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빌·컴투스 1등 위해 한 배…증자로 자금 마련

모바일게임 시장에 파란을 몰고 온 게임빌의 컴투스 인수는 어떻게 이뤄진 것일까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먼저 누가 인수를 제안했을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컴투스 인수자금 700억원은 어떻게 마련됐으며 두 회사가 향후 어떤 경영방식을 택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게임빌 측은 송병준 대표가 아직 이 건과 관련해 직접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공식적으로 1등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두 회사가 서로 아웅다웅 다툴 것이 아니라 오히려 힘을 합쳐 더 큰 시장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여성 CEO인 박지영 컴투스 대표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경쟁에 많은 피로감을 느낀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또 자녀의 육아문제 등 가정적인 요인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구체적인 사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잘 나가던 두 기업이 한 지붕 아래 모이기로 한 것은 더 큰 전진을 위한 결단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게임빌의 컴투스 인수자금은 지난 6월 유상증자를 통해 얻은 622억원과 유보금 일부를 합쳐 만들어진 70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늦어도 작년 말부터 인수건에 대해 꾸준히 얘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현재 양사는 각각 ‘게임빌 서클’과 ‘컴투스 허브 2.0’ 플랫폼으로 현재 해외에서 성적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게임빌은 그간 퍼블리싱 사업 쪽에, 컴투스는 자체 개발에 집중했던 만큼 양사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특히 현재 모바일 주류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서 컴투스 경우 지난 2003년 중국 합작법인 양광모바일을 설립하며 첫 걸음을 시작, 이후 피처폰 작품을 꾸준히 론칭하는 등 시장 개척에 힘써 왔다. 게임빌 또한 최근 ‘다크어벤저’ ‘에픽레이더스’ 등을 연달아 론칭, 중국 무료 게임 톱 15에 랭크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최근 모바일 시장이 포화상태로 변함에 따라 더 이상 국내에서 수익을 내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가장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카카오톡’도 예전 만큼의 성적을 기대할 수 없게 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특히 모바일 시장은 현재 온라인, 모바일 업체 구분할 것 없이 모두가 진출해 있는 상황이라 게임빌과 컴투스 입지가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 게임빌이 컴투스를 인수한 것은 그만큼 게임산업이 힘들어진 것이 아니겠냐는 의견이다.

박지영 대표의 추후 행보도 주목된다. 박 대표는 지난 15년간 피처폰 시절부터 모바일 사업을 견인해온 대표 인물로 경영권을 넘기긴 했어도 완전히 게임업계를 떠나진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현재 박 대표가 새로운 게임업체를 설립할 지, 컴투스 대표로 남을 지 여부는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당분간 컴투스를 떠나진 않을 것이란 쪽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그간 박 대표가 쌓아올린 이미지나 업적 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기 이사회에서 다시 대표로 선임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하나대투증권은 7일 두 회사가 합쳐진 시너지를 보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한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양사의 인지도, 노하우 측면에서 볼 때 긍정적인 성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현재 게임빌측은 컴투스 인수를 위한 실사 등 여러 절차가 남아있어 말을 아끼고 있는 상태다. 5주간 실사를 거치면 늦어도 연말 내에 경영권과 운영조직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들이 자리잡을 예정이다.

최근 게임빌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온라인 업체 인사들을 대거 등용한 만큼 컴투스도 조직개편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인수건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준비된 라인업들도 어떻게 될지 불투명해졌다. 양측다 최종 확정되면 결정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게임빌의 컴투스 인수 결정이 달갑지만은 않다는 반응이다. 두 회사가 합쳐짐에 따라 중소 개발사들이 더 힘들어 질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플랫폼 론칭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뛰어넘을 플랫폼이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양사 모두 그간 해외 노하우가 탄탄한 만큼 단일 플랫폼이 출시된다면 국내외적으로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게임빌 관계자는 “아직 확답드릴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아직 실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더 지켜봐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수빈 기자 subink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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