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12월이 벌써 중순을 넘어서 2014년이 채 15일도 남지 않았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게임 관련 교육기관들의 졸업 전시회 행사도 꾸준히 진행이 되고 있다.

기자는 이런 게임기관들의 졸업전시회를 취재를 목적으로, 또 후배들과의 만남을 위해 몇 차례 방문했다. 역시 관련 행사에는 기자뿐만 아니라 게임업계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들도 대거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졸업 전시회뿐만 아니라 교육기관 내에서 진행 중인 팀 프로젝트 결과물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매년마다 꾸준히 관련 행사를 참관하고 있기 때문에 매번 볼 때마다 학생들의 퀄리티가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기자가 졸업을 위해 제출했던 결과물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퀄리티를 뽐내는 작품들도 여럿 존재했다.

하지만 이런 행사를 꾸준히 참가하면서 한 가지 공통된 아쉬움 역시 느낄 수 있었다. 횟수를 거듭할 때마다 '학생만의 독특함'이 옅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졸업전시회와 팀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대부분 높은 퀄리티를 기반으로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독창적'인 느낌보다는 '성공 요소를 보유하고 있는 게임'에 무게가 치우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몇몇 프로젝트 발표에서는 대놓고 '최적의 업무 효율과 시스템 빌딩, 상업적인 가능성을 바탕으로 완성된 게임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했다'라는 설명이 나와 씁쓸한 미소를 짓게 했다. '학창시절부터 상업적인 면을 최우선적으로 생각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상업적인 성공 요소가 게임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짚는 요소이긴 하다. 게임 자체가 '상업적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문화 콘텐츠이기 때문에 이것은 당연한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졸업 이후 업계에 나서게 될 학생들이 '싫어도 만들어야 하는 부분'을 비교적 자유로운 시기인 학생 시기에서도 만들고 있다는 점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현재 게임 개발과 관련된 교육이 모두 '실무'와 '취업'을 중심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 아닌가라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많은 게임 제작 교육기관이 슬로건을 '졸업 이후 취직'으로 초점을 잡고 있고, 실무에서 경험하게 될 프로젝트를 차별성으로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자 역시 그런 시스템의 학교를 졸업했지만,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 시기에는 '자신이 즐거운' 작품을 하나 정도는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싶기 때문이다. 현장에 나간 이후에는 자신이 원하는 게임 기획과 제작을 할 수 없는 만큼, 비교적 개발이 자유로운 학생 기간에 자신이 만들어보고 싶은 작품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군도'와 '범죄와의전쟁' 등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윤종빈 영화감독의 데뷔작은 졸업작품 '용서받지 못한 자'였다. '더 테러 라이브'로 주목 받은 김병우 감독 역시 졸업작품 '리튼'을 통해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을 수상했다. 이 두 감독의 공통점은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을 졸업작품을 통해 선보였고, 인정을 받았다는 점이다.

앞으로 꾸준히 진행될 졸업작품전과 팀 프로젝트 발표회에서, 학생들의 독창적이면서도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을 보다 많이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물론 완성된 작품을 보여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완성을 하지 못해 미완성 작업물을 보여줘도 크게 상관은 없다. 대중들은 학생들에게 '완성'이 아니라 작업을 진행하면서 보여준 '열정'과 '독창성'을 원하기 때문이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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