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는 웃고 MS‧닌텐도 울었다
‘PS4’ 선전에 13조2천억 ‘휘파람’… ‘게임왕국’ 닌텐도 붕괴 일보직전

콘솔게임을 삼분하는 소니, 마이크로소프트(MS), 닌텐도 구도가 붕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4’로 톡톡히 재미를 본 소니는 웃었지만, MS와 닌텐도는 울상을 짓고 있다.

소니는 8세대 콘솔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 호조세가 이어져 올해 1분기(4-6월) 실적이 흑자 반등했다. 소니에게 1인자 자리를 내준 MS는 ‘X박스원’ 사업에 온 힘을 다하고 있지만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닌텐도는 8세대 경쟁에 참여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판매 부진까지 겹쳐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니는 지난 달 31일 올해 1분기 매출이 1조8099억엔(약 13조1877억원), 영업이익 698억엔(약 6994억원), 순이익 268억엔(약 268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게임 부문은 순이익 43억엔을 기록해, 전년 164억엔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PS4 개발비 상각 부담을 덜어 낸데다, ‘피파14’와 미식축구게임 ‘NFL’등이 꾸준히 팔린 덕이다.

일부에서는 소니의 실적 호조가 단순히 눈가림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 하고 있다. 토지, 지분 등 보유 자산을 팔아 적자폭을 매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니는 스퀘어에닉스 지분을 일부 매각해 현금 보유고와 매출을 늘리기도 했다.

하지만 소니의 8세대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이하 PS4)’가 가장 많이 팔리고 있으며, 덩달아 타이틀 판매량도 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게다가 세계 최대 게임 소비시장인 중국 진출을 목전에 둬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MS는 고전 중이다. 아직은 ‘X박스원’이 ‘PS4’와 박빙인 상황이지만, 하드웨어 판매량이 조금씩 밀리고 있다. 게다가 ‘헤일로’를 제외한 퍼스트파티 게임(독점 유통작) 라인업 확보에 애를 먹고 있어, 콘솔게임기로서의 생명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MS는 ‘X박스원’을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기로서 안방시장을 차지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스마트기기와 구글 ‘크롬캐스트’ 등에 밀려 어려운 상황이다.

오는 9월 중국에 출시되지만, 일시적인 해결책일 뿐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타 국가보다 10만원 이상 비싼 가격이 책정된 덕에 현지 유저들의 반발을 사고 있기 떄문이다. 예비 고객들은 중국 정부의 게임 정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격이 높게 책정된 것은 이해하지만, 해도 너무하다는 반응이다.

또 지난 달 17일에 발표된 X박스 엔터테인먼트스튜디오 해체도 콘솔 게임 사업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MS가 꿈꾸던 게임타이틀의 원소스멀티유즈(OSMU=지적재산권 상품 다각화 사업) 계획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

MS는 지난해 E3 현장에서 ‘X박스원’ 사업계획을 발표하면서 게임 IP를 사용한 드라마, 영화 개발 등 콘텐츠를 개발해 ‘X박스 라이브’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단일 시장을 개척함으로서 콘솔과 게임, 엔터테인먼트까지 아우르는 종합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 뒤이어 발표됐다. 하지만 X박스 엔터테인먼트스튜디오 해체가 결정되면서 이 모든 계획들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필 스펜서 X박스 엔터테인먼트스튜디오 대표는 “진행 중인 ‘헤일로:나이트폴(영화)’ 제작은 게임 ‘헤일로’의 개발사 343인더스트리에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프로젝트의 존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소니‧MS와 3강 구도를 이루고 있던 닌텐도는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닌텐도는 지난달 30일 실적공시를 통해 영업손실이 전년 동기대비 92%증가한 94억7000만엔(약 9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됐던 손실액의 두 배를 넘긴 것이다. 아직 가정용 콘솔 8세대 경쟁에 끼지도 못한 상황에서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닌텐도 측은 신작이 대거 출시되는 하반기에는 반드시 반등한다며 시장을 진정시키고 있지만, 주가 폭락을 막을 수 없었다. ‘성역’으로 꼽히며 절대 건드릴 수 없었던 ‘게임의 신’ 미야모토 시게루 전무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산업경제지 산케이신문은 올해 초 ‘아타리 쇼크’에 빗대 ‘닌텐도 쇼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닌텐도의 구시대적 사업방향을 쇄신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다른 매체들도 미야모토 전무의 완벽주의가 게임 출시에 걸림돌이 돼 개발비 등 비용 상승을 부추기고 있으며, 하드웨어 개발보다 소프트웨어에 주력하는 풍토가 닌텐도를 좀먹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지 업계와 매체들은 닌텐도 붕괴를 막으려면 ‘젤다’ ‘마리오’ ‘커비’ 등 게임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모바일게임을 시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닌텐도는 휴대용 게임기 시장과 하드웨어 사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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