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부산시장이 게임업계를 달래려 부산 해운대를 내줬다. 여름바다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틈도 없는 그 해운대다. 한여름의 해운대 백사장이 주변 상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곳임을 감안하면 서 시장이 게임업계를 달래기 위해 최선은 아니더라도 할 만큼은 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여기에 서 시장은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게임물관리위회 등 부산시에 자리한 게임관련 협·단체들을 동원해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또, 처음으로 부산에서 개최된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리그(이하 롤챔스)’ 결승전 현장을 찾아 앞으로 시장으로서 게임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4년간 1000억원을 투자해 게임밸리를 만들고, 여기에 게임업체들의 입주를 독려해 일자리도 같이 창출하겠다는게 서 시장이 그린 큰 그림이다.

하지만 업계와 유저의 반응은 냉담하다. 자리를 매운 기자들의 질문들 역시 날이 서 있었다. 짧은 시간동안 쏟아진 ‘게임중독법’ 공동발의 해명 요구에도 서 시장은 “게임에 과몰입하는 학생들의 학부모들을 위해 균형 잡힌 정책이 바람직하다”며 “적극적인 투자와 동시에 게임과몰입 예방과 치료에 대해 대책을 세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할 뿐이었다.

진정성 없는 대답으로 재차 개선을 요구하는 질문들이 쏟아졌지만 오해에서 생겨난 문제이며 정치적 문제를 끼워 넣지 말아달라는 공허한 답변만이 부메랑 처럼 되돌아 왔다. 게임산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한 지방단체장으 모습으로는 100점 만점에 50점 이상을 줄 수 없었다.

사실 서 시장의 행보를 이해할 수는 있다. ‘게임중독법’ 공동발의를 사죄하고 취소하자니 의원 시절 입법 활동에 대해 소홀히 했다는 점을 자인하는 셈이고, 그대로 밀고 나가자니 게임업계의 따가운 눈초리를 피할 수 없다.

그가 게임업계와 직접 소통하는 자리에서 정치적 단어들을 사용한 것도 이런 속사정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정도는 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진정성 없는 말과 태도로는 현장에 있었던 기자들과 업계 관계자, 소식을 접한 게임인들을 설득할 수 없었다.

이제 서 시장이 가진 카드는 대부분 공개됐다. 속내가 어떻든 부산시를 게임의 성지로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말처럼 부디 좋은 소식만이 들렸으면 한다. 이제부터라도 진정성 있는 태도로 게임산업을 마주하는 서 시장이 되길 바란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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