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의 역사를 보면 시대가 변하면서 한 때 잘 나갔던 업종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거나 한 때 별 볼일 없이 취급당하던 업종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산업의 발전도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이처럼 주력산업은 바뀌고 변하기 마련이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20여년 전 초창기에는 PC패키지 게임이 주류를 이뤘다. 그 이후 온라인게임이 급속도로 커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모바일게임이 대세를 이루는 것처럼 보인다.

때문에 투자자들과 정부의 관심이 온통 모바일로 쏠리고 있다. 특히 몇몇 신생업체들의 경우 그 성과에 비해 너무 과대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애니팡’이라는 작품 하나로 스타덤에 오른 선데이토즈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업체는 2년 전 카카오의 게임하기 서비스가 시작될 때 ‘애니팡’을 론칭시켰다. 이 작품은 간단한 방식의 퍼즐게임으로 순식간에 여성과 중년층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국민게임’으로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이 업체는 지난해 우회 상장을 통해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현재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약 5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올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네시삼십삼분의 경우에도 ‘활’ ‘블레이드’ 등 한 두개 작품의 성공에 힘입어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지금은 이들 모바일업체들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상당히 후한 평가를 받고 있지만 향후 5년 후에도 이러한 평가가 계속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힘들다. 이 때문에 지금 잘 나가고 있는 모바일업체들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럴 경우 오히려 게임빌이나 컴투스 등과 같은 10년이 넘은 리딩 기업들이 더 높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그들은 탄탄한 개발력과 함께 글로벌시장에서 먹히는 마케팅노하우까지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의 성급한 판단과 시류에 편승하는 평가는 오래가지 못한다. 그리고 고평가 받는 기업들에는 오히려 큰 족쇄로 작용할 수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을 좆는 그들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로 인한 폐해는 적지 않다. 산업이 황폐화되고 문화가 말살된다. 지금 게임업계 환경이 열악해 진 까닭도 다 고평가란 금융가에서 제공해 준 독배에 취한 탓이다.

기업 가치 평가가 잘 나오는 데 대해 마다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무턱대고 반길 이유는 또 없다고 본다. 그건 나중에 다름 아닌 자신에게 약이 아닌 독이 되어 돌아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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