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내년엔 자신… ‘총력전’ 선언
부산·대구시 등과 3파전 불가피 할 듯… 내년 1월 중간평가서 판가름 날 듯

내년도 ‘지스타’ 개최지 선정을 놓고 부산과 대구, 그리고 성남시가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지스타’ 개최지 유치경쟁이 뜨겁게 가열된 것은 성남시가 최근 공개적으로 ‘지스타’를 유치하겠다고 밝히는 등 선전포고를 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내년 1월로 예정된 ‘지스타’ 개최지 선정심사에서 부산이 탈락할 경우 내년부터는 새로운 장소에서 ‘지스타’가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부산시 역시 ‘지스타’를 놓치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현재로서는 어디가 우세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정치권뿐만 아니라 게임계에 있어서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선거 최대 접전지역으로 분류된 부산을 포함한 여러 지역단체장들에게 게임은 중요한 화두였다. 그 이유는 국제게임쇼 ‘지스타’의 막강한 영향력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선거 이후 성남시는 본격적인 지스타 개최 유치 움직임을 보이면서 강한 자신감을 보였고, 5년째 행사를 진행하면서 노하우를 쌓아온 부산은 강력한 경쟁상대를 만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유치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 부산서 6년간 연속 개최
오는 11월 개최될 예정인 ‘지스타2014’까지는 부산에서의 개최가 확정된 상태다. 또 오는 2016년까지 향후 2년간도 부산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2년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내년 1월 중 열리게 될 중간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아야 한다.

부산의 지스타 개최는 지난 2009년 첫 개최 이후 매회 관람객과 규모 면에서 기록을 갱신하며 명실상부한 국제 게임쇼로 행사를 성장시켜 나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전까지 지스타가 개최되었던 경기도 킨텍스에서 꾸준히 문제가 되었던 숙박 문제와 교통편, 행사의 질적 향상 부재 등에 있어서 부산시는 이 모든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며 업계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런 부산시의 성공적인 행사 진행은 부산을 새로운 게임산업 도시로 바라보게 만들었고, 부산시 역시 이런 시선을 놓치지 않고 진흥책을 펼치면서 개발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특히 정부부처의 지방 이전으로 부산에 둥지를 튼 게임물관리위원회와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 등 게임산업 제반시설을 확보함에 따라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부산시 역시 6년 연속 지스타 개최를 통한 경제파급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지난 해 지스타 개최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생산유발액 608억 원, 부가가치유발액 294억 원, 소득유발액 113억 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취업유발인원 1371명, 고용 유발인원 679명 등 일자리 창출에도 지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996년 시작해 아시아권 최대 영화제로 자리 잡은 부산국제영화제보다도 높은 경제파급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부산시민들 역시 11월이라는 관광 비수기에 ‘지스타’라는 대형 행사가 개최됨에 따라 부산의 시장 소비에 새로운 활력이 불어넣어지고 있다며 대부분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지스타의 경제적 효과는 숫자로 산출된 성적보다 더욱 큰 상황이다.

# 성남시 '다크호스' 급부상
이런 경제적 효과와 도시 인지도의 비약적인 성장이라는 두 가지 요인으로 인해 지스타는 현재 수많은 지역자치단체의 타깃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게임산업을 자신의 지역구에 유치할 경우 경제적 효과 발생으로 원활한 시정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번 개최지 심사가 진행될 때마다 다양한 곳에서 도전장을 내민 바 있다.

그동안 부산과의 최대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곳은 대구시였다. 대구는 이미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과 연계해 대구에 42곳의 게임업체를 유치해 연 4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특히 세계 e스포츠축제인 ‘IeSF’와 대구시 게임 축제 ‘e-fun’ 행사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등 게임 관련 행사에 최적의 장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행사장으로 내세운 대구컨벤션센터(엑스코) 역시 지난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맞춰 2단계 확장공사를 완료해 행사 진행에 있어 부산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게 대구 쪽의 설명이다.

