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하는 것' 불감증 만연…법적 조치도 한계

최근 ‘애니팡2’가 외국의 '캔디크러쉬사가'를 그대로 표절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게임업계에서 무언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선데이토즈(대표 이정웅)의 ‘애니팡2’가 표절 시비에 휘말리고 있지만 흥행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향후 손쉽게 카피할 수 있는 모바일게임의 표절이 더욱 심각해질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게임 업계는 표절 논란이 심심치 않게 반복돼왔다. 과거 넥슨의 ‘크레이지아케이드’ ‘카트라이더’ 등은 인기 몰이와 함께 표절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처럼 여러 작품들이 시비에 휘말렸고 일부는 소리 소문 없이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최근에는 모바일게임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이런 사례는 급증하기 시작했다. 특히 단순한 게임성으로 개발 기간이 짧은 캐주얼 장르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유사한 작품들이 다수 등장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표절 문제는 현실적으로 해결책이 없다는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법적 대응에 나서봤자 진행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의 경우 창작물이기 때문에 표절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고 내용을 수정하면 넘어갈 수 있는 등 고의적으로 표절을 해도 이를 단속해 중단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따라 선데이토즈 같은 코스닥상장 업체도 아무런 죄의식 없이 외국 게임을 그대로 베낀듯한 작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표절시비가 일더라도 이를 피해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고의적으로 노이즈마케팅을 할 수 도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번 ‘애니팡2’ 역시 이미 표절 논란이 노이즈 마케팅 효과로 작용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같은 날 출시된 카카오 작품들을 모두 누르고 톱을 차지하는 형국으로 비판과 실적은 비례관계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대다수의 표절작은 유사성 문제로 주목을 받기도 전에 자멸한다”며 “표절 문제로 논란이 되는 것은 작품이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유로 업계에서는 표절을 해도 큰 부담을 갖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 경쟁이 점차 치열해져 성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도 작용했다. 이번 선데이토즈의 ‘애니팡2’ 역시 이런 이유로 탄생한 결과물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선데이토즈  등 개발사 뿐만 아니라 게임유통 플랫폼인 카카오도 이번 표절 논란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식의 입장을 보여 더욱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애니팡2'을 옹호하는 의견도 나타나면서 업계 분위기는 더욱 가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데이토즈 2대 주주인 문규학 소프트뱅크스코리아 대표가 '애니팡2' 표절과 관련된 내용을 트위터에 올려 이목을 끌었다. 특히 문 대표는 르네상스와 그리스-로마를 빗대어 '애니팡2'에 대한 지적에 맞서는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표절인지 직접 확인하고 판단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이번 '애니팡2'로 시작된 표절 논란의 대립각은 점차 커질 전망이다. 이미 트위터 및 페이스북 등 업계 관계자들의 교류가 활발한 곳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공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와 관련해 CJE&M(부문대표 조영기) 행보가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이 회사는 ‘다함께차차차’로 표절 시비에 휘말렸으나 게임성 개선에 주력한 결과, 롱런 작품으로 입지를 굳히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후 장르 다각화를 통한 의욕적인 신작 공세로 모바일게임 트렌드를 이끄는 역량을 발휘하게 됐다. 이는 이번 선데이토즈 태도와 비교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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