러(약 5조8983억원)의 56%에 달했다. 게임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반면 게임을 규제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임악법인 ‘셧다운제’에 대해 정부에서도 개선안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게임을 중독물질로 보는 시선이 절대적이라 할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 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됐던 중국시장은 오히려 우리 안방을 위협하는 강력한 라이벌로 성장했다. 한국 게임을 서비스하던 중국 업체들이 덩치를 키워 거꾸로 한국 업체들을 인수하는 상황으로 바뀐 것이다. <편집자>

게임산업이 막 태동하고 성장해 나갈 때 여기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정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국내 시장의 규모가 작기도 했고, 일본과 미국 등 해외 콘텐츠 의존도가 높았던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컴퓨터의 보급과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네트워크 인프라의 구축은 ‘스타크래프트’ 열풍과 맞물려 많은 개발자들에게 게임의 매력과 상품으로서의 가능성에 눈뜨게 했다. PC패키지로 명맥을 이어오던 우리 게임산업이 온라인게임이란 전환점을 맞아 급성장하며 하나의 산업군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시장이 좁다며 스스로 글로벌 진출에 나선 업체들이 30억달러 수출이라는 업적을 세우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 부정적 인식전환 요원

그러나 게임산업의 성장과 수출기여에도 불구하고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의 시선은 차갑기만 했다. 창조경제를 앞세우는 현 정부에서도 이런 기조는 유지되고 있는데, 전면에서는 게임산업을 키우겠다고 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정하고 각종 규제를 내놓는 일이 빈번히 벌어지는 게 지금의 모습이다. 따라서 이를 개선하지 않는 이상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만들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게임산업이 가장 시급히 풀어야할 문제는 정부의 규제와 사회적인 부정적 시선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제 3차 게임산업 및 e스포츠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부분의 현안이 사회적인 시선만 개선되도 자연히 풀릴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사실 게임산업이 찬밥신세라는 점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게임산업은 지난해 30억달러 이상의 수출을 기록했음에도 음악이나 영화와 같은 대중적인 문화콘텐츠의 비해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 문화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빈약한 지원으로 산업계 스스로 활로를 열어야 할 만큼 열약한 환경이다.

이런 문제는 정부가 게임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각종 청소년 문제의 책임을 게임으로 돌리고 있어서다. 게임계의 대표적인 규제로 꼽히는 ‘강제적 셧다운제’와 논란이 된 ‘손인춘법’ ‘게임중독법’ 등이 연달아 발의 되는 것도 정부의 부정적 시선이 반영된 결과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도를 넘어서고 있다. 미래부 등 정부부처가 향후 5년간 ‘게임중독’을 진단·치료하는데 220억원 가량을 투입한다고 나선 것이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정하지 않고 있지만 유독 국내에서만 게임을 중독물질로 바라보고 있다.

이에 더해 정부는 이미 게임중독이 보편적이고 심각한 사회문제인 것처럼 홍보하는 공익광고를 지하철에서 실시하는 등 전혀 달라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공익광고영상을 통해 게임중독에 빠진 아이가 부모를 폭행하는 패륜적인 영상을 사례로 들며 ‘상상 이상의 피해’를 언급하는 등 도를 넘어선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앞에서는 게임산업을 육성한다고 말해놓고 뒤에서는 각종 규제로 발목을 잡는 연구사업을 진행하는 상반된 모습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이중적 태도가 업계에 혼란을 가져와 개발의욕을 꺾는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 업계 소극적 대응 ‘화’ 불러

게임산업이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은 정부나 사회의 잘못도 있지만 업계 스스로에게도 책임이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게임업계가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산업을 키워냈지만 입법과 사회적인 대우에 대한 인식과 대응이 부족해 각종 규제가 만들어지는 데도 이를 방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게임산업에 대한 각종 규제는 지난 2006년 발생한 ‘바다이야기 사태’ 때부터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아케이드도박장에서 벌어진 사건이었지만 ‘게임’으로 일반화 하면서 ‘마녀사냥’식으로 모든 게임산업을 억누른 것이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거나 논리적으로 대응하기는 커녕 뒤로 숨어버리기에 급급했다.

이후 게임업계는 ‘셧다운제’ 도입 등 크고 작은 규제로 몸살을 앓게 됐다. 청소년 문제와 범죄가 사회 이슈화 되면서 심야시간대 청소년의 게임이용을 금지하는 ‘강제적 셧다운제’가 시행된 것이다.

이에 따라 게임 콘텐츠와 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악화일로를 걸었고 이에 실망한 개발자와 기획자 등 고급인력은 차라리 해외로 나가겠다는 최후의 선택을 강행했다. 열정으로 버티기에는 개발자들의 대우가 좋은 편도 아니었고, 사회적인 인식까지 나빠져 해외로 떠나는 이들을 막을 명분도 없었다. 이런 악순환은 개발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에 먹구름으로 드리워 지금의 위기까지 이어지게 된다.

# 중국으로 넘어간 주도권

이러한 내우 속에서 예기치 않았던 외환이 닥쳐왔다. 게임업계가 규제라는 근심으로 고민할 때, 변방에 머물렀던 중국이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을 바탕으로 무섭게 성장했다. 각종 규제로 신음하는 국내 업체들을 유혹하는 손길도 점차 거세졌고, 실제로 고급 인력이 유출되는 결과로 까지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중국은 그동안 게임강국이라 자부했던 한국 게임산업계에 커다란 상처를 입혔다. 거대한 모바일게임 시장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기술력과 서비스 등 핵심 기술보유 수준이 한국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런 결과는 중국정부가 게임산업을 육성한다는 기치 아래 온갖 편의를 봐준 것이 크게 작용했다.

사실 중국은 우리보다 더 심한 게임규제국가였다. 청소년 보호라는 명목 하에 콘솔게임기 판매를 금지해 유럽과 북미 업체들의 진출을 원천봉쇄했던 적도 있었다. 또 ‘강제적 셧다운제’와 비슷한 게임금지령이 선포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온라인게임을 원하는 자국민의 의지를 막을 수 없게 되자 중국 정부는 규제를 풀면서 자국 산업보호와 육성을 동시에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외국 업체가 자국 내에서 게임서비스를 하려면 반드시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토록 한 것이다. 이때 설립된 지사는 중국 현지 업체들이 공동투자를 반드시 하도록 강제했으며, 지분도 분배토록 2중으로 강제했다. 강력한 내수시장이 있었기에 가능한 배짱장사라는 게 당시의 평가였다.

하지만 이런 정책은 의외의 결실을 맺었다. 중국인들은 외국 업체들이 세운 지사에서 기술을 습득했고, 핵심 노하우를 학습해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초 기술을 터득한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국의 고급 인력들이 중국 업체들로 넘어가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졌고, 결국 중국의 기술력이 한국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서는 기초가 됐다.

현재 한국게임시장을 들었다 놨다 하는 텐센트도 이런 중국 정부의 비호 아래 성장했다. 한국 게임을 수입해 매출을 올리고 이를 중국 업체들에 투자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한 것이다.

이제는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쉽지 않게 변했다. 그보다는 오히려 중국업체들의 국내 진출을 두려워해야 할 정도로 입장이 바뀌고 만 것이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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