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소셜펀딩 사이트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카카오톡으로 출시된 추리 게임의 OST 앨범 발매 펀딩 금액이 목표 금액을 훨씬 초과해 1000%의 초과 금액을 모으며 마감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TRPG 관련 책을 출판하는 펀딩 역시 2000%의 초과 금액을 모금하며 마감됐다. 세상에나!

추리, 어드벤처, TRPG와 같이 일반 대중 보다는 특정 유저들이 즐기는 장르들이 있다. 돈을 벌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이 시장은 그다지 끌리는 시장이 아닐 것이다. 특정이라는 것은 한정을 의미하고 이는 곧 ‘작은 시장’이니 말이다. 하지만 보고 있지 않나. 그 작은 시장이 얼마나 큰 놀라움을 보여줬는지 말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모바일 열풍으로 하루가 멀다고 게임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런 게임의 홍수 속에서도 목마름을 토로한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특정 장르 마니아들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는 말처럼 특정 장르 마니아들에게 있어 모바일 열풍은 그저 소문난 잔치일 뿐이었다.

그런 목마름 속에서 그들의 목마름을 채워줄 장르 게임들이 출시됐고 그들은 열광했다. 물론 앱 스토어에서 1, 2위를 다투는 게임에 유입되는 유저 수에 비하면 작은 열광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게임에 품는 열정과 충성도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이 특정 장르 유저의 경우 광고를 보고 게임에 접근하는 것보다 유저 스스로 게임을 찾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특정 키워드나 카테고리 검색을 통해 말이다. 자기가 하고 싶어 찾아서 할 정도니 그 애정이 얼마나 깊겠는가.

우리는 이제 이 애정에 주목해야 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보편적 대중 게임’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지금도 많은 게임이 나오고 있지만 이미 왕좌는 굳어진 상태다. 몇 주째 바뀌지 않는 상위 순위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지 않은가. 이런 상황에서 비슷비슷한 게임을 들고 나가봤자 승산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애정을 갖고 자신의 게임을 찾아 헤매는 이들을 찾아간다면 어떨까? 분명 엄청난 환호로 우리를 맞이해 줄 것이다.

아이돌의 컴백을 예고하는 연예 기사에 한 누리꾼이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내 지갑은 언제나 준비되어 있다. 그러니 나오기만 해라!” 라고. 특정 장르 유저 또한 마찬가지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얼마든지 애정을 쏟고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준비된 그들을 위해 그들이 원하는 것을 준비하는 것이 아닐까.

[김영강 씨드나인 기획팀 대리 nideu@seed9.com]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