그리고 최근들어 성남시가 본격적으로 ‘지스타’ 유치작업에 착수하면서 대결은 삼각구도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성남시는 현 이재명 시장의 취임 이후 첨단 과학기술 육성에 집중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한 성과로 현재 게임 개발사가 대거 밀집되어 있는 판교 테크노벨리의 조성과 글로벌허브센터 및 모바일게임센터 유치 등 게임 산업 특구로 발돋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양한 글로벌 게임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인프라 확충 역시 준비가 되었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이미 282객석 규모의 코트야드 바리 메리어트 서울판교 특급호텔이 개관했으며 다양한 부대시설의 설립 등도 이미 진행이 되고 있어 ‘지스타’뿐만 아니라 지스타 행사 전후로 다양한 추가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성남 시장은 “첨단 IT 게임산업은 국가의 미래 동력이며, 이를 활용한 대한민국 먹거리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성남시가 나설 것”이라며 “지스타의 유치는 이제 시작일 뿐이며, 앞으로도 첨단 과학기술에 대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하며 지스타 개최 의지를 밝히기도 해 앞으로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 서병수 시장의 적극적 해명이 변수로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인프라와 노하우, 인지도 등은 부산이 타 지역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특히 국내는 물론 해외 바이어까지 고려한 숙박시설과 교통편 등은 현재 거론된 지방들 중 부산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지스타2013’부터 행사가 보이콧 논란으로 휘청한 가운데 올해 역시 악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내년 지스타의 부산 개최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작년 지스타 보이콧 논란과 내년 지스타 개최지 변경 논란의 중심에 서병수 현 부산시장이 관여되어 있어 그의 행보에 따라 판세가 완전히 바뀔 전망이다.

서병수 시장은 국회의원 시절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의 게임 규제 법안, 일명 ‘손인춘법’을 공동 발의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분노를 산 바 있다. 특히 서 시장은 당시 지스타가 개최되는 해운대구 국회의원이였기 때문에 업계의 반발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는 자연스럽게 ‘지스타 보이콧’ 운동으로 발현돼 위메이드를 포함한 다양한 업체가 지스타에 참가를 하지 않는 사태를 야기시키기도 했다.

현재 서병수 시장 취임 이후 판교 테크노벨리와 부산 게임개발사를 직접 방문해 게임계의 지스타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져 지스타의 부산 개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 시장은 “부산의 게임 시장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직접 언급해 지스타 유치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상태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서 시장의 보다 분명한 해명 움직임이 없다면 지스타의 부산 개최는 게임 업계와 관람객들 모두에게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서 시장의 과거 ‘손인춘법’ 공동 발의에 대한 해명이 없는 한 타 지역에 대한 지스타 개최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게임개발자연대 등 다양한 곳에서 서병수 회장의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런 업계의 요구를 무시한다면 부산의 지스타 개최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2015년 진행되는 ‘지스타2015’와 관련된 부산의 개최는 내년 초 심사를 통해 개최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부산의 개최가 불발될 경우 부산뿐만 아니라 성남, 대구 등 다양한 지역에서 지스타 개최를 놓고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컷] ‘지스타’는

온라인게임 종주국 위상 드높인 국제쇼

‘지스타’는 지난 1994년부터 2004년까지 서울에서 진행됐던 대한민국게임대전(KAMEX)을 잇는 게임쇼로 지난 2005년 처음으로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됐다.

경기도를 거쳐 부산에서 주최하는 등의 주최지 변동을 통해 작년까지 9년째 이어오고 있는 국내 유일의 국제 게임 행사다.

특히 단순한 보여주기식 게임쇼에서 벗어나 아시아 최대 규모의 B2B 행사와 화려한 구성의 B2C 행사, e스포츠 및 게임대회 등 관람객이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부대행사 등을 통해 해외 게임쇼와 견주어 뒤지지 않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32개국에서 512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관람객은 B2C 18만8707명, B2B 1397명(유료바이어) 등을 기록한 바 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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