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협회는 한달여 전에 이름을 바꿨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 찬반양론이 거셌지만 남경필 신임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한달이 지난 지금도 협회 홈페이지에서는 새로운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여전히 게임산업협회 로고가 걸려있다. 참 한심한 노릇이다. 

협회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명칭을 바꾸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랬으며 가장 중요한 얼굴인 로고라도 만들어 놨어야 하는 것 아니었을까. 이런 기본적인 준비도 하지 않고 명칭 바꾸기에만 급급했다면 남 회장을 비롯해 실무진들은 참으로 안이한 생각을 해온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든다.   

지난 2012년 제 19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은 부정 정치 타파와 함께 이미지 쇄신을 하겠다는 명분으로 기존의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전격 교체하고 당 전체에 대한 전면 개편에 나섰다.

당명 교체 이후 여러 문제점과 논란이 발생했지만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의 당명 교체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총선 승리'라는 목표를 달성한 바 있다.

이런 모습이 정치계 뿐만 아니라 최근 게임 산업에 있어 지대한 영향을 끼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게임산업협회(회장 남경필)는 협회 명칭을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로 변경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명칭 변경의 뚜껑을 열어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바로 파악할 수 있다. 협회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로고를 비롯해 홈페이지 등 아직도 K-IDEA가 아니라 '게임산업협회'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

몇몇 사람들은 '협회 명칭과 달리 로고 등 기타 부분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말하지만 협회 측이 롤모델로 삼았다고 할 수 있는 새누리당의 케이스를 보자면 구차한 변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당 명칭 변경 이후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5일 만에 새로운 로고를 공개하고, 새 홈페이지와 도메인도 새롭게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협회의 로고와 홈페이지 재오픈, 도메인 변경 등은 명칭 변경 한 달이 되어가는 지금 전혀 진행이 되고 있지 않다.

'지스타' 준비와 웹보드게임 규제, 자율심의기구 설립 등으로 정신이 없었다고 하지만 이는 핑게에 불과하다. 특히 웹보드게임 자율규제와 관련된 경우에는 마지못해 움직이는 '보여주기 식' 행동의 대표적인 예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협회의 명칭 변경은 게임 개발자들에게 설득력을 잃고 있다. 특히 '업계의 의견을 청취한 후 반영하겠다'고 한 협회의 결과물이 일방적인 명칭 변경 강행이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뒤통수를 맞은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협회는 다른 것보다도 협회의 로고와 홈페이지 재구축 등 대외 이미지 구축에 힘을 써야 한다. 이런 상황이 계속 된다면 아무리 새롭게 달라졌다고 항변해도 욕을 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